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항리에서 작업을 마치고 파도리 정연희 풀씨를 찾아 이동하였습니다. 정연희 풀씨는 소금, 태안자염을 굽고 전복을 양식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바닷물에 채소를 절이는 일을 하며 사는 우리 풀씨입니다.
한창 굴, 미역 등 해조류, 전복 등이 출시가 될 때인데 모두들 손을 놓고 한숨만 쉬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축산과를 졸업했지만 바다가 고향인 그는 여태 바다와 관련된 일만 해왔다고 합니다. 바다 속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조금과 사리의 어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리란 보름이나 그믐 무렵 태양-지구-달이 일직선 상에 놓이는 때가 보름사리이고 태양-달-지구 순으로 놓이는 때가 그믐사리입니다. 이 때에는 달의 인력이 극대가 되어 조간대 하부까지 육지로 드러나 갯가에 가면 해 올 갯것들이 많습니다.
반면에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며 태양-지구-달이 90도 각도로 놓인 때는 인력이 최소가 되어 기조력이 가장 약한 때입니다. 갯가에 가 보았자 물이 조금 써서 별로 해 올 것이 없습니다. 조간대 상부에 바위에 붙은 꾸적같은 담채류나 지충이 같은 해조류를 따 올 뿐입니다.
이에 착안하여 정연희 풀씨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살다>살이>사리
죽다>죽음>조금
실제로 조금에서 사리로 넘어가는 기간을 '산짐'이라 하고 사리에서 조금으로 넘어가는 기간을 '죽은짐'이라 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물때가 바닷가 사람들에게는 생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