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동 할머니의 능소화 사랑
정명자 (310동 대표)
서울시민에서 고양시민이 된지 어언 13년~~
주엽동 주민이 된지 8년.
그 동안 어느새 강산이 변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 손녀가 세 명인 할머니가 되었다.
고양으로 이사를 올 때,
동네 아주머니들이 봄 가을로 구경을 오든 감나무가 일곱 그루가 있는 80평
마당에
정든 정원의 여러 꽃나무들 가운데 차마 두고 오기 아까운,
조선조에서는 양반꽃 이라 하여 평민이
집에 심으면 잡아다 곤장을 쳤다는
"능소화" 곁가지 뿌리 달린 부분을 화분에 심어서
마치 모셔오듯 전망 좋은 12층 아파트 베란다에 화분에 심어 새로운 자리를 잡아 주었다.
그런데 해마다 넝쿨 새순이 자라며 타고 올라갈 지지대가 필요하게 까지 되어갔다.
베란다에서 5년을 자란 능소화는 마치 나를
향해 “내가 아름다운 능소화 꽃을 피우기에는 아파트 베란다는 너무 불편합니다!”라며 항의를 하는 듯하여,
나는 능소화가 제한된 화분이 아닌, 땅에서 자라면서 새순이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넓고 자유로운
능소화 지지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 해결책으로는 유일한 방법인 “1층으로 이사”를 가족들에게 의논하였다.
"능소화 때문에 이사를 간다”면 누구든 믿지 않겠지마는 나는 절실하였다.
가족들은 "강선마을에 큰 딸네 집이 가까워진다" 라는 점과 전철역으로의 접근성,
가까운 거리에 있는 백화점, 바로 옆이
공원인 점에 공감대가 있어서
주엽역 근처지역의 이사에 동의를 해 주었다.
8년 전 아파트매매는 요즈음과는 달라서 나온 아파트 매물이 별로 없었다.
그것도 1층 이여야 하는 내 조건으로는
너무나 어려웠다.
1층을 찾아 애 쓴지 5일만에 지금의 우성아파트 1층을
“중도금 치르기 전, 계약금 만을 치른 상태에서 마당에 능소화를
옮겨 심을 수 있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고 그날로 화분에 가두어 두었든 능소화를 1층 마당으로 옮겨 심어
드디어 해방을 시켜 주었다.
8년이 지난 지금은 서울집의 능소화 보다 도 더 자라서 6월말 에서 7월 중순까지
기막힌 능소화의 향연이 화려하게 벌어지고있다.
지난 여름에는 능소화 줄기를 타고
생각지도 못한 개미군단들이 바로 윗 층으로 몰려 올라가서
둔장질을 치는 바람에, 마치 죄라도 지은 양
개미소탕작전을 몇 일 동안 폈든 적도 있다.
능소화의 향연이 시작되며는 바로 앞 산책로에서 능소화 사진을 찍는 분도 있고,
몇몇분
들은 능소화 보려고 일부러 왔다는 분들이 계셔서
그 분들의 아름다운 능소화 사랑에 바로 그 순간 “능소화 가족”이 되어
깊은 감동으로 그 자리에서 "친구"가 된다.
지난 7월 가장 아름답게 피었든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하고
사계절 매일 매일 보면서 행복하게 “능소화 사랑”을 누리며 산다
.
이해인 수녀님의 “능소화연가”에서
“침묵 속에서 불타는, 능소화의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라는 고백이
나의 고백이기도 하다.
아! 내 사랑 능소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