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6일 목요일
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90일 앞둔 오늘부터 후보자는 출판기념회를 할 수 없고, 선거에 나서려는 사람들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의원이 해당 선거구에 다시 후보로 나설 때는 물러나지 않아도 된다.
오전에 교육감 후보로 나서는 이가 기자회견을 했다. 신문마다 ‘출마의 변’이라는 말을 썼다. ‘출마의 변’이 뭔가? 나는 이러저러해서 선거판에 나선다고 하는 말이다. 이때 ‘변辯’은 말 잘할 변이다. 웅변雄辯 또는 대변代辯, 강변强辯, 궤변詭辯, 항변抗辯 따위에 쓰는 말이다. 너나없이 출마의 변이라고 쓰는데, ‘출마하는 말’, ‘후보로 나서면서’ 같은 말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말이 난 김에, 출마라는 말도 생각해 본다. 이 말은 ≪조웅전≫에 나오는 ‘번창출마飜椙出馬’가 말뿌리다. 창을 휘두르며 말을 타고 힘차게 달려 나간다는 말이다. 말을 끌고 나온다는 말에서 전투에 나선다는 뜻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선거에 후보자로 나선다는 뜻이 되었다. 뭐, 선거나 전투나 비슷하다. 선거고 전투고 이기고 지는 게 뚜렷하다. 선거에서고 전투에서고 진 사람은 다음 기회를 노리거나 쓸쓸히 역사의 뒷길로 물러나야만 한다.
오늘 교육감으로 나서겠다는 분도 “전국 꼴찌 교육”이라는 상투를 일삼는다. 강원교육이 전국 꼴찌라면 무엇이 어째서 꼴찌인지 또렷하게 짚고 말해야 한다.
낮에 지역에서 나온 신문을 보다 우연히 아래쪽 광고란을 보았다. 그런데 거기에 쓴 낱말들이 아주 엉망이다. 판넬, 샷시, 샷타, 파고라, 고시 같은 말을 가만 보면 일본말이다. 영어 panel, sash, shutter, pergola를 일본사람이 소리내던 걸 따라 쓰고 있는 셈. 이 말을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패널, 새시, 셔터, 페르골라다. 이를 일본에서는 파네루(パネル), 삿슈(サッシュ), '샷타(シャッタ-), 파고라(パーゴラ)라고 한다. 파고라는 이탈리아말 ‘페르골라(pergola)’에서 왔다고 하는데 옳은 소리인지 모르겠다. 일본말로는 격자무늬문을 ‘코우시(こうし·格子)’라고 한다. 지난 2월 눈이 많이 내려서 패널 같은 게 많이 팔 욕심으로 광고를 내겠지만, 언론사가 이래서는 안 되는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꽃샘추위라고 한다. 어제보다 춥다. 점심에 명태조림, 시래기무침, 묵무침이 나와 다른 날보다 밥을 많이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