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전형서 1지망과 2지망까지 지원 가능한 연대, 상위권 대학 타격 클 듯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연세대 입시 설명회 후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4월 28일 연세대에서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다녀 본 설명회 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설명회라는 생각이 드네요.
연세대 대강당 백양관 백주년 기념관에 노천극장까지 모두 4곳에서 1만 명 가까이 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야 말대로 운집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대교협 주최 입시 설명회가 경희대에서 열려 분산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말 많이 오셨더군요.
제가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건데 정말 연세대는 인기가 많습니다. 연대하면 자유와 글로벌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외고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연대가 어떤 입시 요강을 발표하는지는 학생과 학부모 외에 다른 대학들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죠.
이날 설명회에서 정갑영 총장님은 1학년 학생들에게 기숙사 생활을 시킨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하셨는데 많은 학부모들은 그런 혁신적인 시도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미 연대가 외고생들에게 유리하다는 글로벌 리더 전형을 폐지한 것은 다 아실 것이고요, 이날 설명회에서는 메가톤급 뉴스가 발표됐습니다. 연대가 한 전형에서 모집단위를 두 개까지 쓸 수 있다는 변화를 공개한 것이죠.
즉 논술 전형에서 1지망을 경영대를 쓰고 2지망을 사학과를 쓸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학생부 우수자 전형도 1지망은 언홍영(언론 홍보 영상학부)를 쓰고 2 지망은 조금 낮춰 노어노문학과를 쓰는 것도 가능하지요. 대교협은 이것은 현행법에 전혀 접촉되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만약에 겉으로는 통합 전형이 아니지만 수시 지원을 한 전형에서 두 번 해도 카운트는 한 번만 친다면 형평성 때문에 제재하겠지만 한 번 지원에 한 번 카운트가 되니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실제 학력고사를 치른 학부모님들은 아실 겁니다. 그 때는 대학을 하나를 쓰고 과는 3개까지 쓸 수 있었죠. 복수 지망이라고 해야 되나요. 1지망 2지망이 제가 알기로는 10년이 넘게 사라졌다가 이번에 연대를 계기로 부활한 것입니다.
저는 이 전형 방식은 신선하지만 다른 상위권 대학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소식이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장 그날 저녁에 상위권 재수생 수업 중에 연대가 이런 전형 계획을 발표했는데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 봤죠.
제 예상대로 당연히 연세대 논술 전형을 두 개 쓰겠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1등급도 많고 논술 잘 쓰는 친구들도 많이 지원하는 정외과를 쓴다면 다른 하나는 언수외 1등급도 적고 논술 준비도 상대적으로 덜 한 학생들이 몰리는 과를 쓰는 식으로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이들은 재수생이기 때문에 서울대 지원을 꺼리지만 현역 고 3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서울대 지균이나 일반 전형을 한 번 쓰고 제가 볼 때 2~3개를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세대를 내신이 아주 좋은 학생은 학생부 우수자 전형을, 내신도 좋고 논술 준비도 되어 있고 수능 모의고사도 잘 나오는 그런 학생들은 논술 전형을 2개까지 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고대를 하나 쓰면 수시 6회 제한에 걸리는 것이지요.
이 학생들은 지난해까지는 다른 패턴이었습니다. 보험 차원에서 수시 2차에 논술을 보는 학교들을 대거 지원했고 모의고사가 조금 불안한 학생들은 수시 1차 학생부 전형에 원서를 냈습니다. 이제는 6회라는 제한 때문에 그럴 수가 없는 것이지요.
이 이야기는 서울대 연고대는 수시 6회 제한에 타격을 받지 않지만 나머지 상위권 학생들을 수시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즉 이들 대학들 대부분도 언수외 합 4, 언수외 백분위 합 288 등 나름의 우선 선발 기준을 제시하며 수능 고득점자를 수시에서도 선발하려고 했는데 그게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그럴 경우 경쟁률도 떨어지고 실질 경쟁률도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경우는 우선 선발 기준만 채우면 합격할 확률이 대단히 높아지는 것이지요.
물론 예상과 달리 실제 원서 접수에는 상위권 학생들이 불안해서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연대를 하나만 쓰고 하향 지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연대에 대한 로망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대에 푹 빠져 있는 많은 학부모, 학생들이 있기에 저는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논술을 가르치다보니 그 로망스라는 게 하루 아침에 사라질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은 점점 더 확신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논술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저는 묻습니다.
왜 논술을 일찍부터 시작하느냐고 질문하면 거의 80~90%가 수시 1차에서 연세대를 가고 싶어서 논술을 한다고 답합니다. 그렇게 준비했고 실제로 연대가 복수 지망을 허용하면서 논술 전형으로 합격의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지원 카드를 한 장 더 쓰지 않을 리가 없겠죠. 연대는 그런 면에서 아주 행복한 대학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논술 고사를 수능 한 달 전인 10월 6일에 보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는 게 아닐까 싶네요. 논술 강사들은 10월 초 추석 특강을 아우러지게 보낼 수 있어서 좋아하겠지만 학부모와 학생 입장, 특히 연세대는 가고 싶은데 확실하게 111이 안 나오는 학생들에게는 심적으로 대단한 부담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