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 23년 12월 초에 왔으니까 이제 4개월이 지났다.
코이카 일반 봉사단으로 파견되었는데 2개월은 현지어 수업을 받았고 내가 소속된 마이멘싱 발루카는 2개월째 근무 중이다.
사실 이 기관은 코이카가 사업지원으로 기관 2층에 트레이닝 센터를 지어 주었으나 2017년 부터는 봉사단원도 파견되지 않았고
이런저런 사유로 문을 닫은 상황이 현재까지 이어진 것이다.
나로서는 이곳이 세번째 파견이라 극한 상황이여도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해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 되려니
하고 근무처로 파견되자마자 현장사업 견적서를 내기 위해 관련 문장을 번역하고 그 일을 도맡아 줄 사람을 수소문 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는 기관 사람들과 집 주인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고 해야 할 일은 알겠는데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도통 몰랐다.
예를 들어 내부공사에 전기, 바닥, 페인트칠 등 전체 인테리어 공사와 전기 재봉틀은 어디 파는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다들 허접한 상점에 나를 데려가 그냥 줘도 안 쓸 물품을 소개하니 묻는 내가 더 답답 할 뿐이였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혼자 지지고 볶고 하다보니 어느정도 일처리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이쯤에 우리 기관 기관장에 대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우리 기관장은 36살 기혼여성으로 이름이 잔나따라 이다.
아는 영어 문장이라고는 하 아 유? How are you? 이고 직원을 마치 하녀와 머슴대하 듯 하는 성향이다.
이 곳에 파견되었을때 갈 곳이 없어서 기관장실 한쪽 구석 의자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보통 출근 시간이 오전 10시이고
퇴근 시간은 오후 4시인데 기관장은 11시쯤 얼굴을 빼꼼 내밀고 특유의 하 아 유, 킴! 이러면서 내거 모닝 티를 마시고 있는데도 그 독한 모기약을 사방에 뿌리고 그 다음 1시도 되기전에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출근하자마자 나보고 길에 나가 비타민 디를 충전해야 한다며 기간 골목 한구석에서 히잡을 내리고
자신의 젖은 머리를 햇볕에 말리는 것이다. 혼자서는 벌쭘하니 나를 데려가 보초 역활로 삼는게 어이 상실이였다. 그 이후로도 몇번 당했다가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바쁜 척을 했더니 그 이후로는 날씨로 더워졌고 더 이상 나를 부르지 않았다.
하나가 지나가면 또 다른 일이 닦치는 법, 나보고 쇼핑 하자며 시장으로 릭샤타고 가서는 릭샤비가 없다며 대신 내게 하거나 대부분 남자들이 장보는 시장에서 혼자 가기 벌쭘하니 나를 데려가서 외국인이 드문 이 곳에 자랑삼아 또 데리고 다니고 싶어하는 속셈에 개탄하게 된다. 옷 사준 다며 데려가는 곳에는 앞으로 현장 사업 후에 혹시 이득을 챙길까하는 사람들 옷 가게에 데려가 공짜로 옷을 선물 받도록 유도하는 상황에 얼굴 표정 관리 하는라 엄청 고생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사양하기는 했지만 그 이 후에도 계속 그러길래 나는 내가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어 입을 것이라고 확실히 말한 다음부터는 멈췄다.
하지만 여전히 남에게서 삥뜯는 것이 취미인 기관장은 나를 핑계삼아 공짜 릭샤를 타고 다니고 공짜 티도 얻어 마시고 다닌다.
지갑에는 분명이 10다카가 있는데 일부러 돈 낼때즈음에는 200다카나 500다카를 손에 쥐고 있다가 상인이 잔돈이 없다 하면 씨~익 웃으면서 나를 본다.
어쩌겠는가, 그녀의 소소한 취미에 동조하는 수 밖에...
방글라데시에서의 가장 가까운 여자는 잔나따라이니 이 나라의 모든 여자를 대표하는 모델이 절대 아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