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인들도 화투놀이를 할까!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일본인들도 화투놀이 하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1889년 일본의 고도 교토(京都)에서 생겨난 닌텐도(任天堂)라는 회사는 화투나 카드 제작을 시작으로, 지금은 PC에 밀려 자취를 감추었지만, TV를 연결하여 즐기는 게임도구 제작의 선구자 역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도 일본에서는 이 회사를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화투, 카루타 등 게임도구제작에 열심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처럼 많지는 않지만 이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요즘은 아예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하지만 일본에서도 변형된 화투를 만들어 팔고 있는 회사도 상당수가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놀이조차도 일본에서 건너 오다보니, 우리나라에도 상당수의 일본어 용어가 건너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2. 우리가 쓰고 있는 화투속의 일본어
앞서 말했듯이 '화투'는 '하나후다(はなふだ,花札)'라고 하는데, 화투하면 그래도 제일먼저 '고토리(ごとり,五鳥)'가 생각나지요. 화투장은 석 장이지만 새는 다섯 마리이고, 다 잡아들이면 한 마리당 1점씩 5점 아니던가요? 바로 '고토리'는 '다섯 마리의 새'를 의미하는 것이죠. 참고로 '코토리(ことり,小鳥)'라고 하면, 참새나 종달새 등과 같이 '작은 새'라는 의미로 쓰여 진다는 것도 알아두시면 좋겠네요.
놀이방법을 살펴볼까요? 물론 잘 아시겠지만, 먼저 최후순위 자에게 패를 떼어놓게 하고, 둘러앉은 선수들에게 적당히 나누어 준 다음, '기리'를 하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키리(きり,切り)'는 '자르다'라는 의미의 '키루(きる,切る)'의 명사형으로 '자름'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선수들이 잘되지 않도록 맥을 끊어서, 자기차례에 더욱더 잘되도록 하기 위함일 겁니다. 그리고 '키리(きり,切り)'라는 단어에는 ‘끝’이란 의미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고 앞서 설명 드렸습니다만, 그렇기에 항상 '키리(きり,切り)'를 할 때는 최후 순위자에게 하도록 하는 것이랍니다.
가끔 ‘어험! 스톱이야! 쿠사란 말이야! 쿠사!’ 이런 말이 들려오기에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보니, 정말로 화려하지도 않은 풀잎그림 석 장을 모아놓고 외치는 소리더군요. '쿠사(くさ,草)'는 우리말로 '풀'이란 말이거든요. 어떠세요. 우리가 무심코 써온 말이지만 고개가 끄덕여 지시지요?
게임은 다시 진행되고, 팔을 걷어붙이고 이쪽저쪽을 둘러보던 한 선수가 '쇼-당!'하고 외치네요. 어떻게 상담이 이루어 졌는지 게임은 다시 시작되었지요. 여기서 '쇼-당(しょうだん,商談)'은 한자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업적인 상담을 이야기합니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일반적인 상담은 '소-당(そうだん,相談)'이라고 하구요. 그러니까 우열을 서로 상담하여 결정하자는 이야기이지요.
이때, 한쪽에서는 '나가리!'를 외치는군요. 여기서 '나가리'는 '나가레'의 잘못된 발음입니다. 이 '나가레(ながれ,流れ)'는 '흐르다'라는 의미인 '나가레루(ながれる,流れる)'에서 온 말로 '흘러 보내자!'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게임은 그냥 없던 것처럼 흘러 보내고, 재 시합을 하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도리집고땡!’이 라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여기서 ‘토리(とり,取り)’는 일본어로 ‘잡다, 손에 들다’라는 말의 명사형으로 ‘집기’정도의 말이니까 ‘토리’나 ‘집고’나 같은 말이니까, 이 말 역시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한일 합작 용어가 된 셈이지요.
문득 이런 일들이 떠오릅니다. 일본에 가셨을 때 겪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우리 교민아줌마들은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 '화투 가져 온 것 있으면 주고 가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일본에서도 화투를 팔고 있기는 하지만, 두터운 종이로 만들어져있어 투박하고 좋지도 않다고 하면서, 한국화투의 짝짝 달라붙는 그 맛은 엄청난 쾌감을 준다더군요.
