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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05
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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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용병들이 2013년 바티칸 교황청에서 충성 서약식을 하는 모습. /위키피디아
올해 우리나라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에서 제시 린가드를 비롯해 여러 용병을 영입했다는 소식이 들려와요. 특히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인 제시 린가드는 한국 프로축구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히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답니다. 스포츠계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을 용병이라고 칭하는데요, 사실 용병은 돈을 받고 싸우는 직업군인을 말해요. 역사 속 유명한 용병들을 알아볼까요?
첫째, 게르만 용병입니다. 기원 전후 게르만족은 지금의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를 지나는 큰 강인 라인강 유역에 살고 있었어요. 게르만족은 큰 키와 체격이 튼튼했지만 농사짓는 법을 몰라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래서 자꾸 번영한 로마제국의 도시에 침입했죠. 게르만족의 침입에 골머리를 앓던 로마제국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어요. 차라리 강인한 게르만족을 용병으로 고용해 로마제국을 지키도록 하자는 것이죠. 게르만족은 용병으로 훌륭하게 활약했고 심지어 게르만족 출신 로마 장군도 등장했답니다. 로마제국은 처음엔 강인한 시민들이 직접 정복 전쟁에 나서 지중해 세계를 제패했던 나라였지만 이제는 로마를 지키는 사람이 게르만 출신 용병으로 바뀌게 된 것이죠. 결국 476년 로마 황제를 가까이서 지키던 게르만 용병의 대장이었던 오도아케르가 반란을 일으켰어요. 서로마 황제를 내쫓고 서로마제국을 멸망시켰답니다.
둘째, 제노바 용병입니다. 제노바는 이탈리아 북서 해안에 있는 무역도시예요. 제노바 용병의 주무기인 강력한 석궁은 활보다 더 멀리 쏠 수 있으면서 튼튼한 갑옷까지 뚫는 위력을 자랑했죠. 화살을 한 번 쏜 뒤에는 거대한 방패인 '파비스'에 숨어 재장전하는 전술도 갖췄어요. 적군으로서는 빈틈을 찾기 어려운 막강한 군대였어요. 제노바 용병들은 영국과 프랑스가 14~15세기 100년 넘도록 싸웠던 '백년전쟁'에도 프랑스군으로 참여했어요. 1346년 영국은 1만2000명 군대를 이끌고 프랑스 북부의 크레시숲으로 쳐들어왔어요. 이를 막아야 하는 프랑스는 제노바 용병을 포함해 총 4만 병력을 갖춰 우세해 보였어요. 하지만 영국은 장궁이라는 신무기를 들고 나왔어요. 길이가 180㎝가 넘는 큰 활인 장궁은 석궁보다 2배 먼 거리에서도 정확하게 화살을 쏠 수 있었어요. 영국의 장궁에 당황한 프랑스 군대는 큰 피해를 당하고 퇴각했죠. 한때 명성을 드날렸던 제노바 석궁병들은 이렇게 영국의 장궁에 밀려났어요.
마지막으로 스위스 용병이에요. 스위스는 인접한 바다가 없고 국토의 70%가 산악 지대라 무역과 산업이 발전하지 못했어요. 그 대신 장창을 지닌 강력한 민병대가 있었기 때문에 군사력을 필요로 하는 다른 나라에 가서 돈을 받고 대신 싸워주는 용병 산업이 발달했답니다. 스위스 용병들은 출중한 전투력과 엄격한 규율, 충성심이 장점이었어요. 심지어 프랑스 혁명 시기 프랑스 왕을 지키던 스위스 근위병들은 786명이 전사했다고 합니다. 스위스는 19세기 이후 중립국 지위를 얻게 되면서 용병 산업을 금지했어요. 그러나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을 지키는 스위스 용병은 종교를 수호하는 경찰 임무로 여겨져 15세기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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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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