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목서의 향내는 아주 맛이 있다.
혹자는 표현이 왜 그모양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꽃의 향내를 맡아보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5.18 탁구장 근처에 금목서 나무가 두 그루 서 있다.
엊 그제, 탁구치고 땀내고 쉬느라 커피를 마시는 우리들의 낭만을 아는 코에
향긋한 냄새 솔솔 다가오더니...
진범이가 우리 앞에 서는 것이었다.
그래 내가
"우와, 사과 냄새가 난다."
하며 가까이 오게 해서 '킁킁'하며 냄새를 맡았다.
진범이 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다른 우리도 그렇고 모두가
운동복을 세탁하며 헹굴 때 넣은 섬유린스 때문인 줄 알았다.
"집사람이 뿌렸나 봐요."
뭐 그러려니 했었다.
그런데 어제 그자리에 다시 가니,
진범이도 없는데 또 그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이었으니...
그것은 맛있는 사과 향기 같기도 했고,
환상적인 장미의 향기 같기도 하며,
모과향 같기도 하며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맛있는 향이었으니...
근데 진범이는 계속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내가 그를 데려다가 그 금목서 앞에 세우고 주문했다.
"자, 눈을 감아요."
"으...ㅇ 좋은 냄새 난다..."
금목서는 여름에 먼저 흰 꽃을 피우는 은목서와는 달라서,
귀하고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마치 공주님 처럼 귀족스러운 나무이다.
그 꽃 피는 시기는 요즘 시월이며,
꽃의 색도 금색, 진노랑색으로 작고 귀엽다.
그 향기는 맡아보면 누구나 감탄하고 만다.
이 담에 시골에 우리 집 지으면 마당에 꼭 이 나무도 심을 것이다.
금목서를 내가 처음 안 것은 4, 5년 전이었을 것이다.
내가 다니는 성당에서다.
미사가 끝나고 앞마당에서 차를 마시는데,
앞서 언급한 향기가 나를 매료시키는 것이었다.
"아, 너무 좋구나. 어디에서 오는 거지? 누가 나를 위해 이런 향연을..."
미카엘 형제님이 다가오며
"금목서. 고개를 돌려 저길 보시라."
하며 한 나무를 가리키는데,
별로 크지도 탐스럽지도 않은 나무에서 수 많은 작은 꽃들을 피워
나를 위해 크고 아름답게 향기를 내뿜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어서 미카엘 형제님은 내게 금목서와 은목서를 설명해 주셨고,
나는 그것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으며,
이후로 그 분과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후에 나는 '평화마을'에 금목서의 향기를 예찬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오늘 오후에 나는 또 그 향기에 끌려 거부하지 못하고 무릎을 알아서 꿇을 것이다.
첫댓글밝은이!. 금목서의 예찬에 대해서 나도 한마디... 우리집 현관 앞에 아주 잘 자란 금목서 한 그루가 버티고 있는데 왜 꽃 피울 생각을 않지?. 예전에도 깊은 가을에야 그 향에 취했던것 같은데, 5.18 탁구장 앞에 있는 금목서는 조숙하든지, 아니면 우리집 금목서가 철이 늦게 들던지~~~귀엽고, 앙징스러운 꽃 과 샤낼N5가
첫댓글 밝은이!. 금목서의 예찬에 대해서 나도 한마디... 우리집 현관 앞에 아주 잘 자란 금목서 한 그루가 버티고 있는데 왜 꽃 피울 생각을 않지?. 예전에도 깊은 가을에야 그 향에 취했던것 같은데, 5.18 탁구장 앞에 있는 금목서는 조숙하든지, 아니면 우리집 금목서가 철이 늦게 들던지~~~귀엽고, 앙징스러운 꽃 과 샤낼N5가
도망갈 수 밖에 없는 그 향^^^! 대문밖, 한참 떨어진 곳 에서도 즐길 수 있다니, 자연의 섭리앞에 고개숙일 수 밖에!! ....
은하수가 되고 싶었던 언니...언니네 그 녀석이 향을 내품거든 날 기억해 주오...
경란샘, 잘 지내고 있지유? 얼굴 본 지 넘 오래된 것 같아요^^
금목서가 어떤 나무인지 알아봐야겟어요... 사실 처음 들어보는 나무 이름이거든요.. 향기가 궁금하네요
문귀숙님, 그 꽃을 알게 되거든 다시 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