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죄송합니다.
...딱 저 말 두마디만 -_-;;
이번 이란 전보고 간만에 필받아 한 번에 글써서 올립니다...
조만간에 유럽 축구 관련 글로 다시 뵙죠...예...전 원래 유럽 축구 전문으로 여기 명감독 칼럼 란에 글을 쓰고자 했던 다비즈입니다 +_+!!
편의상 반 말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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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너무나도 억울하고 아쉽다.
막판 10초도 겨우 남은 상황에서 이게 왠 뻘찟이냐!!
후반 35분을 기점으로 확실히 한국 수비진은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언제나 거론되는 막판 집중력 부족...어째 오늘도 그것은 비켜가지를 않고 정말 억울한 골을 하나 내주었다.
경기 내내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김상식이 오늘의 MOM (먹튀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일 듯 하다.
그러나 비록 한 골을 어이없게 내줘서 1:1 무승부를 이루기는 했지만 한국은 괜찮은 승부를 펼쳤다.
또한 무조건적으로 김상식을 욕할 필요도 없을 만큼 좋았다.
우리나라 축구를 대변하는 한 마디가 무엇일까?
우스갯소리로 나왔던 역주행 축구? 좌우 측면 공략? 결정력 부재? 수비 불안 축구?
모두 아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 마디는 '투쟁적인 축구'라고 난 생각한다.
오늘 경기는 이런 '투쟁적인 축구'가 잘 들어난 한 판이었다.
전반전까지는 이란과 한국 선수들 대다수가 몸이 풀리지 않은 듯한 느낌을 많이 주었다.
이영표는 입국 하루만에 경기에 나섰고, 박지성은 다소 짧았던 리그에서의 출장과 적은 프리 시즌 경기 소화덕택에 아직 제 궤도에 올라보이지 않았으며, 송종국도 몸이 많이 무거워보였다.
하지만 최근 절정에 다다른 설기현의 플레이가 매우 돋보였다. 확실히 그는 차두리와 더불어 유럽에서도 일명 '몸빵'이 될만한 선수인 것 같다. 상당히 유럽 체형과 흡사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을 맞아 설기현은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지성은 압도라기보다는 영리하게 제치는 플레이에 능하므로 논외)
다소 재미없는 전반전을 유익하게 만들어 준 것은 설기현의 헤딩 골뿐...
그리고 후반전, 시작부터 한국은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이영표는 하루만에 온 것 치고는 그의 클래스를 보여줬고 박지성도 몸이 풀리자 펄펄 날아댕기면서 그 특유의 물고 늘어지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다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후반 35분 이후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수비 집중력...이건 어떻게든 해소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동진의 센터백 기용은 상당히 괜찮은 카드였다.
김동진이라는 선수 자체가 키도 180이 넘는대다가 (약 183정도인 것으로 앎) 제공권도 되고...나는 예전부터 김동진의 센터백 기용 (특히나 한국이 3백을 쓸 때)을 나름 부르짖어봤으나...아무도 거들떠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오늘 수비진이 이제까지 본 중에 가장 안정적이었던 수비진인 것 같다.
전반에는 송종국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후반으로 가면 갈 수록 그는 살아났었고 김동진-김상식 콤비도 상대를 잘 커트해 내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다만 이제는 김상식, 김영철에 그만 의존하고 다른 K리그 정상급 수비수들, 특히 젊은 수비수들을 자주 기용해봤으면 한다. 언제까지 이들에게만 의존할 것인가? 2002 월드컵을 기점으로 젊은 수비수들이 국가대표 베스트 라인업에 든 예는 조병국이나 유경렬 (뭐 솔직히 그렇게까지 젊은 것은 아니지만 -_-), 김진규가 거의 였다.
그리고 이호
그는 2006 월드컵에서도 다소 투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여기서 투박하다는 것은 볼을 키핑하는 것이나 볼처리 능력 그리고 전개 능력 따위가 그렇다는 것이다.
솔직히 오늘 경기에서도 그는 투박했다.
이란 선수가 압박이 들어오면 많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잘못된 곳으로 패스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 그는 젊다.
이호는 아직 그만의 포텐셜을 다 터트리지 못한 것 같았다.
앞으로도 더 성장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브라질 유학파답게 가끔 나오는 그의 센스넘치는 플레이는 참 보기 좋다.
(오늘도 어김없이 멋진 오버헤드킥을!!_)
그리고 내가 오늘 한국 대표팀을 보며 느낀 가장 큰 점은...한국에 필요한 것은 김두현, 백지훈 등이 아니라 안정환, 이천수, 최성국 등과 같은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셰도우 스트라이커)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조재진이 내내 고립되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 설기현과 박지성이 중앙으로 침투를 적절히 못했다고 따지는 것은 반만 맞춘 것이다.
