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 빌딩 샀다하면 청담·논현·신사동
◆ 스타들의 빌딩 ◆
높은 인기와 고소득으로 선망받는 직업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
그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무대나 경기장에서만이 아니다.
사생활 하나 하나, 그중에서도 매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그들이 돈을 굴리는 기법이야말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대목이다. 최근엔
야구선수
이승엽이 서울 성수동에서 대형 빌딩을 매입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앞서 축구선수 박지성, 농구선수 서장훈 등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수십억 원대 빌딩을 매입하기도 했다. 그
러나 스포츠 선수들은 '빌딩족' 합류에 비교적 늦깎이에 속한다.
1990년을 전후해 유명 영화배우, 가수, 탤런트 등이
강남 청담동, 논현동 일대 수백억 원대 빌딩을 속속 매입하면서
이들이 강남 빌딩 '
블랙홀'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연예인 간에도 성공 척도가 '빌딩을 소유하고 있느냐,
아직 하지 못했느냐'에 따라 정해진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들은 왜 수많은 재테크 자산 중에서도 유독 빌딩에 관심을 갖는 걸까.
또 그들이 투자했던 빌딩은 지금 현재 얼마나 그들에게 돈을 벌어줬을까.
강남 일대 스타들이 소유한 빌딩을 직접 찾아가 '스타 소유 강남 빌딩 지도'를
그려보고 최근 활용 현황과 특징, 시세 등을 조사해봤다.
◆
이재룡ㆍ
류시원ㆍ비 빌딩 신축으로 '대박' 기대
= 서울 강남구
청담사거리와 영동대교 남단,
한강으로 둘러싸인 2개 블록은 연예인들이 특히 선호하는 곳이다. 대부분 7층 이하
나지막한 건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언덕배기라 4~5층 이상으로는 한강이 보이기도 한다.
청담공원이 한가운데 자리 잡아 걸어서 5분 이내에 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탤런트 공유 씨와 차승원 씨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청담동
동양파라곤(92가구),
대우 유로카운티(196가구), 삼성청담공원(390가구) 등 고급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많아 고급주택지로 자리매김했다.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연예인이
지나가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동네다.
그러나 이곳은 단지 스타들 주거지일 뿐만 아니라 스타 소유 빌딩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에서 동양파라곤아파트 쪽으로
나지막한 비탈길을 걸어 올라가니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현장이 나왔다.
주변 주민들은 "탤런트 이재룡ㆍ
유호정 씨 부부 주차장이라 들었다.
얼마 전부터 공사를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06년 매입했으나 2년간 주차장으로만 활용해 세간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빌딩 신축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30㎡ 규모 대지에는 현재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을 신축 중이다.
건축허가는 이미 2008년 근린생활시설로 받아놨지만
그간 금융위기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던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으로 활용하던 2006년 당시 기준
공시지가는 ㎡당 379만원, 2009년 공시지가는 435만원이다.
이재룡ㆍ유호정 씨가 공시지가 120% 선인 약 34억원에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가정하면 3년간 주차장 임대수익 외에
공시지가로만 3억~5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주변 부동산에서는 이 빌딩이 완공되면 자산가치는 최소 150억원
안팎으로 상승하고 임대수익 또한 연간 5억~6억원 이상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지 매입 후 건물을 신축하는 '빌딩족' 연예인으로 한류스타 류시원 씨도 빼놓을 수 없다.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대지를 매입해 지난해 건물을 완공한 류시원 씨 빌딩.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인 이 건물은 지난해 강남구청이 수여하는
아름다운 건축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깔끔하고 세련된
현대미를 뿜어내는 이 빌딩 이름은 류씨 생일인 10월 6일에서 본뜬 '106빌딩'.
류씨가 이곳 토지를 매입할 당시 개별 토지공시지가는 ㎡당 667만원.
전체 대지가 451㎡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입 당시 전체 대지가격(공시지가)은
30억원 안팎이었다. 류씨가 순수하게 대지 매입에 투자한 돈은 40억원대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 대지 공시가격은 ㎡당 658만원.
전체적인 부동산 침체 여파로 오히려 공시지가가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이로 인해 류씨가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주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이 빌딩이 신축된 후 현 시세가 적어도 8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인테리어나 설계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수십억 원은 족히 이익을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스타 비는 2008년 청담동 상가지역에 대지 1024㎡(310평), 지하 1층~지상 2층인
상가 건물을 매입했다. 당시 매매가는 150억원대로 알려졌으며 매입 당시
토지 공시지가는 ㎡당 680만원. 역시 빌딩시장 침체로 공시지가는 현재
㎡당 670만원으로 10만원 안팎 떨어졌다. 그러나 건물 시가는 되레 올랐다.
