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름 수효 |
가입자 수효 |
3000명 대 |
2가지 |
6,255명 |
2000명 대 |
11 |
25,916 |
1000명 대 |
82 |
75,108 |
100∼900명 대 |
4,209 |
897,665 |
모두 |
4,304 |
1,004,944 |
<표 2> 가장 많이 겹치는 이름 쉰 가지(이름 뒤의 숫자는 가입자 수효)
1.김 영자 3149 2.김 영숙 3106
3.김 정숙 2910 4.김 정자 2692
5.김 순자 2624 6.김 영희 2574
7.김 정희 2329 8.김 영순 2206
9.김 정순 2182 10.김 영수 2180
11.이 영숙 2137 12.이 정숙 2055
13.이 영자 2027 14.이 순자 1873
15.이 정자 1805 16.이 정희 1804
17.김 경자 1784 18.이 영희 1727
19.김 영호 1696 20.김 영철 1686
21.김 경숙 1660 22.김 명숙 1623
23.김 옥순 1544 24.김 명자 1526
25.김 영식 1523 26.이 정순 1512
27.김 경희 1504 28.김 숙자 1475
29.이 경희 1473 30.김 정수 1470
31.이 영순 1431 32.김 성수 1417
33.김 옥자 1383 34.김 현숙 1378
35.김 순옥 1377 36.김 종수 1368
37.김 영환 1359 38.김 광수 1346
39.김 복순 1328 40.김 춘자 1325
41.이 경자 1314 42.김 미숙 1278
43.이 경숙 1253 44.이 명숙 1246
45.박 영자 1244 46.김 순희 1220
47.김 영옥 1219 48.김 영애 1207
48.김 영진 1207 50.김 인숙 1206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91년 10월 현재의 가입자 중에서 가장 많이 겹치는 이름은 “김 영자”이다. 이 이름에 매달려 있는 가입자는 자그마치 3,149명이다. 이것은 1988년 3월에 펴낸 번호부의 경우보다 631명이 더 많아진 것이다. 그 다음은 “김 영숙”인데 여기에는 3,106명이 매달려 있다. <표 1>에서 보면 3,000명 대에는 이 두 이름밖에 없고, 2,000명이 넘게 같이 갖는 이름은 11가지이며, 이 이름들 밑에 적혀 있는 가입자는 모두 25,916명임이 드러나 있다. 1,000명부터 3,000명 대까지 매달린 이름은 82가지이며 이런 이름 밑에는 모두 75,108명이 가입하고 있다. 1,000명 미만 100명까지의 가입자가 매달린 이름은 4,209개이며 이 이름들로 가입한 수는 모두 897,665명이다. 이렇게 해서 백 명 이상의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는 이름은 모두 4,304가지이며 그런 이름 밑에 적혀 있는 가입자들을 모두 합치면 1,004,935명이 된다. 이것은 서울 지역 전체 가입자 수 3,256,151명의 약 31퍼센트에 해당한다.
앞에서 살핀 바는 한 이름에 100명이 넘게 겹쳐 있는 경우인데, 50명부터 20명까지가 겹친 경우를 따진다면 모든 가입자의 90퍼센트가 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서울 지역 전화 가입자는 한 이름에 20명이 넘게 겹쳐 있는 경우가 90퍼센트가 넘는다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전화 가입자 열 명 가운데에서 아홉 명이 넘게는 전화 번호부로 그 이름을 알아도 번호를 찾을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이런 겹치기 현상은 전화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점점 더 심하게 될 것이므로 앞으로 새 전화 번호부가 나오더라도 그것은 그냥 겉치레로 만들어 나누어 준 것에 지나지 않고 쓸모는 거의 없게 될 것이다.
2) 전국 규모 행정 문서의 경우
전국 규모의 동명 이인의 실태가 어떤지는 아직 확실한 자료를 얻어 보지 못하였으나 앞에 살핀 서울 시내 전호 번호부의 경우를 바탕으로 짐작하여 보면 대략 다음 <표 3>과 같은 모습이 될 것이다.
<표 3> 전국 규모의 동명 이인의 추정 값(전국 인구를 약 4,000만 명으로 볼 경우)
|
이름 수효 |
동명 이인 수 |
40,000명 대 |
30가지 |
75,000명 |
30,000명 대 |
150 |
300,000 |
20,000명 대 |
1,000 |
1,000,000 |
100~10,000명 대 |
50,000 |
11,000,000 |
모두 |
51,180 |
12,375,000 |
요컨대 4,000만 명 중에 1만 명 대 이상의 동명 이인에 속하는 사람의 수효는 1,200여 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30퍼센트가 1만 명 대 이상의 같은 이름 가진 이에 속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로 미루어보건대 100명 대 또는 50명 대 이상의 같은 이름을 가진 이는 전체 국민의 70∼80퍼센트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자 표기를 한다면 다소간 동명 이인의 비율은 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더구나 이름이란 부르는 것이 본디 기능이므로 한자로 써 놓고 바라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 무리나 단체 안에서 서로 이름을 부를 때 문제되는 것은 그 발음이지 무슨 한자로 쓰느냐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또 아는 사람들끼리도 이름은 부르는 소리로 기억되는 것이 보통이고 무슨 한자로 쓰는 것까지 기억하는 일은 드물다.
