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남의 소금강(아님 금강산인가)이라 불리는 강천산 가는 날. 처음들어보는 산이지만 사진속의 풍경이 너무 예뻐서 가보고 싶었던 산.
안양에서 늦게 출발하는 날이라 도시락 챙기고 처음으로 구로디지털역에서 버스를 타봤지요. 휴일 아침인지라 사람이 없어서리 버스가 날라가더라구요. 인덕원에 30분만에 도착. 내려서 보니 아무도 없어요.... 조금 있다보니 다래월님, 용팔이님, 회장님, 봄날님이 나타나시고 곧 버스가 제시간에 도착. 포포님, 푸른들, 담쟁이님, 코뿔소랑 반갑게 해후. 잠시후에 나머지 안양 울님들이 도착해서 서로 인사나누고 강천산을 향해 출발.
적은 인원인지라 널널하게 한 자리씩 차지하고 편하게 앉아서 가고 맨 뒷자리에 자연스럽게 막거리파티가 벌어졌지요. 인원이 적으니까 모두 모여 앉아서 막걸리 한잔씩 쭈욱~ 이거 참 좋네.... 옹기종기 모여서 맛난 것을 나눠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중간에 엘리자베스여왕의 고향이라는 공주휴게소에서 내려 세금납부를 할려고 하는데 웬 사람들이 그리도 많은지... 봄이라 다들 꽃구경 나온거지요... 이쁜 것을 볼려는 사람마음은 다 똑같은거 같아요.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중에 잠깐 눈을 붙이다 보니 벌써 전라도. 전라도는 평야가 넓어서 좋아요. 산도 멀찌감치 있고 탁 트인 논과 밭을 보다보면 우리나라도 제법 넓네 라는 생각이 들지요. 겹겹이 둘러싸인 강원도하고는 다른 느낌이지요.
배서방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시는데 무슨 호수덴(지송 뒤돌아서면 까먹음) 물반 고기반이래요. 낚시줄이 강바닥에 떨어지는데 1시간 20분이 걸린데요. 왜냐구요 물고기가 워낙 많아서 한번씩 물고기등에 떨어졌다가 내려가서 그런다나요... 믿거나 말거나 히히
반짝거리는 물빛을 보는 것도 호수 한가운데에 고깃배가 떠있는것도 맘을 풍요롭게 하는데 일조를 하지요.
배서방님이 길을 놓쳐서 조금 돌아갔지만 벚꽃이 피어있는 호수 국도를 따라 가는 길도 환상적... 이쁘다 소리가 절로 나오고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을 지나 드디어 강천산에 도착....
인원이 단촐하니 선두 후미가 따로 없고 우~ 모여서 출발. 산행이 널널할거라면서 다래월님이 먼저 소주를 사네요. 항상 술 조금 먹으라고 얘기하던 분이 그러니까 적응이 안돼...
삼삼오오 웃고 떠들면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전부 다 하는 얘기가 오늘 산행 너무 빡세.... 히히...
가파른 길을 조금 올라가다 보니 어라 산성이 보이네... 금성산성이라는 곳인데 나는 이런 데를 오면 항상 궁금한 것이 돌을 어떻게 쌓았을까 무척 힘들어겠다 여기서 적군과 싸울려면 올라오다 지쳐서 별로 싸우지도 못하겠다 라는 쓰잘데 없는 생각이 들지요.
산성 입구에서 단체사진 찰칵 찍고 안으로 들어가니 도닦는 사람같이 생기신 분이 무술을 공연을 하는데 가만히 보니 인간시대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가족이드라구요. 꼬마도 잘생기고 무술도 잘하고... 사람들이 반짝반짝 빛이 났어요.
우리 산악회가 운이 디따 좋은 것이 마침 산신령제(4월 둘째주)를 하는 날이래요. 그래서 밥알이 동동 뜨는 동동주·삭은 맛이 입맛을 돋우는 홍어회·쫄깃쫄깃한 절편·부드럽게 잘 삶아진 목삼겹·글구 남도 김치까지가 모두 공짜... 이런 횡재가.... 배도 약간 출출할때라 정신없이 먹었어요. 담양산악회원분들이 음식을 막 퍼다 주드라구요. 인심도 후하시지. 체면 불구 염치 불구 물통에 물 버리고 동동주 담고 비닐봉지에 홍어회랑 김치 담아서 챙기고... 남도 음식이 맛있는줄은 알았지만 진짜 꿀맛이었어요. 우리끼리 먹으면서 인원이 적어서 다행이지 아님 다 거덜났을 거라고 하면서 낄낄거리고 웃고... 산행이 졸지에 맛따라 길따라 되어버렸지요.
