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소방관 평균 수명은 58.8세라고 합니다. 한국인 남성 평균인 77세보다 18년 이상 짧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유독가스를 들이마시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30㎏이 넘는 장비를 다루느라 고질적인 허리디스크에 시달리고, 참혹한 현장을 보면서 겪는 스트레스도 심각한 현실입니다. 영남대 의대가 대구지역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21.5%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주말 광주광역시 고층 아파트 외벽의 위험한 고드름을 제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소방관들이 출동했습니다. 하지만 고가사다리차 승강기의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승강기가 36m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소방관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문제의 고가사다리차는 사용연한 15년을 3년 이상 넘긴 노후 장비였습니다. 전국 고가사다리차 195대 가운데 11%인 22대가 사용연한을 초과한 차량이라고 합니다.
2004년 소방 방재청이 출범한 이후 5년 동안 31명의 소방관이 순직했습니다. 다친 소방관도 1560명이나 됩니다. 부상이 아무리 심해도 국가가 치료비를 대주는 기간은 일반 공무원과 같은 3년뿐입니다. 낡아빠진 장비에 목숨을 거는 소방관들에게 한 달 생명수당 5만원만 주면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