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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형제봉)”에 오릅니다(詩山會 제118회 산행)
산 : “북한산(형제봉)”
코스 : 경복궁역(3번출구)-롯대삼성APT.앞-형제봉통제소-형제봉-일선사입구-대성문
(하산코스는 대성문에서 결정)
소요시간 : 오름 2시간, 내려옴 2시간
일시 : 2009년 9월 26일(토). 10시
모이는 곳 : 전철 3호선‘경복궁역’3번출구
준비물 : 식수, 살얼음 낀 막걸리, 안주, 과일, 김밥(간식), 사진기 등
기타 : 뒷풀이는 하산 후 당일 결정
연락책 : 이재웅(010-3454-7717)
블로그 : 사진 blog.daum.net/sisan20
산행기 : blog.daum.net/yc012175
카페 : cafe.daum.net/K-20
강바닥에서 솟은 바위들이 오리처럼 떠서
황홀한 물별을 주워 먹는 저녁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저녁 강도 저와 닮아
속마음과 겉 표정이 따로 노나 봅니다
강심은 대밭이 휜 쪽으로 흐르는 것이 분명한데
수면은 갈대가 휜 쪽으로 주름을 잡고 있습니다
대밭을 파랗게 적신 강물이 저녁 물별을 퍼 올려
감나무에 빨간 감을 전등처럼 매다는 압록
보성강이 섬진강 옆구리에 몸을 합치듯
그대와 몸을 합치려 가출해야겠습니다
“압록 저녁” - 공 광규(1960~ )
남자들 가출하고 싶은 계절. 이 시 드러내 놓고 가출해 외도 하겠다네요. 그대와 몸을 합치겠다 면서도 가만히 보니 속마음 겉 표정 따로 노네요. 보성강 섬진강과 합류하는 압록 풍경과 외도하고 있네요. 하늘에서 강에 떨어진 물별이 감나무 키우고 감 빨갛게 익혀 다시 전등 같은 별로 떠오르게 하는 풍경. 이쯤이면 가출 아니라 출가겠네요... < 이경철·문학평론가 >
시산회 제117회“북한산(비봉)”산행기(2009. 09.13, 맑음 / 최광일)
▣ 산행코스 : 불광역(9번출구)-아파트-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승가사-구기동
▣ 참 석 자 : 8명(김종화, 이재웅, 염재홍, 이경식, 박형채, 정해황, 최근호, 최광일)
▣ 오늘의 동반시 : ‘저녁은’ / 허 형만
▣ 뒷 풀 이 : 오리고기 및 소.맥주 (구기동 “옛골 토성”)
온 몸이 뿌듯한 아침! 어제 좀 무리했나? 두번째 일요일은 근교 산행으로 가볍게?
하계기간은 나이도 있고하니 주변 계곡위주의 부담없는 산행? 너무 믿고 쉽게 생각한 사회 초년생다운 나의 불찰이었나 보다. 시작해 보니 산행은 역시 5시간은 해야만 맛이 난다나?
전날(9/12일, 토요일)엔 변덕스런 날씨에 소나기도 잠깐 뿌리고 하여 일요일 행사는 아주 산뜻하리라 예측하였는데, 아침일찍 일어나 하늘을 보니 역시 상쾌한 좋은 날씨가 우리를 반긴다. 서둘러서 불광역(9번출구)을 향했다.
오늘따라 운좋게 지하철 연결이 잘 되어서 약속시간보다 20분 먼저 도착해 보니 역시 반가운 우리 이 총장님의 모습이 보인다(역시 부지런한 우리 시산회 일꾼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어 김 회장님, 그리고 이경식, 정해황, 최근호, 박형채, 염재홍 산우가 차례로 도착하여 반갑게 맞이하고, 막걸리와 안주 파악을 하였는데, 막걸리는 충분히 준비되었으나 오늘따라 안주가 부실하였다. 막걸리에는 왕족발이 최고라나? 왕족발집을 찾는데 들머리를 향하여 한참을 가도 보이질 않아 이 총장님과 대표로 정해황 산우가 주변 대호아파트내 K마트에서 잠깐 안주(진공포장 족발, 눌린 돼지머리 등)를 보충하고 10시25분경 쪽두리봉을 향해 출발 하였다.
우리 회장님, 특별히 나를 아끼는데, 영문도 모르고 접근하는 나에게 갑자기 볼펜과 메모지를 넘긴다. 알고보니 산행기 당번이라나? 특별 배려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능력발휘를 하라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께라! 은근히 부담이 되었나이다.