배가 채워지니 모두들 기분이 업... 소풍나온 아이들이 따로 없지요. 그 위의 산성에 가서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 사량도에서처럼 디카를 많이 가져오셔서 전부다 모델이 되어서 찍고 찍어주고 나같이 아무것도 안가져온 사람은 횡재했지요. 들이대기만 하면 찍어주니까요. 회장님, 포포님, 해당화님, 안안님, 용팔이님, 다래월님, 푸른들, 대아찌님 모두 감사해요. 담에도 염치불구하고 또 부탁해용....
조금전에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배고다고 해서 탁트인 산성꼭대기에서 점심을 먹었지요. 산에서 먹는 음식은 왜 이렇게 맛있는거야. 분꽃언니의 취나물·포포님이 꽁치넣고 김치넣고 끓인 라면·바람돌이님의 장아찌·푸른들의 브로커리전·안안님의 미역국·해당화님의 치즈김밥(천원이 더 비싸대요)·디저트로 먹은 담쟁이님의 토마토까지... 처음으로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었다니까요.... 아 행복해라!!!
이젠 능선을 타고 밑으로 내려가면 되는 길이래요. 에구 신나라. 대나무 숲을 지나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비룡폭포에 도착. 물이 가물어서 용이 승천은 못할거 같고 졸졸졸 흐르는 폭포에서 사진 찰칵.... 또 밑으로 내려가니 구장군폭포라는 곳이 나오는데 맨위 산 꼭대기에서 물이 떨어지고 밑에서 다시 떨어지는데 정말 멋있어. 두 군데에서 내려오는 물이 콸콸콸~ 높지도 않은 산에서 이 많은 물이 어디서 나왔는지.... 볼수록 신기한 산이 강천산이예요. 또 조금 내려오다 보니 절벽사이에 수좌굴이라는 토굴이 보이는데 대아찌님이 거기서 도 닦았다고 하시는데 왜그리 웃긴지... 농담도 잘하셔요...
사진에서 보던 구름다리가 안보인다고 담쟁이님이 말하셔서 지나쳤나 하고 서운한 맘이 들었는데 웬걸 눈앞에 딱 버티고 있네요. 오늘 산행코스중에서 가장 난코스. 계단 오르기.... 참 길기도하지... 룰루랄라 걷다가 오를려니 힘들어. 현수교위를 건널려고 하는데 웬 꼬마가 울면서 오길래 재가 왜 그러지 하고 의아해하면서 건너는데 그 이유를 알았어요. 다리가 흔들려요. 옛날에는 나도 무서웠는데 지금은 안그래요. 대아찌님이 뛰길래 나도 뛰었지요. 뒤에서 중전언니는 재밌다고 깔깔깔 웃고... 현수교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니 경치도 좋지만 진짜 높던데요. 아찔아찔... 여럿이 모여 있으면 용기가 생기나봐요. 무섭지도 않고 재미만 있고 풍경을 감상하는 법도 배우고....
현수교를 뒤로 하고 아래로 내려가니 아담한 강천사가 보이고 더 내려가니 병풍폭포가 있는데 제 생각에는 작은 나이애가라 폭포같았어요. 넓이는 작지만 위에서 떨어지는 높이는 상당하고 물의 양도 많고 보슬비처럼 흩날리는 물방울을 맞는 것도 햇살에 빛나는 물방울을 보는 것도 우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지요. 제 기억에는 이런 폭포를 본 기억이 별로 없어요.
강천산은 아기자기하게 볼거리가 많고 길도 좋은 편이라 연인·부부끼리 오면 정이 새록새록 돋을 것만 같아요. 우리 산울님들은 서로간에 정이 더 돈독히 쌓였지요.
