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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 (色盲 color blindness)
빨간색·초록색·파란색의 3가지 색 가운데 하나 또는 그 이상을 가려내지 못하는 것. 색을 볼 수 있는 능력은 사람을 비롯한 영장류(靈長類), 어류, 양서류, 일부 파충류, 몇몇 조류 등의 척추동물과 벌·나비에 국한된다. 망막은 안구의 뒤와 옆을 안에서 감싸고 있는 빛에 민감한 조직층으로서, 사람의 경우에는 망막에 원추 모양을 한 3가지 종류의 시세포(視細胞)가 있어 색깔을 감지한다. 첫번째 종류는 청보라색 파장을, 2번째 종류는 초록색 파장을 가장 잘 흡수한다. 3번째 종류는 노란색 파장에 가장 민감하지만 빨간색에도 상당히 민감하다. 색맹은 선천성 색맹과 후천성 색맹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성색맹은 여러 색상을 감지하는 원추세포에 결함이 생겨 일어나고 반드시 양 눈에 나타나며, 색을 전혀 식별하지 못하는 전색맹과 특정한 색 1가지 이상을 식별하지 못하는 부분색맹이 있다. 전색맹은 흑백사진을 보는 것처럼 명암(明暗)이나 농담(濃淡)의 차이로만 사물에 대한 식별이 가능하다. 이런 사실로 보아 전색맹은 원추세포는 기능하지 않고 간상세포만 기능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경우로 대개는 약시(弱視)와 함께 나타나며 시력은 0.1 이하이다. 부분색맹은 빨간색·초록색·파란색 중 1~2가지를 식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적록색맹이 가장 많다. 빨간색 색맹인 사람들은 보통 빨간색과 초록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반면에 파란색 색맹인 사람은 파란색과 노란색을 구별하지 못한다. 초록색 색맹인 사람은 색 스펙트럼에서 초록색 부분만을 보지 못한다. 후천성색맹은 망막이나 시신경의 질환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심인성인 경우도 포함된다. 색상을 감지하는 기능장애보다는 시력장애가 더 심각하고, 원인질환이 치료되면 색상감지 기능도 회복된다. 색맹은 여자보다 남자가 약 20배 정도 더 많은데 이는 성염색체상에 있는 유전자에 의한 열성형질 때문이다. 여자는 양쪽 부모 모두에게서 형질을 물려받을 때에만 색맹이 된다. 색맹인 남자와 정상인 여자에서 난 딸은 색맹이 아니지만 색맹형질을 가지고 있다. 즉 이 딸은 색맹인 아들과 색맹형질을 갖는 딸을 가질 수 있다. 색맹인 남자와 정상인 여자의 아들은 모두 정상이며 색맹형질을 자손에게 전달할 수 없다. 정상인 남자와 색맹형질을 가진 여자의 아들은 색맹이 될 수도 있으며 딸은 형질보인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색맹은 세대를 건너뛰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