친구들 산행기를 읽어는 보았으나 막상 쓰려니 그것도 마음이 자유롭지는 못하더구만 그려,..
그래도 기사도 정신을 가지고 기꺼이 수락을 하였더니, 가는 곳곳 남과는 다르고 일일이 체크도하고, 기자처럼 메모한 내용을 감각이 사라지기 전에 정리하기 위해 오늘아침 출근과 동시에 글짖기 숙제를 한다.
족두리봉에 도착하여 주변을 내려다 보니 좌로부터 남산에서“상암 월드컵경기장”, 수색, 구파발을 거쳐 은평“뉴타운”까지 강북 서쪽일대를 한 눈에 굽어보면서 상전벽해의 감회에 잠시 젖어 보았나이다(이경식, 염재홍 산우의 옛날 얘기와 함께...).
재정비하여, 12시20분쯤에 향로봉(535 m)을 정복하면서 시간도 많이 됐으니 잠시 휴식을 하자고 이경식, 염재홍 산우가 좋은 자리를 사전 답사후 마련하니 준비해 온 족발, 포도, 사과에 서해안 새우찜을 곁들인 시원한 막걸리(서울장수, 조껍데기)는 가히 땀을 흘려보지 않는 자는 어찌 그 맛을 알겠나이까...?
바로 그곳에서, 불참자에 대한 너무 아쉬운 마음에서 인지, 우리만 즐기기는 너무 아까워서인지 이 총장님께서 하소연을 한다. 기왕이면 많이 참석하고, 오는 전화만 기다리지 말고,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미리 연락을 해 주십사 하고...
여기에 분위기 파악이 덜된 본 글짓기 담당자 한마디 거든다. 숭고한 뜻은 알겠으나 너무 욕심내지 마시고, 아마도 지금이 바닥을 다지는 기간이니 조금만 기다리면 곧 반등이 있을것이라고... 존경하는 우리 이 총장님! 힘 내세요! 함께하는 우리 산우들이 있잖아요? ㅎㅎ
오늘 글짓기 담당이라고 김 회장님은 동반시(“저녁에”/ 허형만 시인)를 읊으라고 하신다...
금년 시산제(제 101회) 때에 처음 참석할 때도 읊었는데, 내 목소리가 좋아서 오늘 나에게 산행후기를 쓰시라고 한 것은 아닌지...?
잘 쉬고 한잔 하고나니 하체가 흔들린다. 더는 가기 싫은데, 그래도 갈 수 밖에 없어 터벅터벅 발길을 옮긴다. 사전 마음에 준비가 덜된 탓인지(?) 아니면 방심했던지(?) 하계기간의 일요일 산행이라고 조금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향로봉에서 하산 할까(?) 하는데 비봉(560 m)이 바로 저긴데 그냥 갈 수가 있는가...?
더욱이 “진흥왕순수비(사적 제228호)”를 만나볼 수 있는 비봉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하여 지친 몸을 이끌고 모두가 함께 강행군!!!!...
참고로,“진흥왕순수비”는 북한산에 세워졌던 신라‘진흥왕비’의 옛 자리 이란다.
“북한산비”는 비석을 세운이래 천이백여년 동안 잊혀져 오다가 19세기 전반에 추사 김정희 선생에 의해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비봉도 보았으니 이젠 하산 하겠지(?) 하는데, 염재홍 산우왈,“사모바위”가 바로 저긴데, 5분이면 갈 수 있고 거기가면 “삼각산”(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이왕이면 보고가자’는 산우들의 만장일치로 통일된 의견으로 재장전! 사모바위까지 정복을 하였으니... 가히 우리“광고 20회 시산회”답다. 여러 산행모임중 가장 알찬 산악회모임이라는데, 다시한번(힘은 들지만) 자긍심을 느낀다.
벌써 시간은 14시30분. 점심식사는 아직 못했지만 배고픈지도 모르겠다. 하산길 옹달샘에서 세면, 승가사 약수터에서의 휴식, 그리고 중간 계곡에서의 벌금도 감수한 세족을 하였다.
참 오랜만에 즐겨보는 산뜻한 산행이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석을 못한 여러 산우들도 이쯤이면 북한산에 함께 못 했음을 아쉬워 하겠지? 다음에는 꼭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
세족후 곧장 하산하니 당초 가기로 되어있던 뒤풀이 장소가 보인다(16시경,“옛골 토성”).
