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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무단으로 퍼갈 수 없습니다. 우주산업의 메카-고흥 둘러보기 글/사진: 이종원
하반일출 휘황찬란한 달빛아래 장뚱어탕을 안주삼아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그만 픽 쓰러졌지만 새벽에는 어김없이 눈이 떠졌다. 일출을 찍어야 한다는 직업적 발로가 나를 깨운 것이다. 서울서 승용차를 타면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곳이 고흥땅이 아닐까? 접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흥반도에서도 가장 끝자락에 붙어 있는 섬이 외나로도며 외나로도에서도 동쪽 끄트머리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이 하반마을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찾아 가기 힘든 곳에서 해맞이를 하는 셈이다. 점점히 찍힌 다도해 섬과
붉은 여명이 어우러저 장쾌한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해마다 1월1일이면 전국 각지에서
이 아름다운 일출을 보기위해 인파들이 몰린다고 한다. 여수의 금오열도 야트마한 산자락에 슬그머니 해가 떠올랐다. 계란 노른자처럼 약하게 보이기만 했던 해가 위로 올라갈수록 강렬한 빛줄기를 뿌려준다. 그러니까 태양이지.
하반마을 앞 바다에는 대항도가 예쁘게 솟아 있고 작은 방파제는 삐쭉 튀어 나와 있다. 활처럼 휜 해변 안쪽엔 옹기종기 집들이 어우러졌던 조용한 어촌마을이었다. 세상과 동 떨어질 것 같은 이 한적한 마을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우주선이 발사될 곳으로 이 마을이 선정된 것이다. 조상 대대로 물려온 터전을 송두리채 빼앗긴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큰 시름에 빠졌겠는가? 물질적 보상이야 받았겠지만 빼앗긴 정신적 유산을 어디에 하소연하겠는가? 그 단란했던 마을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뿔뿔히 흩어졌야만 했다. 어느 곳에 다시 뿌리를 박든지 고향을 잊지 않길 바랄 뿐이다. 지금은 토목공사가 한창이다. 수 십대의 덤프트럭이 뽀얏게 먼지를 일으키며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바로 마을 뒷산을 깎아 놓은 곳에서 우주선이 발사된다고 한다. 고흥은 더 이상 헐벗은 농어촌이 아니다. 미국의 휴스턴마냥 21세기 우주산업의 메카로 발돋음하길 바랄 뿐이다.
삼나무 숲 사람들에게 잘 알려 지지 않았을 때 보성차밭을 간 적이 있다. 그 입구에 길게 늘어선 삼나무 숲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외나로도의 삼나무 숲을 보고 난 충격은 보성의 그것보다 훨씬 더했다. 쭉쭉 뻗은 삼나무숲이 드넓은 바다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워낙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어 싱그러우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삼나무 숲을 가기 위해서는 예당무선국에서 산줄기를 타고 트레킹하는 코스가 좋다. 오밀조밀한 오솔길을 따라 20여분만 거닐면 삼나무 숲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남국 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생전 보도 듣도 못한 꽃과 풀 그리고 나무를 탐승객을 유혹한다. ^^
삼나무 숲 근처에 외딴 집이 하나를 만난다. 이런 외진 곳에 사람이 사는 것도 신기하고 이런 집을 어떻게 지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러고 보니 동아일보 오지탐험기사에 나온 그 외딴 집이다. 돌담에는 무궁화가 활찍 피어 올랐다. 강아지도 사람이 반가운 가보다. 컹컹 짓는 모습에 낯섬과 반가움이 함께 묻어 있다.
삼나무의 바다가 펼쳐졌다. 일제때 인공조림한 숲이란다. 80년 이상된 삼나무와 편백군락이 3만주나 자라고 있다.
이처럼 삼림욕하기에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으랴. 신발을 벗어 던지고 웃통을 벗고 하늘하늘 걷기만 해도 머리가 맑아진다.
우주센타가 건립되면 이곳까지 통제할까봐 걱정이 앞선다.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고..오늘은 실컷 나무향을 맡으리라..
삼나무를 만지면 만질수록 사랑스럽다.
축정항 경매 구경하기 나로도는 전남의 5대 어장중에 하나이며 남해의 어업전진기지의 하나다. 특히 삼치파시로 유명하다. 밤새 잡아온 생선의 경매가 한창이다. 경매인들의 손가락이 분주히 움직인다. 좋은 해산물을 확보하려는 전쟁이겠지. 손가락 움직이는 장면을 앵글에 담으려고 열심히 찍어댔건만....워낙 빨라서 한 장도 잡아 낼 수 없었다. 삶이 치열할수록 그 사람의 얼굴은 아름답다.
살아있는 장어가 꿈틀거린다. 육지로 나오기 억울한지 미역줄기까지 물고 왔다.
서대라는 물고기가 일광욕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고 있다.
할머니와 손녀가 할아버지를
배웅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할아버지. 고기 많이 잡아와."