우리의 뛰어난 기술로 만든 이 좋은 화투를 수출 주력상품으로 만들어서 대량 수출한다면...... 쓸데없는 생각이었나요? 아무튼, 제가 갔을 때때 우리일행에게서 화투 받아 가신 우리교민 아줌마들께서, 일본에 있는 모든 돈을 싹싹 긁어모아 한국으로 오시기를 간절히 기대해봅니다.
3. 일본의 화투용어
이미 설명 중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가 뜻도 모르고 무심코 쓰고 있는 말 중에 상당수의 일본어 들이 쓰여 지고 있었습니다만, 일본의 용어들은 우리의 용어와 어떻게 다른지 중복을 피해서 탐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광(光)은 문자로 표기는 되어 있지 않지만, 피카후다(ピカふだ、光札)라고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카피카’는 ‘번쩍번쩍’이란 일본어임을 알게 하는 부분이지요. 어떤 분은‘피카번쩍’이란 말도 쓰시는 분이 있는데, 이는 억지로 만들어진 한일합작 단어니까 안 쓰는 편이 좋겠네요.
10점 패를 ‘씨앗’의 의미인‘타네(タネ, 種)’라고도 하며, 일반적으로 10점짜리 패라는 의미로 ‘쥬텐후다(じゅうてんふだ、 10點札)’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 5점 패는 앞서 설명 드린바와 같이 '하이쿠(はいく,俳句)'라는 시의 '시어(詩語)를 적는 '탄사쿠(たんさく,短冊)'가 그려져 있다하여, 간단히 ‘단(タン, 短)’이라고도 하며, 5점짜리란 의미에서 ‘고텐후다(ごてんふだ、 5點札)’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우리가 흔히 껍질이라고 부르는 피(皮)는 찌꺼기라는 의미에서 ‘카스( かす、糟)’라고 하고, 화투를 치기위한 바닥은 ‘바(ば, 場)’라고 합니다.
그리고 패를 돌리기 전에 최후 순위자로 하여금 띄기, 즉 ‘키리(きり, 切り)’를 하도록 하는데, 이렇게 하여 띄어놓은 패를 산과 같이 높이 쌓았다하여 ‘야마후다(やまふだ, 山札)’라고 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은 우두머리란 의미에서 ‘오야(おや, 親)’, 또는 선수(先手)를 그대로 읽어 ‘센테(せんて, 先手)’라고도 하며, 반대로 후수를 ‘코(こ, 子)’, 또는 후수(後手)를 그대로 읽어 ‘고테(ごて, 後手)’라고도 합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5광은 ‘고코-(ごこう, 五光)’라고 하고, 4광은 ‘시코-(しこう, 四光)’라 하는데, 그 중에서도 비가 끼어있는 사광은 ‘아메시코-(あめしこう, 雨四光)’라 하며, 삼광은 그대로 ‘산코-(さんこう, 三光)’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잠깐 언급은 되었습니다만, 7월의 멧돼지와 10월의 사슴, 그리고 6월의 나비를 모두 모았을 때를 ‘이노시카쵸(いのしかちょう, 猪鹿蝶)’라고 하는데, 이는 일본어에서 멧돼지를 ‘이노시시(いのしし, 猪)’라하고, 사슴은 ‘시카(しか, 鹿)’, 그리고 나비를 ‘쵸-(ちょう, 蝶)’라고 하므로, 이 세장을 합하여 이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미자케(はなみざけ, 花見酒)’라는 ‘약쿠(やく, 役)’도 있는데, 이는 ‘꽃구경하면서 한잔’이라는 의미로 삼월의 광과 구월의 10점패인 술잔을 모았을 경우의 용어이며, 또 ‘츠키미자케(つきみざけ, 月見酒)’란 용어도 있는데, 마찬가지로 ‘달구경하면서 한잔’이라는 의미로 삼광대신에 팔월의 광을 모은 경우를 이르는 용어입니다.
그리고, 7띠도 우리와 같은 의미로 ‘나나탄(七タン)’이라하고, 홍단은 ‘아카탄(赤タン)’또는 ‘아카요로시(あかよろし)’라고 하며, 마찬가지로 청단은 ‘아오탄(青タン)’또는 ‘아오요로시(あおよろし)’라고 합니다.
자료 출처 http://blog.daum.net/bkseok/9240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