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영남루에서 밀양강으로 내려가는 길목의 '밀양 아리랑' 노래비
1954년 4월 1일 영화감독 이창동이 태어났다. 이창동은 〈밀양〉 ‧ 〈박하사탕〉 ‧ 〈오아시스〉 등을 연출했는데, 1997년 작품 〈초록 물고기〉가 데뷔작이다. 이 첫 영화로 이창동은 그해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과 청룡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각본도 직접 썼으므로 백상예술대상 각본상까지 품에 넣었다.
〈초록 물고기〉의 막동은 군대에서 제대 후 귀향하는 길에 나이트클럽 여가수 미애를 만난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막동은 서울 영등포 일대 조직폭력배 우두머리 배태곤의 수하가 된다. 배태곤은 막동에게 자신의 영역을 침탈하는 김양길을 암살하라고 지시한다.
막동은 김양길의 업소를 찾아가 화장실에서 그를 살해한다. 하지만 배태곤은 임무를 완수한 막동에게 상을 주기는커녕 공사장으로 불러내어 죽인다. 배태곤은 막동이 죽는 광경을 미애에게 보여준다. 배태곤은 미애와 막동이 자기 몰래 정을 통해온 것을 알고 있었다.
얼마 후 막동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큰나무 집’ 식당에 배태곤과 미애가 나타난다. 배태곤은 어디서 본 듯한 청년이 식당 안을 오가는 것을 목격하지만 그가 막동의 형제라는 사실은 알아채지 못한다. 식사를 마친 후 미애는 막동의 사진을 발견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1929년 4월 1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가 태어났다. 그의 첫 장편소설 제목이 〈농담〉이다. 농담을 즐기는 20세 대학생 루드빅은 연애감정을 느껴온 마르케타에게 현실비판적 내용을 살짝 담은 엽서를 보낸다.
그 일로 루드빅은 공산당 실력자 제마넥의 탄압을 받아 탄광 지대 군부대로 징집된다. 그곳에서 루드빅은 노동자 루치에를 좋아하게 되지만 집단 강간 피해 경험을 가진 루치에는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종적을 감춘다.
15년 후 루드빅은 자신을 박해했던 제마넥에게 복수하려고 그의 아내 헬레나를 유혹한다. 하지만 제마넥은 이미 다른 여자에게 정신이 쏠려 있어서 루드빅의 노력은 원천적으로 의미가 없어진다. 루드빅은 허탈에 빠진다.
〈농담〉도 〈초록 물고기〉도 사랑 · 배신 · 증오 · 욕망 등 사소한 계기로 말미암아 삶 전체가 뒤틀리고 바뀌는 인간사를 보여준다. 루드빅과 루치에, 그리고 막동과 미애의 진실된 사랑이 눈물겹지만, 그것 또한 언젠가는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가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 인생은 정녕 흘러간 시간을 되뇌면서 안타까움과 미련을 곱씹는 그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