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가 끝나는 곳까지 오시면 됩니다. 다른 길로 빠지지 말고 무조건 전봇대만 보고 오세요.” 계곡을 따라 이어진 좁은 비포장 흙길.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보이는 흙길을 덜커덕거리며 한참 달려가자, 주인의 말처럼 전봇대가 끝나는 곳에 정말 집이 한 채 서 있다. 강원 영월군 수주면 두산리에 있는 강호철(56)·우복순(53) 씨 부부의 집이 다. 깊은 산속 오지에 홀로 서 있는 집을 보니 감탄사? 절로 나온다. 어떻게 이런 곳에 집을 지었을까? “등산 지도를 들고 돌아다니다 이 터를 발견했는데, 해발 580m에 뒤쪽이 치악산 국립공원이라 외따로 있기에는 좋겠 다 싶었지요. 더 이상 집을 지을 수 없으니 사람들이 들어올 염려가 없잖아요. 주변의 산도 모두 다 정원이고 얼마나 좋 습니까? 집터는 원래 도라지 밭이었는데 전기만 겨우 들어오더라고요. 아직도 핸드폰은 잘 안 터집니다.” 도시에서 오랫동안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온 부부에겐 핸드폰도 터지지 않고 마을과도 한참 떨어진 깊은 산속이 가 장 좋은 집터였던 것?다. 산을 좋아해 틈만 나면 등산을 다니며“ 산에서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왔다니 더 말해 무엇 하랴. 산중 생활도 어느덧 4년째. 그러나 부부는 아직도 유리창 가득 들어오는 산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단다.
산이 좋아 치악산 자락에 지은 외딴집
부부는 도시에서 돈도 잘 벌고 나름 잘살았다. 고향이 전남 해남인 강씨는 군 시절, 동두천으로 모내기를 하러 갔다가 그곳에 살던 우씨를 만났다. 결혼 이후엔 서울에서 레코드 가게를 운영했는데, MP3가 등장하면서 레코드 가게를 접고 민속주점을 차렸다. 그런데 가게는 날로 번창했지만, 가게가 잘될수록 몸과 마음은 오히려 황폐해져갔다. 그때부터 부 부는 자연스럽게 시골과 산을 떠올렸다.
“새벽 3시에 자고 오후 2시에 일어나는 생활이 매일 이어지고, 밤낮으로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치더라고요. 그러면서 시골에 대한 꿈은 점점 커져갔지요. 주말이면 종업원들에게 가게를 맡기고 땅을 보러 다녔어 요. 그렇게 1~2년 돌아다니다 이 터를 구한 뒤 가게를 정리하고 옮겼지요.” 부부는 영월로 온 뒤 곧바로 집을 짓지 않았다. 지금의 집터 아래쪽 마을에서 전셋집을 얻어 2년 동안 살면서 준비를 한 것. 집터 주변이 사계절을 거치며 어떻게 변하는지를 본 뒤에 집을 앉혀야 한다는 게 강씨의 생각이었다. 주거 공간 을 이층으로 올리고 집 뒤편에 석축을 쌓은 것도 그때 폭우에 산이 무너져 내리는 걸 직접 본 까닭이다.
집의 형태도 한참 동안 고심했다. 나무로 집을 짓고 싶었지만, 평범한 목조주택이나 통나무주택은 마음에 들지 않 았다. 뭔가 특별한 집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찾은 집은‘ 서양식 한옥’이라 불리는‘ 팀버하우스’. 그러나 외국에는 자료나 사례가 많았지만, 국내에는 자료도 거의 없고 제대로 지어진 팀버하우스의 사례도 찾기 힘들었다. 인터넷을 뒤지고 수소문한 끝에 팀버하우스를 지어본 경험이 있는 한 건축가를 만났다. 이론으로 무장한 건축주와 이론과 실 제를 겸비한 건축가는 머리를 맞대고 팀버하우스의‘ 모델하우스’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새벽 3시에 자고 오후 2시에 일어나는 생활이 매일 이어지고, 밤낮으로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치더라고요. 그러면서 시골에 대한 꿈은 점점 커져갔지요. 주말이면 종업원들에게 가게를 맡기고 땅을 보러 다녔어 요. 그렇게 1~2년 돌아다니다 이 터를 구한 뒤 가게를 정리하고 옮겼지요.” 부부는 영월로 온 뒤 곧바로 집을 짓지 않았다. 지금의 집터 아래쪽 마을에서 전셋집을 얻어 2년 동안 살면서 준비를 한 것. 집터 주변이 사계절을 거치며 어떻게 변하는지를 본 뒤에 집을 앉혀야 한다는 게 강씨의 생각이었다. 주거 공간 을 이층으로 올리고 집 뒤편에 석축을 쌓은 것도 그때 폭우에 산이 무너져 내리는 걸 직접 본 까닭이다.
집의 형태도 한참 동안 고심했다. 나무로 집을 짓고 싶었지만, 평범한 목조주택이나 통나무주택은 마음에 들지 않 았다. 뭔가 특별한 집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찾은 집은‘ 서양식 한옥’이라 불리는‘ 팀버하우스’. 그러나 외국에는 자료나 사례가 많았지만, 국내에는 자료도 거의 없고 제대로 지어진 팀버하우스의 사례도 찾기 힘들었다. 인터넷을 뒤지고 수소문한 끝에 팀버하우스를 지어본 경험이 있는 한 건축가를 만났다. 이론으로 무장한 건축주와 이론과 실 제를 겸비한 건축가는 머리를 맞대고 팀버하우스의‘ 모델하우스’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