조금 어정쩡한 시간이었지만, 중요한 행사를 거를 수는 없었다. 소,맥주에 오리고기 그리고 연밥, 주변의 환상적인 경관과 함께 사우나에서 목욕... 좋은 산우들과 인생무상함을 음미하면서 지난 추억을 더듬어보고, 또 내일의 노후를 설계해 보면서 모두들 한 마디씩 거든다.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 소리, 우는 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평일랑 하지를 마소. 알고도 모른 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 척, 어수룩 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편안 하다오.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도 말고,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 하는 것도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돈 욕심 버리시고 죽으면 가져 갈 수도 없는 것,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나이들면서 품위있고 수준있는 이 좋은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너무 행복합니다.
횡설수설 졸필임에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산우들께 감사드리며, 존경하는 시산회원님들 모두가 만사형통하시고, 가정에도 항상 평안함과 행복이 넘치시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산행후기를 맺습니다... 산우들의 건강과 시산회의 영원한 발전을 위하여 시산회 파이팅!!!
[동반시] :“저녁은”/ 허 형만
어떤 이는 돈에 목말라 하고
어떤 이는 사랑에 목말라 하고
어떤 이는 권력에 목말라 하고
그렇게 목말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처럼 저녁은 시원한 바람을 강물처럼 풀어 놓는다
지금처럼 저녁은 목말라 하는 자들을 잠 재운다
어찌 어찌 숨어 있는 야생화처럼
영혼이 맑은 삶들만 깨어 있어
갈매빛 밤하늘 별을
무슨 상처처럼 어루만지고 있다
< 2009년 09월15일 최 광일 씀. >
“시산회”에 맨 마지막으로 가입한 최 소장님의 간결하면서도 산뜻한 산행후기이다. 우리 “시산회”산우들은 모두가 작가 수준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매회때 마다 그러했듯이 빠진 부분과 체제만 수정하여 그대로 공람한다.
당일 산행후기를 써 달라고 했을때, 본인은 매도 일찍 맞는게 낫다고 한 이유를 알겠네 그려. 바쁘시겠지만, 앞으로도 자주 산행에 참석하여 주시옵고, 산행후기도 자진해서 부탁드린다(년말 납회때 산행에 가장 많이 참석한 산우와 산행후기를 가장 많이 작성한 산우를 특별 포상하기로 함. 단, 전ㆍ현직 집행부는 제외).
지난 토요일(9/12일), 난 행복씨와 함께 잠시 야외로 산책을 하였다. 청평에 근무할때 간혹 가 봤던 그 곳이 그리워서 두물머리(양수리)와 북한강가를 따라 청평으로 가다가 새로 개통된 경춘고속도로를 타고가다 강촌에서 빠져나와 춘천 광판리(팔봉산 옆)에 있는 "속초 회냉면"집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팔봉산’옆 홍천강가에 있는 팬션(‘별이 eM는 강’대학친구 부인이 운영)에서 잠시 쉬었다가 왔었다(9/19일에는 '호명산'을 다녀 왔었지...).
팔봉산(302 m)은 여덟 개의 봉우리가 대부분 암봉으로 되어 있고 로프를 잡고 암릉을 오르거나 수직에 가까운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다. 홍천강 다리(팔봉교)를 건너면 다리 끝에 매표소가 있는데 매표소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약 30분 정도면 1봉을 오르고, 8봉까지 다음 봉우리를 오르는데 10~20분 정도 소요된다. 총 산행시간은 3~4시간 정도. 8봉은 오르는 코스가 가파른 암릉인데다가 하산코스도 급경사로서 로프를 잡고 내려와야만 하기에 산행 초보자나 여자들은 위험하다.
높이는 얼마되지 않지만,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는 8개의 봉우리로 된 산이지. 난, 약 4~5년전에 한번 오른적이 있었는데, 해산굴을 통과하면서 낑낑거렸던 일, 마지막 봉우리는 유격훈련을 방불케 했던 일 등의 기억이 생생하여 다시한번 오를까 하다가 이다음에 시간을 내어 산우들과 함께 할려고 그냥 먼 발치에서만 보고 돌아 왔었다. 또한 호명산은 청평에 근무할 적에 가끔 오르던 산으로서 옛추억이 그리워 행복씨와 아들녀석과 함께 다녀 왔었다(다음에 시간내어 두 산 모두 가 보세나).
금번 북한산(비봉) 산행도 지난 제116회 삼성산 산행과 같이 참석율이 너무 저조하여 제118회 산행 역시 북한산 산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북한산은 산우들도 잘 아시다싶이 산행코스가 다양하고 날씨가 좋은 날 산(봉우리)에 오르면 주변 조망이 아름답기가 그지없습니다.