3. 동명 이인 문제가 정보화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인구 통계, 정책의 수립, 신상 명세 등 사람과 관계되는 문서나 자료 처리에서 동명 이인 문제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과 혼선을 드러내고 시간과 자산의 낭비를 가져다 주는 일이 많다.
(1)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으면 전화 번호부 등 인명 관계 문서를 만드는 데 큰 번거로움이 따른다. 그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서 주소, 생년월일 등 여러 가지 변별 요소를 기입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과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며 큰 부피의 명부를 만드는 데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2) 사람 찾기나 수사, 행정 따위의 문제에서 여러 가지로 혼선을 준다. 동일한 동네나 마을에서도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숱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이름을 가진 이가 잘못하였을 때는 엉뚱한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 일조차 있다.
(3) 신문이나 잡지 또는 방송 들에서 같은 이름이 오르내려 분간하기 어렵게 된다. 그 직업이나 주소 등을 덧붙이고 있지만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누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4) 학교나 직장, 군부대 따위 큰 무리의 생활에서 혼선을 빚게 된다. 동일인이 많아서 출석 호명, 신상 파악이나 구내 방송 등에서 엉뚱한 결과를 드러내기 쉽다. 같은 교실에도 몇 명씩의 동명 이인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더구나 큰 생산 공장이나 군부대 등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앞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집단 생활의 범위가 확대될수록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고 정보 처리에 복잡한 문제를 제기한다. 그것은 각 개인의 확인 인자를 기다랗게 작성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주소, 나이, 직업 등을 늘 첨가해야만 신분 확인이 되므로 정보 처리의 능률이 그만큼 더디어지고 낭비가 그만큼 많다. 같은 이름이 없을 경우에는 이름만으로도 어떤 사람인지 구분이 되므로 그런 번거로움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4. 몇 가지 해결 방법
1) 현행 방법과 그 문젯점
현재 숱한 동명 이인을 구분하여 문서화하고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방식을 쓴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1) 직업 표시: 이것은 신문 등에서 흔히 쓰는 것인데 부분적인 효과가 있을 뿐이며 더구나 직업은 바뀌는 일이 많기 때문에 신분 확인을 위한 충분 조건이 못 된다.
(2) 주소/본적: 주소도 바뀔 수가 있기 때문에 신분 확인의 주된 요소가 못 된다. 본적은 가변성이 적으나 요즈음 본적을 떠나 있는 사람이 많고 그것을 기억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더구나 지역 감정 문제 등으로 본적을 들추는 것은 어려움이 따른다.
(3) 나이 표시: 나이는 매년 바뀌고 있으며 더구나 여성의 경우에는 노출되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또 동갑 자리 중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이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분 확인에 별 도움이 안 된다.
(4) 생년월일: 그 중 확실한 요소이나 적기가 번거롭고 또 노출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생년월일이 같은 사람 중에 같은 이름 가진 이도 상당수 있을 수 있다.
위의 변별 요소들은 서로 보완해야 확실한 신분 확인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들 변별 요소를 한 자리에 나타내는 것은 호적부나 주민 등록 등본 등에나 있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는 한 사람을 확인하는 데 그 많은 사항들을 다 쓸 수는 없다. 또 사람에 딸린 정보 처리를 하는 경우에도 그런 많은 변별 요소를 다 입력시켜 처리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가 따른다. 더구나 서로 이름을 부르고 지내는 큰 단체 생활에서는 그런 변별 요소들을 일일이 알아차려서 구분하기가 어렵다. 만약 동명 이인이 없다면 “아무개”라고 이름만 부르면 될 텐데, 같은 이름을 가진 이가 있을 경우에는 “아무 과에 있는 몇 살 되는 아무개” 따위로 한정어를 많이 붙여서 구분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한편, 어떤 이들은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을 구분하는 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안을 제한하고 있다.
2) 성씨에 본관 따위를 첨가하여 구별하는 방식
이것은 김 민수 교수가 제안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이 성씨에 본관이나 파 등을 첨가하여 구분하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 충주 강할 강 정숙 (姜씨)
│
└ 충주 편안 강 인숙 (康씨)
┌ 죽산 버들 류 명수 (柳씨)
│
└ 죽산 묘금도 유진수 (劉씨)
와 같이 성씨 변별 요소를 덧붙여서 공보상에 등록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성씨를 명확히 밝히는 데는 도움이 되나 성명이 너무 길고 이름만 부를 때는 여전히 같은 이름이 많아서 문제다. 특히 이 방식은 한글로만 적을 때 같은 소리가 되는 성 姜, 康, 强, 彊, 剛 씨 등을 구분하기 위하여 본관과 파 등을 나타내 주자는 데 주안점이 있다. 그러나 동명 이인을 막는 데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동성․동본․동파에도 같은 이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이름을 2자 이상으로 하여 다양하게 하는 방식
이 방식은 여러 글자를 써서 이름을 다양하게 지음으로써 동명 이인을 줄이자는 방안이다. 이를테면,
강 나루건너 유 능수버들 이 대로살자 서 쪽마을이 선우 정의사 오 예쁜이
진 수식이 전 진일뿐 한 빛살기
장 가람풀 김 한빛나리 오 예쁜돌
장 모퉁이돌 한 나라일꾼 서 바로살이
와 같이 여러 글자의 조합으로 다양한 이름을 지어서 서로 잘 구분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나 적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자식 이름에 집착하는 이들에게는 거부감을 일으키기 쉽고 또 부르기가 불편한 결함이 있다.