박지성과 설기현은 측면에서도 풀어나가야 하는 역할이 있기에 시도 때도 없이 중앙으로 침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우리나라에 필요한 AMC는 2선 침투에 능한 선수가 주가 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김두현이나 백지훈은 침투에 능한 선수는 결코 아니다.
그들은 뒤로 빠지는 공을 중거리슛으로 잡아넣거나 차라리 2선에서 패스를 날려주는 타입의 선수이지 결코 결코 2선 침투가 능한 선수가 아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 이천수가 투입되지 않았다는 점에 상당히 유감이라 생각한다.
또한 안정환이 무적 선수라는 데에 유감을 표할 따름이다.
경기를 들여다보면 한국의 4-3-3은 첼시나 바르셀로나와 같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4-3-3과는 차이가 좀 있다.
한국은 4-3-3이라기보다는 4-5-1에 가까운 플레이를 잘 보여준다.
이동국이 원톱을 설 때나 조재진이 설 때나 안정환이 설 때나, 이 모든 것에 상관없이 원톱 주위에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잘 안 보이는 것이 대세다.
양 쪽 윙포들은 다소 미드필더로 많이 처져서 플레이를 해주고 윙백들의 활발한 오버래핑을 통해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이제까지 보아온 한국 축구이다.
하지만 지난 월드컵의 토고 전을 기억하는가?
그 때도 우리는 4-3-3을 들고나왔다.
하지만 후반전에 보여주었던 우리의 4-3-3은 4-2-4 혹은 4-2-3-1에 가까운 것이었다.
안정환과 조재진의 공존, 그리고 양 쪽 사이드 이천수와 박지성 이 4명의 선수가 유기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면서 결국 우리는 2 : 1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루어냈었다.
나는 그러한 4-3-3을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다.
오늘 경기에서 차라리 박지성, 이천수, 설기현을 모두 선발 출장시키는 편이 나았을 지도 모른다.
이천수가 아무리 윙포워드에 가까운 선수라지만 K리그에서의 그는 사실상 울산의 미드라이커이다.
핌 베어벡이 그러한 이천수의 면을 보아주었으면 한다.
하여튼 두서없이 긴 글을 막 써보았는데 오늘 이란 전은 아쉽지만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비록 마지막 재밌는 장면덕택에 비기고 말았지만...
첫댓글 잘 쓰셨네요 ^^
감사합니다^^;; 너무 오랜만에 써서...원...사람들 볼 면목이 없네 -_-;;
오늘 후반전은 경기 정말 재밌었는데 ㅠㅠ 마지막이 정말 아쉬웠네요ㅠㅅㅠ
후반 중반 쯤에.. 박지성 선수를 비롯해서 이란 진영에서 공격수들까지 달려들어서 공을 뺏어내던 모습.. 2002년 이래로 한국 축구를 보면서 정말 흥분되지 않았나요?
잘쓰셨네요..조재진이 원톱서면서 고립되는거 보고 안정환 떠오르더라는..ㅎㅎ마지막장면덕택에 싫어하던 식사마가 더 싫어졌네요..ㅎ
한꺼번에 나오는것도 기대하고 싶지만, 여러가지가 겹치죠. 일단 감독으로썬 보험을 들어놔야하니깐요, 그 선수들을 한번에 다 써버리면 그중 하나가 빠져도 별 탈없이 돌려줄만한 비슷한 실력의 선수가 적은것도 문제구요. 또 그렇게 공격수만 넣다보면 엔트리의 수비숫자가 줄기도 하구요. 애초에 포지션을 투톱으로 바꿔주는게 좋을듯한데,,
잘쓰셨네요 마지막은 정말 ㅜㅜ
저도 예전부터 김동진의 센터백 기용을 주장했었죠..ㅎㅎ 문제는 우리가 정말 433을 내놓고도 451같은 플레이를 해버려서 원톱의 공격력을 약하게 만들어버린다는 점이죠.. 현재 amc 자리에 저는 김두현을 놓고 싶은데, 님 말씀처럼 침투능력을 보니 고민하게 만드네요..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음.. 제발.. 센터백도.. 실수가 적은 선수가 기용되었으면... 김상식 선수, 김진규 선수.. 보면서 언제나 철렁철렁.. 우리에게 조대리는 없단 말인가!!, 또 박지성을 공미로 두고 김남일 이호 수미, 좌천수, 우설견은 어떤가요? 이것도 괘안치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