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채다
김 학 성
그렇지요
네발 동물들 새 물고기 나무 꽃 돌 물 우주와 이야기 한다는
사람을 대하면
사람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것은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마지막 빙하기 말기에 최초로 언어가 생겼을 것이라 추론하면서
아프리카에서 시원한 언어가 여러 분파로 갈라지고
고조선인 들이 쓰던 언어가 최초의 우리 민족어일 것이라 하면서
시방 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언어가 있어
아직도 수 십리 상간의 사람들끼리 말이 달라 이야기
할 수 없는 곳도 있다고 하면서
사람이 사람 아닌 것들의 말을 듣고 이야기를 한다니
자기가 전문가인체 하는 것 같지요
그런데
농사를 몇 년 하다 보니 곡식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데요
그리고
그들이 아프다고 말 할 즈음이면 돌이킬 수없이 늦었음도 알게도 되고요
말하기 전 눈치 채야 됩니다
올 해 대추 밭둑에 땅콩을 심고 검은 비닐로 피복을 하였습니다
가장자리를 조금 터주면 더듬어 그곳에 신통하게 열매를 드리웁니다
바람 부는 날 땅콩의 몸짓을 눈치 챘습니다
둑이 너무 경사 져 적은 구멍으로 열매를 드릴 수 없다고
바람에 몸을 뒤집었습니다.
첫댓글 언어라는 것 이전에 몸의 말이 있었음을. 해설할 수 없는 본연의 말을 우직한 농부의 시에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