외나로도 유람선 외나도로 해안을 구경하는 유람선이다. 일본에서 수입한 배는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는데...생각보다 촌스럽다. 061-833-6905 외나도로 남쪽 해안은 도로가 놓이지 않았기에 유람선을 이용하지 않으면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선녀의 전설이 담긴 서답바위, 예쁜 섬 꼭두여, 사자바위, 용굴, 남근바위등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손짓한다.
먹이를 발견했는지 ..... 잔뜩 웅크리고 있는 사자바위.
남열해수욕장 고흥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는 팔영산 가는 77번 국도다. 해창만 간척지에 너른 평야가 펼쳐져 있어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쌀이 풍부하고 해산물까지 넘쳐나는 고흥은 정말 살기 좋은 고장이다. 바다를 가로 지르는 방조제길은 환상적인 드리이브 코스다. 그 길 끄트머리에 남열해수욕장이 슬그머니 자리잡고 있다. 200년생 소나무가 만들어낸 해송 숲에 들어가면 하늘 한점 보이지 않는다. 바다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작시면 시원하다 못해 냉기를 느낄 정도다. 워낙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어 한여름에도 조용히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아침 일출이 아름답다고 한다.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용바위가 있다. 용이 승천하면서 생긴 발자국과 수백명이 모일 수 있는 바위가 서 있다. 바다 낚시터 유명한 곳이다.
마을 할머니가 새우처럼 굽은 허리를 이끌고 조개를 캐고 있다.
갈매기가 비상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능가사 능가사 들어가는 길은 소박하다. 돌담도 야트맣게 쌓아 올렸고, 사천왕문에 들어서면 곧 바로 대웅전이 나온다. 여러 문을 통과해야하는 절차도 없다.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능사가는 삼국시대
아도화상이 창건하였으며 팔영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평지사찰이다.
보물 1307호인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다포계의 팔작지붕을 올린 건물이다.
능가사 범종 범종은 숙종 때 주조되었고, 지방유형문화재 제69호이다. 특히 하대에는 연꽃문양을 세밀히 그려 넣었다. 상대에는 범어가 새겨져 있으며, 천의를 걸친 보살입상이 화려하다. 종 둘레에 주역의 팔괴가 새겨져 있는 것도 특이하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 헌병 하나가 이 종을 탐내어 헌병대로 옮겨갔는데, 아무리 타종을 해도 소리가 울리지 않자 다시 능가사로 되돌려 보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응진당 목조 삼존불 응신당에는 온화한
느낌의 목조삼존불이 앚아 있다. 17세기 후반의 수준 높은 작품이다.
이 삼존불은 국가의 길흉대사가 있을 때마다 어깨와 흉부에서
땀이 흘러나온다고 전해진다. 사적비 대웅전 뒷편에 외롭게 자리 잡고 있는 사적비다. 잔뜩 웅크리고 앉아 있는 얼굴에는 해학이 가득차다. 이수 네 귀퉁이에 사자상이 눈길을 끈다.
남도인의 얼굴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거북상...역시 팔괘가 새겨져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팔영산 능가사 대웅전 처마에 팔영산이 걸려 있다. 남해안 최고의 명산인 팔영산은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가득차는 곳이다. 해발 608미터로 8개의 아름다운 봉우리와 기암절벽이 일렬로 이어져 있으며 동쪽에 자연휴양림이 자리잡고 있다. 휴양림 뒤쪽 정상에 오르면 여자만과 다도해가 한 눈에 펼쳐지고 일출의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는 곳이다.
능가사를 나오면 무궁화 밭이 펼쳐진다. 돈도 되지 않는 무궁화 꽃을 누가 심었을까? 평상에 있는 아저씨에게 물었더니 자기가 심었다고 한다. 원래 과실수가 심어져 있었는데 모두 베어 버리고 무궁화를 심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너무나 간단하다. "무궁화가 우리 꽃이기 때문에 심었습니다. " "벌레도 많을 텐데 약뿌리기 힘들지 않아요?" "정치꾼들이 저렇게 오염되었는데, 무궁화에 병충해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요."
마을의 선술집 한 곳을 훔쳐보았다. 처음엔 목욕탕인줄 알았다. 타일을 깔아 놓은 상위에 젓가락통이 있다.
모놀과 정수 .....여행작가 이종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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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삼나무 향은 어떨까? 궁금해 지네요.멋진 바다와 어울어진 마을~~~볼수록 달려가고 싶은 맘 어찌하오리~~~
남도땅은 언제나 내가슴을 서레게 하네요 올 가을엔 둘러 볼수 있을려나...
아~외나라도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곳...사업상 들리는 그때는 온통 비린내 뿐이더니만 이렇게 아름다운 깃털이 있다니..감동 그 자체로다.
외나로도 봉래산에 오르면 이 아름다운 삼나무 숲을 내려다 볼 수 있고, 우주발사대가 설치 될 청석골도 보입니다.봉래산의 명물 용솔(소나무가 용처럼 또아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 죽어 마음을 안타깝게 합니다. 고사원인은 과잉보호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팔영산 능가사와 자연휴양림은 반듯이 들려 볼 곳 입니다.
저희 부모님 고향이 고흥인데도 제대로 몰랐네요. 할머님 생전에 꼭 들러봐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