가을철에는 특히 산행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드높고 맑은 청명한 하늘과 단풍이 곱게 물든 산, 곡식과 과일들이 풍성하게 익어가는 시기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 좋은 산우들과 함께 산행을 한다면 즐겁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원컨대, 다음 산행에는 부디 많은 산우들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 영종도 을왕리에서 김 종 화 拜上. -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한 것을 보면 가을이 문앞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몇 일전, 아침뉴우스에 설악산(대청봉)엔 벌써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지난 북한산 산행때 다음 산행도 역시 서울근교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산우들의 참석율이 저조할 뿐만아니라 적립된 회비도 거의 바닥 수준이다. 원거리의 좋은 산을 가 보고 싶어하는 산우들에겐 죄송한 마음 가눌길이 없지만, 이와같은 점을 고려하여 다음 제118회 산행까지는 서울근교(북한산) 산행을 하기로 하였아오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매회 산행때마다 약 1주일 전에 E-mail로 산행안내와 이 총장님으로부터 문자메제지로 산행 참석여부를 회신해 달라고 하곤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회신을 하지않는 산우들이 몇몇 계십니다. 집행부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부디 수신즉시 참석가능 유무를 회보해 주시옵고, 뷸확실의 경우에도 산행 2~3일전까지는 꼭 통보(전화 또는 문자)해 주시길 재삼 부탁드립니다...
금번 북한산(형제봉) 동반시는 이외수 님의“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을 선정 하였다.
이외수 님은 산우들이 잘 알다싶이 독특한 작품세계로 유명하다. 경남 함양출생(1946~)으로 강원도 인제고교를 나와 춘천교대를 중퇴하였다. 지금은 화천군의 산골에 살고 있지만, 한때는 춘천의 3수(이외수, 호수, 막국수)라고 일컬을 정도로 춘천에서 오래 살았다.
“왜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가? 고개 한 번 제대로 돌리면 바로 지척지간에 산이 있는 줄 뻔히 알면서...” 30년간 시종일관‘머리 좋은 놈이 많은 세상보다 마음 좋은 놈이 많은 세상이 아름답다’고 주장하며 독자를 각성시키는 글을 써온 소설가이다.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 때문에‘마지막 기인’‘언어의 연금술사’‘우리시대의 벌거숭이’이러한 닉네임이 따라붙어 다녔다. 그러면서도 그는 베스트셀러 제조기라고 할 수 있었다. 그가 쓴 작품은 큰 서점에서 순위권에 들 정도로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작품을 보는 독자와 평론가의 시각이 많이 다르기도 하였다. 평론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리얼리티의 배제와 초현실적인 이야기, 기행적 세계, 개연성 부족, 말장난스러운 말, 다듬어질 필요가 있는 문장 등 그의 작품을 평범하지 않은 사생활과 연관지어 비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그는 그림으로도 유명하고 작품 전시회도 연적이 있었다.
이외수님이 이 시를 쓰게 된 건 아마도 한그루 나무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나무는 많은 시에서 사용되는 소재이다. 나무가 상징하는 것은 많이 있지만, 이 시에서는 변함없이 한 곳에 머무르며 세월을 견뎌내는 존재 일게다. 비바람이 불면 우리 사람들은 비가 오지 않는 곳으로 피하거나 우산을 쓰지만 나무는 그렇지 않다. 언제나 그자리에서 비가 오나 눈이 퍼부어도, 바람이 불고 햇살이 따가워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우리는 경외감을 느끼는 것이 너무도 당연할 것이다. 이런 나무를 보며 우리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힘을 얻기를 바라는 것 같다.
우리는 나무와 같지 않아서 바람이 불어와 힘든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린다. 다시 말해서 사랑에 실패하면 그 사랑의 실패에 슬퍼하고, 일이 잘 되지 않으면 그 잘되지 않는 일에 슬퍼하고, 그런 식으로 우리는 고통의 방향을 따라 스스로도 고통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모든 바람들(아마도 나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도 한때인 것이다. 꽃이 피면 꽃이 지듯이, 해가 떴다가 해가 지듯이 그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저 나무도 바람 잠잠한 밤에는 하늘 바라보면 달빛 품으며, 희망을 꿈꾸고 있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지금 힘들다면 어느때고 매양 한곳에 묵묵히 서있으며, 세월의 모든 풍파를 견뎌내는 한그루의 나무를 보며 힘을 내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저 나무처럼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래도 굳세게 살아 나가길 바라는 것이다...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 이 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 시를 좋아하는 산 사람들의 모임“시산회”/ 김 종화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