인근 중앙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시세가 2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며
"지상 2층 건물이지만 대지가 넓어 향후 7층까지 증축 가능해 자산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현재도 TKE 엔터테인먼트, 웨딩숍, 주얼리숍 등이 입주해 있다.
이 일대 3.3㎡당 연간 임대료는 300만~350만원 수준. 임대를 준 1층
면적(389.16 ㎡)을 고려했을 때 연간 3억원 이상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2년 전 완공된 고소영 씨의 빌딩은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눈에도 독특한 디자인이 두드러지는 건축물이다.
2008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다.
1층에는 커피숍, 그 위층에는 웨딩숍이 자리 잡고 있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스타들이 빌딩과 상가를 짓는 것은 재테크 목적도 있지만 지인 등을 만날 때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자신들만의 공간을 갖기 원하는 욕구도 강하기 때문"이라며
"재테크 측면에서도 스타 브랜드 네임이 붙으면
자산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 현재 시세ㆍ임대수익 1위 스타는?
= 강남 빌딩족 중 1위로 꼽히는 가수 서태지 씨 빌딩은
2002년 매입해 벌써 수십억 원대 차익을 올렸다.
구입 비용 대비 차익이 강남 빌딩족 연예인 중 단연 1위다.
빌딩이 위치한 논현동 차병원 사거리는 병원 밀집지역인데 역삼동과
삼성동 강남역을 오가는 요지 중 요지다. 매입 당시 ㎡당 공시지가는 391만원.
현재는 902만원에 육박한다. 순수 공시지가만으로도 1.3배 이상 차익을 남긴 셈.
전체 대지 면적(722㎡)을 고려하면 매입 당시 28억원 안팎에 사서 지금 65억원
안팎으로 30억원 이상 번 셈. 그러나 지금 이 빌딩 시세는 250억원에 달한다.
임대료 수입에 있어서는 신사동에 위치한 박찬호 씨
소유 빌딩을 최근까지 따를 곳이 없었다. 박찬호 매니지먼트와
빌딩 운영을 맡고 있는 피에스그룹 감사보고서(2008년 7월 1월~2009년 6월 30일)에
따르면 신사동 박찬호 씨 소유 빌딩 임대료 수입은 연간 10억2400만원에 달한다.
그는 이 건물 구입 당시 약 70억~80억원을 투자했으며 현재 건물 시세는
140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세 1위, 임대료 1위 순위는
최근 이승엽 선수가 성수동 에스콰이어 빌딩을 매입하면서 뒤집히게 됐다.
이씨가 성수동에서 매입한 빌딩 가격은 307억원.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여서 사무실 임대 활용도가 박찬호 빌딩을 앞선다.
인근 우리공인 관계자는 "주변 시세로 봤을 때 한 달에 1억원 정도
임대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인근까지 지하철 분당선이 연장되는 등
개발 호재도 많아 앞으로 시세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옹기종기 모여 '스타빌딩존' 시너지 효과
= 스타 연예인 빌딩 재테크와 관련해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한곳에 모인다는 것.
청담동과 논현동 일대 블록마다 연예인 빌딩이 3~4개 밀집해 있어
그야말로 '스타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7호선 청담역 인근에는 탤런트 차인표ㆍ
신애라 씨가 소유한 빌딩이 있다.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로 '키즈12'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어린이 전용
건물로 사용 중이다. 1층은 필로티 방식으로 설계하고,
통유리를 설치해 놀이터와 카페 등으로 꾸민 내부가 들여다보인다.
차인표ㆍ신애라 씨가 매입한 2006년 당시 ㎡당 495만원이었던
공시지가는 2009년 1월 기준 633만원 으로 조정됐다.
공시지가로 따지면 3년 새 10억6800만여 원 오른 것이다.
공시지가는 대부분 시세 대비 80% 선에서 결정되므로
현재 대지 가치만 6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건축비를 빼고 순수하게 대지 가격만 계산해도
10억~13억원 정도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다.
차인표ㆍ신애라 씨 소유 빌딩 맞은편 대지는 앞서 언급한
탤런트 이재룡ㆍ유호정 씨 부부 건물 신축 현장이다.
또 키즈12 건물과 등을 맞대고 있는 지하 1~지상 4층 높이
건물은 탤런트
최란 씨가 소유하고 있다. 외제차 판매장으로
건물 전체를 임대했지만 지금은 건물 전체가 비어 있어
최란 씨가 건물을 신축하거나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주변 중개업소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이지용 기자 /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