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4일.
포항철강공단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박동석 과장(가명)은 이날 회사로부터 서울본사 출장을 명령받고 집을 나섰다. 한 해전만 해도 출장을 가려면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아내가 태워주는 승용차를 타고 간 뒤 리무진을 타고 KTX경주신역사까지 30여분간 시달리며 간 뒤 서울행 KTX를 타야 했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예전과 상황이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불과 몇달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에 포항KTX신역사가 준공된 때문이었다. 수시로 KTX가 드나들었고 바로 자신이 사는 아파트도 신역사와 이웃동네인 달전리와 매우 가까웠다.
아침밥을 느긋하게 챙겨먹은 박 과장은 전날밤 인터넷으로 예약해둔 티켓의 스마트폰 내장여부를 다시 한번 더 확인한 뒤 신역사로 나갔다. 새로 지은 신역사에 KTX는 미끄러지듯 들어왔고 박 과장은 기분좋게 객차에 올랐다.
하룻만에 업무를 마친 박 과장이 집으로 귀가한 건 이날 오후 5시40분이었다. 너무나 달라진 교통환경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 포항의 모습에 박 과장은 서울보다 포항이 더 좋아졌다.
포항과 그 주변 도시의 교통환경이 KTX포항노선이 개통된 2014년이후 박 과장의 미래 하루 일과처럼 크게 바뀐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KTX가 주도하지만 일반철도, 전철망, 고속도로 또한 그 못지 않게 편리해질 전망이다.
포항은 고속철도와 일반철도의 연결을 필두로 부산, 울산, 경주를 잇는 전철망과 경북 동해안을 잇는 철도망이 개통되면 전국에서 교통수혜지역 1번지로 떠오르게 된다.
KTX경부고속철도와 일반선인 동해남부선(부산진~포항)을 직접 연결하는 KTX 직결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지난 5월 착공돼 오는 2014년 완공된다. 연결구간은 경부고속철도 신경주역 인근 경주시 건천읍 방내에서 동해남부선모량리간 3.8㎞에 이른다. 철도가 이어지면 서울에서 포항까지 현재 5시간대에서 2시간대로 3시간이 단축돼 경북 동해안 응급환자의 서울지역 유명 병, 의원 진료나 해외 관광객들의 인천공항 도착 시간이 훨씬 앞당겨진다.
여기다 불과 20분 거리로 좁혀지는 대구~포항간은 대구와 인근 소도시 주민들의 경북 동해안 방문이나 관광이 훨씬 수월해진다. 대구권 대학에 다니는 경북 동해안 지역 학생들은 기숙사나 원룸을 나와 아예 집에서 통학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으로 보인다.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주민들도 이즈음 개통된 동해중부선 열차를 이용하면 불과 1시간내 포항을 거쳐 대구권 볼일을 쉽게 볼 수 있다.
서울~포항간 고속철도 종착지로서 동해남부선과 동해중부선이 지나는 KTX신포항역사는 부산, 경남과 경북 동해안을 아울러 사통팔달 교통망의 중심지로 떠오른다.
지난 5월 착공한 KTX포항역사는 정거장 3홈 철도 7선을 갖추고 하루 수송여객 9천487명, 하루 운행하는 열차횟수 10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수요는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고속철도가 운행하는 2014년까지 역사와 교통환승시설(주차장, 버스, 택시, 자가용 등 연계시설), 기관차 검수시설이 우선 건설된다. 앞으로 역세권이 확장되면 복합환승터미널 등이 추가로 건설되고 철도부지내 모든 개발사업이 병행 추진된다.
포항~경주~울산을 전철로 잇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도 이 무렵 끝난다. 복선전철은 경부고속철도와 연계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 종단철도와 대륙철도의연계는 경북 동해안 개발을 더욱 앞당기게 된다.
특히 포항, 경주, 울산이 동일생활권으로 묶이면서 인구 분산효과와 함께 주말 동해안 관광지를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고 울산과 포항철강공단을 전철로 출퇴근하려는 직원들이 급증한다. 철도 사업이 마무리되면 경북 동해안과 남해안이 철도로 연결돼 주민간 나들이는 제집 드나들 듯 쉬워진다.