4) 현재의 이름에 2자 정도의 ‘중간 이름’을 덧붙이는 방식
이것은 필자가 여기서 제안하고자 하는 방식으로서 현재 성 1자와 이름 2자로 되어 있는 것을 그대로 두되 따로 ‘중간 이름’을 첨가하여 동명 이인을 없애는 방식이다. 이름이 모두 5자 이내가 되도록 중간 이름을 만들어 등록하되 부르기는 현행 이름으로 함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동명 이인이 있어서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성이나 중간 이름을 덧붙일 수 있다.
중간 이름은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자유롭게 선택하여 신고하도록 할 수 있다. 아명, 자(字), 아호, 별명, 출생지 이름, 연고지 이름, 옛 고장의 이름, 본관(희귀한 본관을 가진 경우), 자랑스런 조상의 이름이나 아호, 자기가 좋아하는 명구,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세례명, 불도라면 법명, 연예인이라면 예명 등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두 자 정도의 딴 이름을 신고하도록 하여 전화 번호부나 주민 등록부 들에 따로 기입해 두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현재 성씨 외에 본관을 기입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할 수 있으며, 호구 조사 때 등을 이용하여 신고 받으면 더욱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신고하는 이름 중에 겹치는 것들은 행정 지도 등으로 막을 수 있다. 이름을 임의로 신고하도록 하면 서로 겹치는 현상이 예상되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해서 시행한다면 그런 점을 피할 수 있을 줄 안다.
첫째, 한자식 이름을 지양하고 순우리말을 다양하게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한국에서 쓰이는 한자음은 약 500가지에 지나지 않고 또 그 중에 뜻이 좋은 글자를 고르게 되니 겹치는 이름이 많게 된다. 그러나 한글의 경우는 조합 가능한 음절의 수효가 약 12,000가지가 되므로 이들을 알맞게 이용해서 중간 이름을 짓는다면 얼마든지 다른 이름, 그것도 거의 자기가 원하는 아름다운 소리와 뜻을 가진 것을 만들 수가 있다. 이를테면,
박 외길 정식 박 달샘 정숙
서 바로 인식 김 대로 영환
오 예쁜 순이 정 사랑 해주
노 한길 정남 전 노을 달식
최 마루 고봉 진 고개 마루
둘째, 모든 신고된 이름을 전산화하여 겹치는 이름을 막도록 유도한다. 이미 신고된 이름을 전산기에 입력하여 전국 어디서나 검색할 수 있게 한다면 새로운 이름을 신고할 때 즉시 겹치는 것을 가려낼 수가 있으므로 행정적으로 유도해서 동일 이름을 피하도록 처리할 수가 있을 것이다. 현재 같은 지역의 상호는 동일한 것을 막고 있으므로 이름의 경우에도 그 관례를 적용하면 무난할 것이다. 특히 전화 번호부 들은 아주 쉽게 동명 이인을 막도록 유도할 수가 있다.
새로 아이를 낳아서 신고하는 이름의 경우는 호적이나 주민 등록을 작성할 때 한 칸만 더 마련해 기입해 두면 쉽사리 동명 이인을 막을 수가 있을 것이다. 특히 새 이름의 경우에는 본 이름 자체도 중국을 본딴 한자 이름을 쓰지 말고 좀더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어서 이름만 보고도 인상 깊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힘쓴다면 교실이나 직장에서 출석을 부를 때 아름답고 명랑한 분위기가 이루어질 것이다. 곧 새로 태어나는 귀한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는 다른 아이와 잘 구분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그 이름이 누구에게나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도록 공을 들이는 것이다. 이를테면, 김씨 성의 아이라면, 한자만 가지고 단순하게 짓지 말고
김 한샘 하늘 김 자랑 돌이
김 어질 큰이 김 보람 빛남
김 으뜸 슬기 김 가람 바다
김 바로 살이
따위와 같이 우리 본디말을 골라 써서 남이 잘 안 쓰는 색다른 이름을 지으면 재미도 있고 남의 이름과 뒤섞이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한자어로 짓는 경우에도 중간 이름은 우리말로 된 것을 덧붙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외길 정식, 박 달샘 정숙” 따위와 같이 중간 이름은 순우리말을 써서 부드러운 맛을 내도록 하고 남과 잘 구분되는 이름을 짓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노라면 우리의 이름들은 듣기만 해도 다채롭고 독특한 자기만의 개성미 짙은 이름이 될 것이며, 전화 번호부 같은 것도 제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
* 이 글은, 546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지난해 10월 31일에 우리 학회와 세종 대왕 기념 사업회와 국어 정보학회가 함께 마련한 학술 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엮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