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세례 성사를 받을 때 새로운 이름(세례명)을 받는데,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났음을 의미한다. 세례 때에 성인의 이름을 자신의 수호자로 삼고 성인을 공경하는 풍습은 이미 고대 교회 때부터 시작되었다. 유아 세례 때 성인 순교자뿐만 아니라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천사의 이름을 사용해 그들을 본받고자 했다. 오늘날 교회법 제855조는 세례명에 대해 간략하게 “부모와 대부모 및 본당 사목구 주임은 그리스도교적 감정에 어울리지 아니하는 이름을 붙이지 아니하도록 보살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세례명은 성인들이나 성경의 인물 또는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드러내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성인의 이름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권에 상응하는 그리스도교적 정서와 의미를 지닌 여러 다른 이름도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교회 전통에 따르면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모든 사람에게 그를 보호하는 수호천사를 하나씩 두었다고 한다. 수호천사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며 선행을 하도록 인간들을 개별적으로 인도하고 온갖 유혹과 악으로부터 보호하며, 또 그들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임무를 하느님에게 부여받은 영적 피조물이다. 수호천사는 한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나 국가 혹은 본당을 수호하기도 하는데, 이는 교회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교리 가운데 하나이다.
수호천사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 개념은 성경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성경의 근거를 바탕으로 형성된 신심으로 점차 신학적으로 발전된 개념이다. 구약성경에는 위험 중에 있는 개인이나 공동체를 돕거나 보호하는 천사에 대한 언급이 산재해 있다(창세 19,10-14. 16; 24,7; 48,16; 탈출 23,20. 23; 다니 3,49-50; 시편 34,7-8; 91,11-12; 토빗 5장).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탈출 23,20)는 말씀처럼 천상의 교회를 향한 하느님 백성의 순례 여정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보호자와 안내자들의 현존과 역할이 있었다.
신약성경에서도 천사가 하느님 백성의 협력자라는 오래된 관념이 발견된다(사도 5,19; 12,7-10; 히브 1,14; 갈라 1,8). 또한 이 수호천사가 인간 개개인과 지속적이며 개별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전형적 표현이 마태오 복음서에 나온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18,10) 하느님 사랑의 보편성을 강조한 예수님의 이 말씀은 수호천사에 대한 교리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원천이 되었다.
로마의 성 헤르마스(Hermas, 5월 9일),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Clemens)와 오리게네스(Origenes) 같은 교부들도 모든 사람에게 그를 인도하는 수호천사가 하나씩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밀라노의 성 암브로시우스(Ambrosius, 12월 7일), 성 히에로니무스(Hieronymus, 9월 30일), 성 대 바실리우스(Basilius, 1월 2일) 등도 수호천사 개념을 발전시키면서 특별히 ‘인간들의 영혼을 지키는 존재’로 설명했다. 수호천사에 대한 교리는 중세 이후 더욱 발전하여 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1215년)에서 처음으로 수호천사 교리가 교의적으로 설명되었다. 옛 교리서에 수록된 수호천사에 대한 전통적 교리 내용은 “첫째, 수호천사는 육신에 대하여 많은 불행을 막아 주며 영혼 사정에 유효하며 세속적인 일이라도 도와준다. 둘째, 영혼에 대하여는 우리가 이기기 어려운 마귀 유혹을 물리쳐 주며, 착한 생각을 일으켜 선행을 권하고, 우리를 위하여 우리와 함께 기도하고, 특히 임종 때 우리를 도우며 우리 영혼을 천국이나 연옥으로 인도한다. 그러므로 영육 간의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수호천사를 향하여 도움을 청해야 한다.”(詳解天主敎要理 上)라고 했다.
현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성경이 보통으로 천사라고 부르는, 육체를 가지지 않은 영적인 것들의 존재는 신앙의 진리이다. 성전 전체의 증언이 일치하듯이, 성경의 증언도 명백하다.”(328항)라고 천사의 존재에 대해 신앙의 진리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사람은 일생 동안, 생명의 시작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천사들의 보호와 전구로 도움을 받는다. ‘모든 신자의 곁에는 그들을 생명으로 인도하는 보호자이자 목자인 천사가 있다.’ 이 지상에서부터 그리스도인의 삶은 신앙으로, 하느님 안에 결합되는 천사들과 인간들의 복된 공동체에 참여한다.”라고 수호천사에 대한 교리를 서술하고 있다.
수호천사에 대한 공경은 수도회를 중심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다. 9세기 기록에서 이미 수호천사 기념일을 지낸 기록이 발견되는데, 본격적으로 수호천사 기념일이 퍼지기 시작했던 때는 16세기부터이다. 교황 레오 10세(Leo X)는 1518년 교서 “Admonet nos”를 통해 5월 1일에 수호천사 기념일을 지내도록 허락하였다. 이 기념일은 1608년 로마 전례력에 추가되었고, 1670년 교황 클레멘스 10세(Clemens X)가 10월 2일을 수호천사 기념일로 제정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수호천사(Angelus custos, Guardian angel)를 의미하는 안젤루스(Angelus)와 그 여성형인 안젤라(Angela)를 자신의 세례명으로 사용할 수 있고, 10월 2일 수호천사 기념일을 축일로 지낸다.♧ 굿뉴스에서 따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