포항시는 교통환경의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2014년에 대비해 신포항역사와 시내 연결 도로망을 정비하고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운행노선 등을 개선한다.
대중교통을 주요 관광지 및 산업단지와 시가지 연결에 중점을 주고 시내버스 노선 시선설 변경 등 KTX를 이용하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교통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주요 사업은 흥해읍 대련리와 기계 인비리를 잇는 국도4차로 16.7㎞ 개설, 기계면~안동시 길안면을 잇는 국도 4차로 72.6㎞ 확장, 국도 7호선 흥해읍 지내의 6~8차로 확장, 흥해읍 초곡리~용천리간 우회도로 5.9㎞개설 등이다. 기계면과 안동시 길안면을 잇는 국도 확장은 천혜의 비경을 감추고 있는 죽장, 청송, 길안 일대 산과 계곡, 문화유적지를 포항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현재 35% 공정으로 한창 건설중인 울산~포항간 53.5㎞ 고속도로는 2014년보다 한 해 앞당겨 개통된다. 이 고속도로는 동해안 국도의 체증을 해소하고 포항과 울산 공업도시간 물동량 수송을 원활하게 하기위해 추진된다. 고속도로가 생기면 7번 국도로 두 시간 걸리던 운행시간은 반시간 내외로 짧아져 동해안 광역권 시대의 중추교통망으로 떠오르게 된다. 구룡포와 감포를 잇는 국도 31호선도 폭 20m 4차로로 확장된다. 이 도로가 확장돼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신경주 IC와 연결되면 구룡포 일대 해수욕장과 관광지를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포항은 간선도로 구간마다 확장 또는 개선이 이뤄져 시민들의 출, 퇴근과 통학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포항시 남구 대도동과 북구 항구동을 잇는 7.9㎞ 도로는 영일만항과 철강공단을 잇고 산업물동량 수송이 목표지만 강과 바다를 끼고 달리는 관광도로이자 평상시 공단근로자들의 출, 퇴근 도로로도 각광받게 된다. 해병부대 서문앞을 지나는 남구 청림동과 오천읍 세계리간 국도 14호선 2.8㎞구간도 오는 2015년까지 폭 20m의 넓은 길로 확장된다.
포항공항은 KTX 2단계 동대구~부산 개통이후 여객의 약 43.6%가 감소가 예상되고 오는 2014년 KTX 포항 직결 노선 개통이후에는 김포 노선의 지속적인 감편과 폐지가 예상된다.
하지만 포항과 경주 인근 역세권 인구가 약 120만명으로 운항시간과 새로운 노선만 잘 개발하면 항공수요는 충족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2014년이후 포항의 하늘길도 제법 복잡해진다.
우선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3개국 7개 도시를 잇는 항공기가 취항한다. 지금처럼 인천, 김해, 대구를 가지 않고도 바로 떠날 수 있다.
중국은 제2의도시인 상해와 경제특구인 대련, 위해시 일본은 제2의 항구도시인 오사카, 자매도시인 후쿠야마,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톡이 주요 취항지다. 국내선은 김포와 제주노선이 유지되지만 호남의 주요도시인 광주나 군산에도 새로운 노선이 신설돼 동서간 교류가 활발해진다. 여기다 울릉공항 건설과 아울러 통일을 염두에 두고 북한지역도 노선개설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지역항공사가 설립돼 저가항공기가 날아다니고 동남아, 몽골 등 계절별 수요에 따른 항공노선이 개설돼 전세계에서 포항을 찾아오는 여행객도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제강 공장 증축에 따른 포항공항 활주로 확장공사로 활주로가 연장돼 국제선 유치는 반드시 이뤄질 전망이다. 아마 이때쯤이면 동남아는 물론 미주나 유럽까지 날아갈 수 있는 국제공항으로 제 이름값을 하는 포항공항이 되리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