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글/그림: 에밀리 그래빗
특징: 그림책 곳곳에 진짜 크리스마스 카드가 있음.
말하자면, 픽처북 인 카드!
카드를 하나하나 열어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
조금 있으면 칼라하리 사막에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요. 미어캣들은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지요.
“여보, 그쪽 모래 먼지 좀 털어봐요!”
“기다려봐요, 쓰레기만 밖에 내놓고.”
써니의 엄마 아빠는 부지런히 굴을 청소했어요.
“빨간 딱정벌레는 여기에 붙이고!”
“파란색 딱정벌레는 어디에 달까?”
써니의 동생들은 선인장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느라 바빴지요.
“듬뿍 넣고 팔팔 끓이고~!”
써니의 고모와 삼촌들은 먹을 것을 준비하느라 쉴 틈이 없어요. 모두들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써니만 빼고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위한 것들. 하얀 눈, 트리 장식을 걸어둘 잎이 뾰족한 나무, 예쁘게 포장된 선물들, 흥겨운 캐럴......”
써니는 책을 보다가 한숨을 푹 쉬었어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을 모두 찾아보았는데 지금처럼 해서는 전혀 완벽해질 것 같지 않았거든요.
“사막에는 책에 나와 있는 게 하나도 없어. 맛있는 음식도, 방울양배추도.”
써니는 짐을 꾸렸어요. 그리고 잡지에 나오는 것처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을 찾아 길을 나섰지요.
🥠 🐨
“어서 와, 해변 파티에 온 걸 환영해~!”
써니가 맨 처음 도착한 곳은 편지로 사귄 친구 케빈이 사는 곳이었어요. 케빈은 코알라인데,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었지요.
“우리 집이랑 다를 게 별로 없는 것 같아. 특히 모래사장은 칼라하리 같은걸.”
그래서 케빈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또 다른 곳을 찾아 떠났어요. 물론 출발하기 전에 가족들에게 카드 보내는 걸 잊지 않았지요.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삼촌, 동생, 사촌들, 또 나를 아는 모두에게. 저는 새우라는 걸 먹고 있어요! 전갈이랑 비슷한데 바다에서 살아요. 여기에도 모래가 엄청 많아요. 우리 집이랑 똑같죠. 하지만 어딜 가도 바다가 보인답니다! 나중에 케빈이 서핑을 가르쳐준대요. 대체 그게 뭘까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물에 젖는 것만 아니면 좋겠어요. 사랑을 담아, 써니 보냄.》
🌟🐵
“우끼끼~! 어서 와, 여기는 아름다운 파티장!”
안경원숭이 트레버가 사는 곳은 멋진 장식이 가득하고 트리로 만들기 좋은 나무도 많았어요. 별 모양 등이 반짝반짝 밤을 수놓아요. 하지만 잡지에서 본 것과는 전혀 달랐지요.
“캐럴은 없어? 눈은 어디 있고?”
“끼끼끼~ 눈은 여기 안 오는데? 그리고 안경원숭이는 캐럴 같은 건 안 부르지롱!”
써니는 좀 더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는 곳을 찾아 떠나기로 했어요. 가족들에게 카드를 보내고 나서요. 참, 카드에는 특별한 간식도 테이프로 딱 붙여 놓았지요.
《모두들 안녕? 여기는 음식이 맛있어요. 저녁 식사로 귀뚜라미를 먹었는데, 아직도 방울양배추는 못 먹었어요. 얼른 먹어보고 싶어라! 크리스마스 장식은 무척 아름다워요. 하지만 책에서 본 것처럼 뾰족한 나무에 달려 있지는 않았어요. 써니 보냄. 덧붙임, 맛보시라고 귀뚜라미 하나를 보내요!》
☔️🪺
“아, 날씨가 왜 이렇담? 여기서는 눈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써니는 물에 젖는 게 질색이에요. 그런데 숲 속에 토독토독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네요. 우울해져요.
“기운 내. 힘내라고 노래를 불러줄게!”
