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극이라 불리는 금왕읍은 음성군내 각지를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다.
동남쪽의 음성·소이를 비롯하여 북부의 생극·감곡, 서부의 대소·삼성, 남부의 맹동·덕산까지...
금왕읍의 무극터미널은 9만여명의 음성군민을 하나로 엮는 장소다.
그런 만큼 터미널의 규모도 음성군 내에선 가장 크고 이용객도 많은 편이다.
철도가 없는데다 서울행을 비롯하여 주변으로 흩어지는 버스도 자주 다니니,
친선, 서울, 경일, KD 등 충북에 내노라하는 왠만한 업체들은 죄다 볼 수 있다.
그뿐이랴. 지팡이 짚는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코흘리개 꼬맹이에, 외국인노동자조차도 흔히 볼 수 있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곳이다.
작은 시골치고 다양한 색깔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무극터미널이 아닌가 싶다.

해가 떨어지고 거리의 불빛은 더욱 화사해지는 저녁, 드디어 무극이라는 곳에 발을 내딛었다.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살짝 고민도 되지만, 셔터를 눌러보니 빨리 찍으면 될 것 같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 색감도 좋고. 오히려 풍경사진 찍을때는 더욱 환상의 조건이다.

하지만 지금 찍는것은 풍경이 아닌 버스터미널.
거기다 대합실(내부)에 시간표까지 찍으려면 보통 난이도는 아니다.
벌벌 떨려가는 손을 억지로 추스려 간신히 사진 한 장을 구한다.

이름도 거창한 '무극공용버스터미널'.
세계적인 UN 반기문 총장을 내놓은 인구 9만 음성군의 실질적인 교통중심지다.
음성읍내가 동남쪽에 치우쳐져 있어 대부분의 도로가 여기로 연결되기 때문.
실제로 인구도 음성읍내보다 살짝 많을 뿐더러, 규모도 더 크고 분위기도 상대적으로 활기찬 것 같다.

교통의 중심지에 걸맞게 나쁜 규모는 아니지만 시설은 음성터미널보다 썩 좋아보이진 않는다.
'옛날부터 컸어요'라는걸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게 전부일 뿐 구석구석 땜질투성이다.
음성쪽 터미널들의 공통점이 죄다 가게와 매표소가 하나로 묶여있다는 점인데,
무극도 마찬가지로 표파는 매표소 바로 옆으로 '나 좀 사가세요'하는 물건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다.

옛날 분위기가 솔솔 피어나는 대합실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장보러 나온 아줌마 할머니부터 학교갔다온 학생들, 일하고 퇴근하는 외국인노동자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저마다 하나씩 담소를 나눈다.

바깥 대합실 역시도 수 십년의 세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지역의 얼굴이라 일컬어지는 버스터미널만큼은 옛 모습 그대로지만,
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부터 우후죽순 들어서는 높은 아파트까지 주변은 끊임없이 변하고 또 변하는 중이다.
그래서 이 곳의 분위기도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가는게 얼핏 느껴진다.

수도권에 인접한 지역이어서 그런지 주변 동네와의 버스연계가 참 잘 되어있는 것 같다.
음성은 물론이요 각 면동네로 들어가는 버스도 참 자주 보이고,
진천, 괴산, 청주, 충주, 이천 등 주변 지역으로 연결되는 시외버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군내버스는 역시나 음성교통 차량이 거의 대부분이고,
시외의 경우 서울/이천은 KD, 나머지 충북노선은 서울고속, 경일여객, 친선고속 차량이 주로 보이는 것 같다.

이것저것 사진을 찍는 동안 어둠은 점점 깊어가고 파랬던 하늘빛깔은 보라색으로 변해간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편히 쉬고있는 F/L신차, 로얄미디 구형차 두 대도 앞문을 열어제끼고 가쁜 호흡을 내쉬고 있다.

바쁜 하루를 잠시 접고 편안한 쉼터로 돌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버스들.
올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옅은 분홍빛을 띈 버스터미널은 아마 이때가 제일 바쁘지 않을까.
엇갈리는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수놓은 저녁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간다.
첫댓글 아마 주변 중소 산업단지가 있고, 이웃 면에도 상당히 산업이 밀집한 영향이 크지요. 음성군의 산업중심입니다.
네.. 주변 동네에서도 산업시설이 상당히 많더군요. ;;
70년대 모습이나 2011년이나 한가지도 바뀌지 않고 그모습 그대로 이네요 ----정말 세월이 멈춘곳입니다
70년대에도 이랬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세월이 멈추었군요.
올만에 터미널모습보니 반갑네요...거의2년전에 갔다왔었는데...진짜 음성군의 중심이란 말이 맞는말이지요
음성이 따로있어도 실질적인 중심지는 이 곳이 맞는것 같습니다. ㅎㅎ
무극터미널은 대성고속은 운행하지 않습니다.(음성터미널은 대성고속 옵니다)
충북업체는 친선고속 서울고속만 무극에 옵니다.
경일여객은 남서울 나머진 경기 대원이죠
그렇군요.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친척집 있는 동네라,...가끔 갈때마다 들리는곳인데 이렇게 보니 새롭네요...터미널내 화장실은 몇년전까지 정말 오래된 화장실였는데 공사한듯합니다...친척들은 무극이라 안하고 금왕이라고하더군요...(금왕읍 무극리인가 그렇지만)
한분에 봐도 화장실은 리모델링한지 얼마 안된듯 보였어요. 워낙 오래된 것들과 섞여서 그런지 조금 이질적이네요. 금왕, 무극... 둘 다 맞는 표현이죠. 말씀하다시피 금왕읍 무극리니까요. ^^
무극은 금을깨던 광산이있던 지역 아닌가요? 학교 다닐때 배운둣한데. 요즘 젊은 이들은 모르는것인가.지식도 세대차이가 나는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