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만나는 당구이야기>
또각... 또각...
고국에서는 길거리 어디를 가나 하나쯤은 있는 당구장에서 들을 수 있는 공들의 경쾌한 울림이다. 가끔 빡! 빡! 소리를 내며 즐기는 동호인들도 있겠지만, 여하간 사각의 테이블 안에서 오로지 한 개의 막대기와 자신의 공을 이용하여 나머지 공들을 맞춘다는 것은 인간이 만든 가장 현명하고도 과학적인 스포츠가 아닌가 싶다.
해외에 나온 지도 벌써 4년이 되어 간다. 이곳에 있으면서 가장 그리운 것이 무엇인가 한다면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당구이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큰 도둑놈 만든다고 성년이 지나서 당구를 알게 되어 오히려 그 예술적인 이치와 실기에 푹 빠져버린 나머지, 필리핀으로 온 후 처음 1년 정도는 여기저기 어디 당구장 없나만 찾으러 다녔다. 심지어 이렇게 필리핀 당구 이야기를 쓰게 된 것도 오로지 당구에 대한 집착 때문에 인터넷상으로 이곳저곳 당구 관련된 곳들을 써핑하고, 회원 가입도 하고 온라인상에서 활동한 것이 계기가 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 필리핀은 세계적인 당구 명소라는 점이다. 물론 포켓볼이 99%를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말이다. 세계 포켓볼 챔피언인 Efren Bata Reyes(에이프런)가 바로 필리핀인이고, 그 뒤를 따르는 Diango Bustamante(부스타만테)도 역시 필리핀인이다.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포켓볼 선수들은 모두들 한 번 쯤은 필리핀에 이른바 ‘당구연수’를 온다. 왜냐하면 이곳 사람들은 막대기 하나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나이만 되면 당구를 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과언이 아니라 이곳 지역 당구장(포켓볼)에서 1등하는 실력 정도의 선수면 한국에 가면 포켓볼 프로선수로 입문할 수가 있을 정도이다. 필자가 이제부터 매월 들려줄 이야기는 포켓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곳 필리핀에도 캐럼 경기가 있으며 매우 드물지만 접할 기회가 충분히 있다. 또, 교민들이 운영하는 당구장도 몇 군데 있으며, 필자는 앞으로 이곳 현지 당구장과 당구 문화, 교민들이 운영하는 당구장과 당구 소식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그럼 필리핀에 어떻게 캐럼 경기가 있을까 잠시 소개하도록 하겠다. 이곳 필리핀도 한국처럼 일본의 지배를 받았었다. 그 영향인지 아직까지도 일부 섬에 가면 당구대에 구멍(?)이 없다. 즉, 4구 당구대가 있다. 지금 이곳 현지인들 나이 40대 정도 세대는 오히려 포켓볼이 생소한 나이다. 필자는 이 사실을 3개월 전에 알게 되었다.

현재 이곳 필리핀에는 필자가 알고 있는 한 네 군데 정도의 한국인 교포가 운영하는 한국식 당구장이 있고, 이곳들은 모두 캐럼 테이블을 비치하고 있다. 또, 드물지만 현지인이 운영하는 당구장들 중에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세 군데 정도가 또 캐럼 테이블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포켓 테이블은... 길거리에도 있다. 포켓볼 당구장은 반경 100미터 안에 2개 이상은 있는 것 같고, 당구장이 아니라도 그냥 길거리에 지붕만 만들어 놓고 당구대가 놓여 있는 곳도 허다하다. 남녀노소가 없다. 한국에서는 여자가 당구장 출입하면 아직도 연세가 드신 분들은 눈살을 찌푸리신다. 또, 많이 인식이 바뀌었다 하지만 초중고생이 출입해도 아직까지는 별로 좋은 인상을 못 받는 것이 사실이다. 이곳은 만9세도 당당히 개인 큐를 들고 다니며 당구를 즐긴다. 당구장에 자신의 큐 없이 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필자가 아는 한 대한민국만큼 당구 동호인 수가 많은 나라는 없다. 하지만 실생활에서의 당구의 열기는 이곳 필리핀을 따라가지 못할 듯하다.

어쨌든,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해프닝도 있었고, 기억에 남는 경기도 있었고, 또 인연이 닿은 선수도 있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당구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기에 필자의 이런저런 경험들과 이야기들을 아낌없이 들려주려고 한다. 필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직접 이곳 필리핀에 와서 체험해 보는 것도 정말 좋은 경험이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이곳은 동남아시아의 국가 중에 유일하게 국교가 카톨릭인 곳이고, 유일하게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는 나라이며, 한국, 대만, 일본과 더불어 최대의 당구 명소이다. 특히 포켓볼 쪽으로 진로를 잡고 있는 동호인이라면 필히 들리길 바란다. 이곳에 와서 한 6개월 쯤 생활하면서 영어연수와 당구연수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꽤 짭짤한 수익이 되지 않는가?
다음 달부터는 본격적으로 한 편씩 필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하고, 이번 편은 필리핀 당구에 대한 위의 간략한 소개로 글을 맺을까 한다.
- 대한민국 당구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을 위하여 -

필자소개 JOSEPH PARK (한국명:박태우)
인터넷 상에서는 '짜가보컬' 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거주지 : 필리핀 메트로마닐라 퀘죤시
가족사항 : 아내와 딸아이
하고 있는 일 : E T I 어학원 영어 강사
'JOEY BOARDING' 하숙집 운영(http://www.ok2010.com/joey)
'DREAM CASTLE' 하숙집 운영(http://www.philnara.com/dc)
필리핀 포털싸이트 '필리핀나라'(http://www.philnara.com/) 질문게시판/당구정보게시판 운영
필리핀 연수싸이트 '필리핀가시다'(http://www.ok2010.com/) 질문게시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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