울새 친구 로빈이 상냥하게 말했어요. 명랑한 새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지요. 써니의 기분이 나아졌어요.
《모두들 안녕? 나는 로빈네 집에 왔는데, 이 카드 앞면에 그려진 눈 내리는 멋진 풍경과는 영 딴판이에요. 그래서 진짜 눈을 찾아 떠나려고 해요. 모두 보고 싶어요. 별로 밝지 않는 써니로부터.》
🧊❄️
“에구, 추워! 이렇게 추울 줄은 몰랐어!”
여기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제법 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추웠어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보이지 않았고요. 대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었지요.
“털이 눈처럼 하얗네. 도톰하고.”
“이래야 춥지 않거든! 넌 너무 추워 보인다.”
북극곰이 걱정스레 말했어요. 그리고 써니를 꼭 안아주었지요.
《안녕 드디어 눈을 찾았어요! 모래와는 완전히 다른 거였네요!》
🎉🎊
마침내! 크리스마스 트리를 찾았어요. 이곳은 ‘트리 관리청’이라는 곳인데, 써니는 그곳에서 잠시 일을 돕기로 했어요.
“우선 이거 입어. 그러다가 꽁꽁 얼어버리고 말 거야!”
펭귄들은 써니에게 따뜻한 스웨터를 선물했어요. 그리고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도 잘 가르쳐줬어요.
“아무 문제 없는 예쁜 트리는 이렇게 라벨을 붙이면 돼! 그리고 한쪽에 차곡차곡 정리해두는 거지.”
“트리를 봐서 너무 좋아. 그런데 많아도 너무 많네......”
《보고 싶은 우리 가족에게. 여기도 춥고 눈이 와요. 하지만 아늑한 곳에서 따뜻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펭귄들이 준 선물이 있기 때문이죠. 뭔지 맞혀 보세요! 모두 모두 정말 보고 싶어요. 하얀 눈에 둘러싸인 써니가. 덧붙임1, 평화로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덧붙임2, 저는 여기서 일을 돕고 있어요. 덧붙임3, 아무래도 완벽한 크리스마스는 못 찾으려나 봐요. 방울양배추도 못 먹어보려나.》
🎄🎁🧧🥨🥗🥬
크리스마스 전날 밤, 써니는 그야말로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만한 곳에 도착했어요. 바깥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모두가 캐럴을 불렀어요. 아름답게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고, 선물도 잔뜩 쌓여 있었지요. 또 온갖 음식을 곁들인 푸짐한 저녁 식사도 먹었어요. 방울양배추도 물론 있고요. 이 정도면 완벽한 크리스마스가 맞아요.
“왜? 이렇게나 완벽한데...... 하나도 기쁘지 않아.”
그런데 써니는 아직도 완벽하다고 할 수가 없었어요. 써니는 양말을 침대 삼아 잠들었어요. 손에는 카드를 꼭 쥐고 있었지요. 써니의 잠꼬대가 소곤소곤 들렸어요.
“받는 곳은, 넓고 푸른 하늘 아래 칼라하리 사막 모래 언덕 모래 굴 속의 미어캣 가족. 우리 집. 사랑하는 우리 식구들.”
그 소리는 아무도 듣지 못했어요. 산타 할아버지만 빼고요.
《모두들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사랑을 담아, 써니.》
🌌🌒🛷
칼라하리에도 크리스마스 아침이 밝았어요. 밤 사이 선물 상자들이 잔뜩 쌓여 있었지요. 하지만 미어캣들은 선물을 받아도 하나도 기쁘지 않았어요. 써니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거든요.
💝💖💗💓
어떤 선물을 열어 보기 전까지는요! 친절한 카드가 상자 위에 놓인 선물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요? 상자를 열었을 때 깜짝 등장한 건 누구였을까요?
《메리크리스마스 미어캣. 사랑을 담아, 산타로부터.》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많이, 아주 많이 사랑해요!”
첫댓글 진정 완벽한 크리스마스는 온 가족이 함께 정을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 훈훈한 동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