|
금정산~승학산 종주
▷ 온천장, 범어사, 노포동 전철역앞→양산 다방리(1,300원, 30~40여분정도) ▷ 타 지역에서 올 경우 - 기차는 부산역에 내려 지하철 타고 온천장,범어사,노포동 전철역앞→양산(다방리)행 - 시외버스는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지하철타고 온천장,범어사,노포동 전철역앞→ 양산(다방리)행 - 고속버스는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나와 곧장 양산(다방리)행 버스 승차 - 자가용 이용시는 자가용을 인근주차장에 파킹후 하산장소에서 역시 지하철 타고 온천장, 범어사,노포동 전철역앞→양산(다방리)행 버스 승차하면 됨.
어떻게 된건지 몇주간 토,일요일만 되면 비가오고 있다. 비가 온다고 산행을 못하는건 아니지만 요즘 날씨에 비 맞아가며 산행할 경우 좋을게 하나도 없다. 산행계획도 못잡다가 일요일 아침 부랴부랴 양산 다방리로 향한다. 금정산을 갔다오기 위해서다. 계석마을앞에 도착하니 날은 훤하게 밝아오고 있다. 대정그린파크 우측의 금정산 이정목앞에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가끔 걷는 눈에 익은 코스지만 매번 걸을때마다 새로운 마음이 드는건 왜일까... --------------- 바람도 적당하게 불어주어 산행하기에는 그저그만이다. 몸속의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며 묘지가 있는 첫무명봉에 오른다. 무명봉과 소나무 숲속을 지나 계속 오르다가 떨어지더니 임도에서부터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다방봉아래 급경사 밧줄구간은 낙석위험으로 등산로를 폐쇄하여 좌측 새로운 등로따라 올라 다방봉에 도착하니 시원해 좋기는한데 개스로 조망은 거의 없다.
금륜사갈림길을 지나 727m봉에 오르니 양사방 막힘이 없으나 흐릿한 조망으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맑던 하늘은 구름이 점차 몰려들면서 장군봉에 도착하니 구름많은 흐린 날씨로 변해버린다. 바람부는 날씨에 사람하나 없다보니 넓디넓은 장군평원이 을씨년스럽기만하다.
장군평원으로 내려가 낙동정맥갈림길을 지나고 샘터(옹달샘)를 통과하면서 다시 고당봉으로 오른다. 울창한 소나무숲속도 지나고 고당봉의 거대한 기암아래 범어사,화명동갈림길에 도착하여 고당봉을 바라보니 지난 2월경에 설치한 정상주변의 나무계단이 결코 좋아보이진않는다. 예전의 낑낑거리며 밧줄과 암릉을 오르내리던 그 짜릿한 맛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고당봉에 오르니 사람도 없고 황량하기만 하다. 부산의 진산인 고당봉에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다니 다 어디로 갔단말인가? 산행인구가 줄었나, 모두다 다른곳으로 출타했나... 고당봉에 오르면 구포, 김해방향으로 700리 낙동강이 도도히 흐르며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능선, 멀게는 영남알프스의 봉우리와 능선들이 모두 연결되어 물결치듯이 한눈에 조망되는데 온통 흐릿한 개스로 인하여 오늘 시원한 조망은 다 틀렸다.
다시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서며 좌측 금샘에 갔다 북문으로 내려간다. 북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우측 계단을 올라 완만한 능선길을 이어간다. 좌측 원효봉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도심의 시가지를 내려다보나 역시 흐릿하기만 하다. 산성길따라 진행하니 날씨좋고, 기온 적당하고,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의상봉과 제4망루와 부채바위를 지나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그제서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동문 가까이 오니 더욱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올라오고 있다.
동문을 지나고 산성고개에 도착하여 땀품팔이 좀 하면서 오르니 대륙봉이다. 평평바위에서 땀 식히면서 한숨 돌린다. 상계봉과 파리봉 능선이 지척으로 다가온다. 대륙봉을 떠나 제2망루를 거치면서 낙동정맥에서 약간 벗어나 남문으로 내려선다. 많은 인파로 남문주변이 시끌벅적하다. 남문마을(음식점)을 지나 내려서니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다.
석불사갈림길을 지나 만덕고개방향(좌측)으로 발길을 이어간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람 행렬이 만덕고개를 지나 만남의 숲까지 이어진다. 때가 때인만큼 도시락을 꺼내 뱃속의 허전함을 채우고 돌탑봉까지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식후 춘곤증이 막 몰려온다. 힘들게 오르는데 바람도 숨을 멎은 듯 땀이 주체없이 흐른다. 돌탑봉을 지나 불태령을 거쳐 방화선을 따라 백양산에 도착하니 조망이 없기는 매 마찬가지다.
승학산까지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아이스케키 하나물고 곧 바로 애진봉으로 내려선다. 참꽃 축제마냥 온통 꽃속에 파묻혀 어느단체에서 즐거운 게임을 진행하면서 오후 한때를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부러운 시선을 보내며 588m봉을 오른다. 작은 표시판에는 낙동정맥 유두봉이라 명명해놨는데 글쎄 유두봉이라...
