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특별히 시력이상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만 3세쯤에는 안과 검진을 받고, 초등학교 입학전에 다시한번 체크하는 것이 좋다.
최근 아들 민호(9)를 데리고 병원을 찾은 부모가 “아이의 눈이 자꾸 충혈되고 눈곱이 많이 낀다”고 호소했다. 민호의 왼쪽 눈 시력이 실명에 가까울 정도로 나쁘며, 앞으로 어떤 방법을 써도 좋아질 수 없다고 설명하자 경악했다.병명은 시신경 형성 부전증이었다.
이 병은 선천성 시신경 질환 중 하나로, 시신경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생기는 병이다. 정상시력으로 회복되는 것은 어렵지만, 2~3세 무렵에 발견했다면 꾸준한 약시 치료를 통해 지금보다는 나은 시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외국 통계에 따르면 미취학 아동 20명 중 1명, 초등학생 4명 중 1명이 눈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시력이 떨어져도 그 증세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저시력 상태에 시달리게 된다.
어린이 시력검사 어떻게 해야 하나?
♣연령별 어린이·청소년 시력 관리 요령
연 령
검 사
내 용
출생직후
선천성 눈물길 폐쇄증
계속 눈물이 고이고 눈곱이 심하게 낄 경우 선천성 눈물길 폐쇄증 의심생후 6개월-1년 내 치료
출생직후
소아시력검사
부모가 저시력이거나 아이가 미숙아거나, 눈 맞추기가 또래보다 늦을 경우 약시.사시 의심
3세-6세
약시.사시 검사
시력이 완성되는 7-8세 이전에 약시.사시 교정 기능
7세-12세
안경 도수 조정
1년에 2번 이상 도수 조정
13세-20세
근시.원시 주의
개인특성에 따라 근시.원시가 될 수 있으므로 50분 공부하거나 컴퓨터를 사용한 뒤 10분씩 눈 쉬어주고, 시력교정 수술은 삼가야
전체 인구 2-3%가 약시
◆예방할 수 있는 어린이의 약시
어린이들의 시력발달과정에 장애를 일으키는 병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이 근시· 원시·난시 등 굴절 이상과 약시·사시이다. 그 중에서도 약시는 전체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결코 드물지 않은 소아안과 질환이다. 조기검진을 통해 사전에 발견하면 적은 비용으로 시력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방보건 차원에서 대단히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보기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건강한 아이라도 만 3세쯤 첫번째 안과 검진을 받도록 권하고 있다. 시력과 안구 성장이 어느 정도 완성되는 5~6세쯤 다시 검진을 받고,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매년 한번씩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부모나 가까운 친척 가운데 시력 장애나 안과 질환을 앓는 사람이 있으면, 생후 6개월 때부터 전문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눈 자주 비비면 일단 의심을...
◆검진을 요하는 증세
특히 아이들이 다음 열 두 가지 증세에 해당하면 바로 검진을 받도록 권한다. ①생후 2~3개월이 지나도 눈을 잘 맞추지 못한다. ② 생후 3개월이 지나도 두 눈이 같은 정도로 물체를 따라 움직이지 못한다. ③빛을 잘 보지 못하고 몹시 눈부셔 하거나 한쪽 눈을 찡그린다. ④눈동자가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너무 모여 있어 실제로 보고있는 방향과 다른 방향을 보는 것처럼 보인다. ⑤한쪽 혹은 양쪽 눈꺼풀이 쳐지거나, 눈동자가 튀어나와 보인다. ⑥TV·책·물건을 코 앞에 바짝 대고 본다. ⑦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흐리게 보인다고 한다. ⑧사물을 볼 때, 고개를 기울이거나 턱을 들거나 숙이거나 얼굴을 옆으로 돌린다. ⑨눈을 자주 비비고 깜박거리고 찡그린다. ⑩눈물이 자주 고여 있거나 자꾸 충혈이 되고 오랫동안 눈곱이 낀다. ⑪눈동자의 색이 하얗게 보인다. ⑫미숙아이거나 유전질환이 있다.
학교생활 적응에도 지장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쳐
단순히 앞만 안 보이는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은 시력 저하로 인해 독서·학습 장애, 학교 부적응을 겪게 되며, 성격 형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아이들에게 좋은 시력을 갖게 하는 것은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훗날의 불필요한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편도 된다. 미취학 어린이의 시력검진 사업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미취학 어린이에 대한 안과 검진이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부모가 자녀의 눈에 특별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한 미리 안과 검진을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둘째, 표현력이 부족한 미취학 어린이들의 시력을 검사하는 것은 성장기 어린이나 어른을 검사할 때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교보건법은 초등학교 3학년 이후 최초의 시력 검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예방적 차원에서 안과 질환을 조기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적어도 5~6세 때부터 표준화된 시력검사방식을 택해 시력검진을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는 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눈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