인원이 적어서 많은 분들이 못온 것은 서운하지만 그래도 좋은 점도 있어요. 산행하다보면 선두 후미로 분리되어서 가던 울님하고만 가게되는데 이번에는 선두 후미가 없으니까 서로 왔다갔다하면서 섞이면서 산행을 하게 되니 서로서로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거예요. 일종의 보너스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회장님께서 들으시면 안돼 하시겠지만 가끔은 인원이 적은 것도 괜찮네요.히히(회장님 죄송)
4시 넘어서 하산하게 되어서 서둘러 출발. 가는길에 순창에 들러 장아찌도 맛보고 고추장 된장 맛보고 거기서 또 공짜로 준 막거리도 마시고 가족들 생각하면서 된장 장아찌등 하나씩 샀지요. 남도 음식을 먹어야 된다고 총무님이 말해서 된장찌개를 먹었지요. 반찬도 푸짐하게 나오고 밥도 맛나게 먹고 회장님 부회장님 봄날님 꽃님이2님 대아찌님께서 덕담 한마디씩 하시고 이래저래 가족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오늘 산행은 정말 베리 굿~~~
글구 또 하나, 꽃님이님께서 꿩육회랑 저녁식사값을 한턱 거하게 쏘셨어요. 저는 꿩육회를 처음 먹었는데 정말 맛있드라구요. 꽃님이님 감사하게 잘 먹었습니다. 혹 한달동안 김치만 먹고 지내시는거 아니겠지요....ㅎㅎ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예상대로 넘넘 막혔어요. 그런다고 힘들어할 우리들이 아니지요. 다들 음주가무에 능한 분들이라 이번 한번만(?) 차안에서 놀았지요(?) 용팔이님의 멋들어진 사회솜씨로 다들 기분 업~ 마지막에는 지쳐서 전부 잠을 잤지만 말이죠.....
안양에 도착하니 밤 11시. 하남팀들은 12시 되어야 도착하겠네요. 마이산 정기산행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무사히 도착함에 감사드리고 각자 집으로 해산.
지는 버스가 끊어질 것 같아서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그 시간에는 7호선도 막차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가까우니까 택시타고 집에 가니 12시. 우리 딸이 팔짱끼고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못말리는 엄마야 하는 표정으로..... 헤헤
작지만 알찬 여행, 오늘의 강천산 산행이 그랬지요. 힘들지도 않으면서 볼거리도 많은 산, 거기다 운좋게 먹거리까지 겸비한 산행.... 산에서 먹은 동동주는 잊지 못할거 같아요. 내년에 또 와요 4월 둘째주에.....네 아셨죠.... 히히
첫댓글 그날에 기억이 생생해요 . 어쩌면 이렇게도 글로 잘표현하실까.? 너무 너무 좋았어요. 아침에 오징어 정말 .굿!
좋아......아주좋아...
이젠 프로수준... 잘 쓰신글,맛깔나게 보고갑니다... 담산행두 기대되네...ㅎㅎ
음주가무엔 닭장춤이 최고~ㅎㅎ
꽃잎이님 꽁고기육회 잘 먹었습니다,이자리를 비롯해 감사 드림니다,언제 저도 함 사야되는디~
산행도 좋았지만 배서방님의 안전운행과 남도의정취를 한컸즐길수 있게 큼 한 가이드 역할이 정말 큼~ㅎㅎ 다음 산행도 안전운행 좋은 가이드 부탁 드림니다.
근듸 글 정말 잘 쓴다.~근듸 내 애기는 없는거냐~
조용히 약만 먹었으니... ㅎㅎ 담엔 점수좀 따봐~
가을님 글 솜씨도 프로급~~넘 생생한 강천산 산행 다시한번 하는 느낌입니다...굿~!!
우와 잘쓴다 산행기가건가 이렇게 정리하면 되지......수고하셨어요
가을 잘 읽었네요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네요 감사~~~^^
가을님 너무 잘써네요.정말로 프로네요.아주아주 잘 보고 갑니다.
후기 읽으니 못간게 너무 아쉽네요~
후회 ~~~하지않으리 ~~렉터생각'' 히
가을을 ~~ 남기고 떠난 사람 ~~ 생생한 중계 넘 잘보고 ^^ 후기 전담 화이팅 !
훌륭한 후기 잘읽었읍니다 무지 좋아군요" 쓰실때 네줄 아님 세줄씩 띄워 쓰시면 더 읽기 좋을거 같아....
가을님 니풀 역대 최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