아무튼 유두봉을 지나 삼각봉에 내려섰다가 신라대갈림길(우-신라대, 좌-낙동정맥, 보훈병원)을 지나고 다시 암봉으로 되어있는 갓봉으로 올라선다. 시원한 바람이 직이준다. 한10분정도 바위에 누워 눈좀 붙였다가 내려가니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우-보훈병원) 산불감시초소와 헬기장이 보이는 좌측 낙동정맥길로 곤두박질치며 내려서 정맥길따라 이리저리 가며 송전탑 4개정도 지나니 마을의 밭두렁이 나오고 개화초등학교앞을 지나친다. 이어서 도로변으로 나와 고가도로아래 긴 육교를 건너 개금 지하철 역사로 내려갔다가 1번출구로 다시 나와(개금고개) 백병원좌측으로 올라선다.
허기가 져 근처 식당에서 밀면 한그릇 비우고 고원아파트를 지나 아파트뒷편 놀이터에서 좌측의 좁은 담벼락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엄광산을 오른다. 녹음방초 우거진 숲속을 쉬엄쉬엄 올라가는데도 전혀 바람이 없다보니 더위에 땀이 막 쏟아진다. 안부에 올라 우측으로 완만한 길을 진행하니 좌우로 임도가 나오고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하여 오르는데 봉우리까지 된비알 오름길이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어디에선가 사찰의 종소리가 울린다. 시계를 보니 막 5시를 지나고있었다.
돌탑이 있는 전망바위를 지나 봉우리 능선에 올라왔으나 수풀에 가려 조망은 별로였다. 진행방향 우측으로 평탄한 길을 지나 완만하게 쬐끔 오르니 헬기장이 있는 넓으면서 휴식하기 좋은 봉우리가 나오는데 엄광산이다. 엄광산은 일제강점기부터 산이 높아 멀리까지 볼 수 있다는 뜻의 고원견산으로 불렸으나, 1995년 4월 부산을 가꾸는 모임의 옛 이름 찾기 운동으로 엄광산이란 이름을 되찾았다 한다.
엄광산에서 꽃동네로 내려오니 마침 일요일인관계로 동네주변이 막 산행을 마친 등산객들로 인하여 식당마다 다소 소란스럽다. 꽃동네 식당가를 조금 내려와 마을버스 종점이 있는 구덕령을 지나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근데 아스팔트 도로따라 계속 오르기만하지 도로사이 등로가 연결되어있지 않다. 한참을 오르니 좌측으로 시그널이 보여 숲속으로 들어가니 이내 도로변으로 다시 빠져나오고, 다시 숲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아예 길이 끊기다시피 해 할수없이 임도따라 구덕산과 승학산갈림길까지 오른다.
갈림길에는 간이화장실과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좌측으로 10여분가면 전망좋은 시약산과 기상천문대, 낙동정맥이 이어지는데 구덕산 정상은 부산항공무선표지소가 있어 산 정상으로서의 기능은 잃어버린지 오래였다. 오늘 코스중 장군봉아래 갈림길에서 여기까지가 낙동정맥의 일부 구간인데 중간중간 길이 끊겨 아쉬움을 간직한채 낙동정맥과는 이별을 고하고 우측 승학산으로 발길을 돌린다. 우측으로 가면서 완만한 봉우리에 올랐다가 급하게 떨어져 안부에 내려오니 벤치도 보이고 표지판도 보이는데 승학산 정상까지가 1.45km로 적혀있었다.
다시 억새 능선길로 오른다. 승학산의 광활한 억새가 저녁의 시원한 바람으로 이리저리 펄럭이지만 아무래도 가을날의 억새만큼 운치가 있어 보이지는 않고 되려 쓸쓸한 느낌이 감돈다. 저녁무렵의 나홀로 산행이라서 그렇나.. 승학산 주변은 그래도 참꽃이 만발하여 낮에보면 나름대로 아름다움이 빛을 발하지않을까 생각이 든다.
승학산에 오르니 이미 구름속의 해는 서쪽하늘로 사라져버렸고 어둠의 전령만이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승학산은 부산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산으로, 구덕산과 시약산의 서쪽이며 엄광산의 남쪽으로 사하구 당리동의 뒷산이다. 흔히 동아대 뒷산으로 불린다. 특히, 부산사람들에게 승학산하면 억새가, 억새하면 승학산이 생각나는 그런곳이다.
헤드랜턴 준비하고 우측 동아대 방향으로 내려선다. 산에서의 도심야경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법. 바야흐로 야경의 진면목이 나타나는 시간이다. 잠시후 동아대 입구에 내려와 오늘의 산행을 접는다.
짙은 개스로 조망이 없어 옥에 티라할까 아쉬움이 있었으나 산행하기에는 아주 적당한 날씨였으며 즐거운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