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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의료원정대 첫날. 강남구의사회 소속 의사 7명과 간호사 1명, SBS김소원 아나운서, 후원사인 동아ST 직원, 그리고 월드비전 직원들로 이루어진 의료원정대는 들뜬 마음으로 부룬디 루타나 지역, 기호피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 8시에 병원 마당을 꽉 채운 수 백 명의 사람들. 전문의가 없는 루타나 지역에 한국에서 전문의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이 모여든 것입니다. 걸어서 한, 두 시간은 기본이고, 6시간동안 걸어온 사람들, 심지어는 3일전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소아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4개의 과로 나뉘어져 진료를 진행했습니다. 의사들은 아침부터 점심시간도 여유 있게 갖지 못한 채 끊임없이 모여드는 환자들을 보았습니다. 오후 6시가 지나 날이 어두워져 어쩔 수 없이 진료를 중단해야 했지만, 하루 종일 줄 서서 기다리고 있던 부룬디 사람들의 눈빛에 의사선생님들은 쉽게 진료를 마칠 수가 없었습니다.
▲ 아침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모여든 환자들로 가득했다.
의료봉사 둘째 날 오전 진료는 루타나 병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성형외과 전문의이신 권성일 원장 님은 환자들의 혹을 떼어주는 수술을 진행했고 수술에는 현지 병원 의사들도 함께 참여해서 한국 의료진들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13년 희망원정대를 통해 SBS 최기환 아나운서, 유혜영 아나운서가 함께 지원한 루타나 산모병동에서는 산부인과 전문의 유진아 원장님이 루타나 병원 원장님과 함께 진료를 보시며 교육을 시켜주기도 했습니다.
의사들은 쉬지 않고 환자를 보았고,
늦은 시간에 전등이 없어 손전등에 의지한 채 진료하기도 했다. ▶
이틀에 걸쳐 기호피 병원과 루타나 병원에서 진행된 의료봉사를 통해 병명을 모르던 사람들은 아픈 이유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약을 처방 받고, 간단한 수술이 필요한 사람들은 수술을 받는 등 의료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던 약 850명의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몸의 상처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도 치유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 병원 뿐 아니라 마을에 왕진을 가서 아픈 아이들을 진료하기도 했다.
병원에서 작은 아이가 말라리아로 인해 목숨을 잃고 하얀 천으로 덮어진 채 운반되는 모습을 보고 소아과 전문의 김미화 원장님은 남겨진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병원에서 작은 아이가 고열로 심하게 우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의사와 엄마를 보며 SBS김소원 아나운서는 아이의 고통과 부룬디의 현실에 아픈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의료원정대 활동 마지막 날, ‘희망TV SBS’의 후원으로 지어진 카바고 희망학교 교실에 의료원정대가 들어가자마자 힘차게, 신나게, 뜨겁게, 의료원정대를 환영하는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의 모습에서 모두의 눈시울은 또 한번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그 눈물은 많은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들의 슬픔에 대한 안타까움,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것 같은 미안함, 자신에 대한 깨우침 그리고 그들을 도와주고 싶은 간절함과 그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모두 담겨있는 뜨겁고 깊은 눈물입니다.
지난 해 희망원정대가 부룬디에서 흘렸던 뜨거운 눈물이 씨앗이 되어 부룬디 아이들에게 희망학교와 식수탱크, 산모병동 등을 선물해준 것처럼, 이번에도 한국에서 온 의료원정대가 흘린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부룬디에 한 알의 밀알이 될 수 있기를. 5월 30일과 31일 방송될 ‘희망TV SBS’를 통해 시청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녹이고, 그 마음이 모여 부룬디를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기를. 앞으로는 부룬디를 찾는 사람들이 아픔보다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를….
한국에서 대규모 인원이 방문했기 때문에 부룬디 현지에서도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현지어 통역부터 일정 조율, 주민들 질서 정리 등 많은 부룬디 월드비전 직원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이번 의료원정대 방문에 매일 10명이 넘는 부룬디 월드비전 직원이 동행하며 의료진을 도왔습니다. 모두 본인의 업무를 뒤로한 채, 쉽게 올 수 없는 기회인 진료 혜택을 한명의 주민이라도 더 받게 하기 위해 낮 시간에는 의료원정대와 함께 하고 저녁이 되어서야 본인의 업무를 하는 등 열정을 다했습니다. 의료원정대 활동이 끝나고 부룬디를 떠나기 전, 부룬디 월드비전 사업장의 두 매니저가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들의 진심 어린 순수한 마음은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 부룬디월드비전, 한국월드비전 직원들, 힘든 하루를 마치고 숙소에서 다같이 찰칵!
▲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부룬디월드비전 매니저(우측부터 도네시안 부조야, 페르디난드은 조키란티베)와 한국월드비전 조평세 대리
"지금 우리는 한국에서 천사들을 맞이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나 천사들이 찾아가서 도움을 주듯, 한국에서 천사들이 와서 우리 아이들과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당신들은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입니다." -부룬디 월드비전 매니저 페르디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