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아이디어 찾기로 결론
1년 넘게 진행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을 위한 연구용역이 하루 아침에 폐기됐다. "후손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개발에 신중하자"는 시민사회의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21일 시청 회의실에서 해운대구 올림픽교차로~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11.3㎞의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 보고회를 개최했다. 명품공원과 관광기능이 복합된 '블루 웨이 파크(Blue Way Park)'가 기본 구상.
지난해 4월부터 용역을 수행한 S기술은 해운대 주민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림픽교차로~미포(4.4㎞)를 공원화하고 미포~동부산관광단지 6.9㎞는 관광시설을 넣자는 응답이 51.7%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S기술은 걷고 싶은 길과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한편 ▷올림픽교차로~해운대역은 공원·산책로·아트갤러리 ▷자연경관이 뛰어난 미포~청사포~송정역은 바이모달트램(Bimodal Tram·경전철과 버스의 장점을 결합한 대중교통수단)을 도입해 관광상품화 ▷송정역~동부산관광단지는 생태체험학습장으로 특화해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상상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부산을 가꾸는 모임 서세욱 회장은 "폐선부지는 해운대의 마지막 자원인데 너무 쉽게 개발하려고 한다"면서 "폐선부지 23만1871㎡에 20만㎡ 이상의 배후부지까지 확보해 그랜드 디자인을 수립하자"고 말했다. 그는 또 "상상력을 더 발휘하자"고 주문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인사는 "우리 세대에서 모두 개발을 하려 하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후손들을 위해 남겨두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용역 보고회는 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발굴하자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1년가량의 용역결과는 무용지물이 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동해남부선이 2013년 수명을 다하는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