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에서는 참신한 여성 문학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전국 여성을
대상으로 순수 문학(창작)작품을 현상공모를 실시하여 성황리에 마감할 수 있었
습니다. 응모했던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심사결과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참가자 여러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면서 당선자
분들께는 박수를, 아깝게 당선되지 못한 분들께는 격려를 보냅니다.
아울러, 저희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에서는 앞으로도 여성백일장을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여성의 삶의 질 향상과 문학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할 것을 다시한번
약속을 드립니다.
아무쪼록, 이번 여성백일장 현상공모에 응모에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문운을 기원합니다.
이번 제5회 계룡 전국 여성백일장은 한마디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 만큼 권위있는
행사였다. 작가의 탄생은 나무가 비로소 꽃을 피운 것처럼 대단히 의미있는 탄생
이다.
물론 이번 여성백일장 당선이 곧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권위있는 한국문인협회의
중앙 회원이면서 저명한 문예지로 등단한 중견작가들이 심사한 결과, 이번 전국 여성
백일장의 당선자들 모두가 시인과 수필가로서 등단해도 될 만큼의 뛰어난 수작이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야 말로, 예비 문인들을 배출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국 여성
백일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운문은 운문대로, 산문은 산문대로 저마다 신인으로서의 패기와 연륜을 동시에 고루
갖춘 역량있는 예비 문인들이었다. 솔직히 어느 문예지에 작품을 내놓아도 손색없는
우수한 작품이었다.
작품 응모편수는 예년에 비해 산문 부문으로 많은 작품들이 응모되어 작가 지망생들의
관심 쟝르가 에세이나 동화 쪽도 고루게 분포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전국 여성 백일장에는 운문 부문에 54편, 산문 부문에 74편, 총 128편이 접수되었다.
특히, 예심을 거쳐 본심, 최종심에 오른 작품들은 심사위원들이 마지막까지 불꽃 틔는
격론이 오갈 정도로 매우 신선하고 참신한 작품들이었다.
운문 부문의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정영애의 <목욕탕에서>, 고현정의 <물파스>,
도민자의 <30의 봄>, 조선영의 <쉰둥이>, 최윤정의 <난전> 등이었다. 심사위원 전원
일치로 정영애의 <목욕탕에서>를 대상 작품으로 결정하는데는 어렵지 않았다. 함께
보내온 작품 <겨울일기>나 <수첩 속의 집> 등의 작품도 이미 수작들로서 정영애 씨의
역량을 한 눈에 파악해도 될만큼 시어들이 짜임새있고, 군더더기 없는 선명한 이미지
들이 주제들을 잘 부각하고 있었다.
또한, 고현정<물파스> 역시 살아오르는 명경한 시어들이 선자들의 시선을 놓치 못할
만큼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그리고 있어 고심 끝에 금상 작품으로 올리게 되었다.
도민자의 <30의 봄>은 때 묻지 않은 표현과 동시에 평범한듯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이끌어간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어 그 점을 높이 평가하여 은상 작품으로 선하게
되었다. 조선영의 <쉰둥이>도 나름대로의 색깔을 잘 그리고 나간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시선을 잡아 끄는 깊이가 2% 부족한 것이 옥의 티였다. 아까운 작품은
최윤정의 <난전>이었다. 어수룩한 듯 하면서, 풍경을 잘 조화롭게 전개해간점은 매우
높은 평을 받았으나, 함께 보내온 작품들의 수준 편차가 있어 그것이 최대의 걸림돌
이었다.
산문 부문 최종심에 오른 작품 중 최옥순의 <시아버지와 함께 정겨움을>을 심사위원
전원 일치로 금상작품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오늘날 보기 힘든 며느리의 극진한
시아버지 봉양 사실을 매끄러운 문체로 감동을 자아내게 한 것이 매우 큰 강점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수필이 아닌 동화로 응모된 박선영의 <착한 새들의 학교>가 잔잔한
동심의 세계를 차분한 어조로 잘 이끌어간 점이 부각되어 은상 작품으로 결정되었다.
윤량의의 <FATHER>는 실직한 가장 아버지와의 관계를 극명하게 잘 이끌어가는 입담
으로 역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어 동상 작품으로 올리게 되었다. 그밖에도 아깝게
탈락한 서인숙의 <그녀를 보다>는 심사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몇 번씩이나 거론될
만큼 아쉬움을 준 작품이었다.
새롭게 탄생한 예비 시인, 수필가, 아동문학가 당선자들 모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 문단에 우뚝 서는 샛별이 되길 기원한다.
- 제5회 계룡 전국 여성백일장 심사위원회 -
<제5회 계룡 전국여성백일장 대상작>
목욕탕에서
- 정 영 애 -
거울 앞에서 옷을 벗는다
거칠고 푸른 배춧잎을 벗겨 내듯
한 잎 한 잎 나를 떼어 낸다
배추 속 노란 고갱이 같은 중심에 서면
손바닥 하나로 가리던 세상이 있었는데
지금, 내 몸은 너무 크다
뜨거운 탕 속에서
미지근한 내가 소금처럼 녹는다
나른하게 부유하는 몇 겹의 시간 위로
아이들의 낮잠이 동동 떠다니고
멸치젓 칼칼한 김치가 익어가면
드디어 꽃잎처럼 벌어지는 나
접시꽃 같은 여자가
함박, 물을 털며 앉아 있다
허공을 더듬듯
등 뒤의 보이지 않는 시간까지 가늠하며
닿지 못하는 손끝으로 쓱쓱 나를 밀어본다
생은 거품이 너무 많아서
오래도록 비눗물을 씻어 내린다
다시
거울 앞에서 옷을 입는다
살과 살 사이 엄마의 주름치마가 낡아가고
잘 닦은 시간들 모아 다시 옷 속에 밀어 넣는다
웬 생의 지갑이 이리도 두둑할까?
엄마의 낡은 주름치마가 보인다.
살짝 주름치마를 들추면
숟가락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어린 날의 하품이 꼬물거리고
조각천을 잇대듯 언제나
삶을 박음질하던 엄마의 등이 주름치마 속에 접혀있다.
첫댓글 심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심사위원님과 지부회원님들 고생많으셨고요..당선작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