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걷지를 못해서 온 몸이 삐거덕 거립니다. 잠을 좀 설치더라도 서너시간이라도 걸어야 될 것 같았습니다. 얼마전 복개된 동천을 답사했다는 기사가 나서 한번 걸어볼까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나서기 전 자료를 찾아보니 의외로 길 자체보다는 길 옆에 묻어 있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봉하마을 막걸리 주점 '바보주막', 잘 몰랐던 4.19 발생장소, 부산포 박물관, 경남공고 강수열열사 추념탑, 옥상마을등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으면 나름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걸으면 복개된 동천도 빨리 열리지 않겠나 하는 기대도 해 봅니다.
오랫만에 보는 춘천은 어느새 봄기운으로 가득하고 느티나무는 화양연화를 뽐내고 있습니다 민들래도 보이고 냉이꽃도 보이고 봄 까치꽃도 보이고 몽오리 맺는 영산홍 활짝핀 철쭉은 왠지 모르게 마음을 들뜨게 만듭니다 부산국악원 앞에서 내렸습니다. 해운대에서는 63번 버스를 타면 한번에 오는군요 둘러보다가 어릴 적 생각에 격세지감이 몰려듭니다. 이 정도의 규모이면 볼거리가 부족했던 어릴 때에는 대대적인 홍보로 금방 알았을텐 데 볼꺼리가 넘쳐나는 요즘에는 언제 이런 것도 있었나 할 정도로 부근에 사는 분이 아니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만감이라면 좀 그렇지만 무상을 느낍니다
건너편 하야리야 부대가 철수한 시민공원 부지 담을 따라
진양고가교 앞에 도착했습니다. 복개로를 따르려면 이 곳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이 곳에서 영광도서까지는 거의 직선 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잘 살펴 횡단보도를 건너기도 해야 됩니다) 번화가에서 한발자욱만 들어오면 아직도 70년대쯤의 모습을 하고 있는 집들도 많이 보입니다.
동해 남부선 굴다리도 지나고 우리네 삶 만큼이나 얽힌 전기줄이 널려있는 골목도 바라보고
영광도서 윗편 골목에 있는 바보주막을 찾아 봅니다. 이 곳은 노 전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연 가게라고 합니다. 제법 많은 문인들이 드나드는 곳이라고 하는 데 지금은 낮시간이라 손님이 없습니다. 휴일 아침이면 산행 차량으로 정신없는 영광도서 앞을 지나고 예전 1960년 부산진 경찰서가 있던 자리에는 부산은행 부전동지점 건물이 들어서 있고 이 곳이 부산의 4.19 혁명의 시발점이라는 기념비도 보입니다 길건너 삼오정에서 시작되는 서면 일번가 칼국수 골목을 지나고 건너편 몇년전 문을 닫은 동보서적 아랫편 골목길 젊은의 거리쪽으로 들어서면 바라보이는 맞은편 건물 5층에 부산포 박물관이라는 개인 박물관이 있습니다. 체계적인 것은 아니지만 선조들의 여러가지 물품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 많은 물품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료로 운영을 하며 초등학생들의 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홍보를 통해 뜻있는 분들과 함께 더 많은 물품들이 전시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맹자와 논어도 보이고 갓도 보이고
짚신도 보입니다
공주가 입었다는 옷도 있습니다
관리하는 실장님과 잠시 얘기를 나누고 ...
얼마전 시설한 부전도서관 맞은편 수리와 창의력 실습장소인 궁리 마루도 보고 경남공고로 들어가서 살구꽃도 구경하고
4.19 강수영 열사의 추념탑도 구경해 봅니다. 내용을 읽어 보니 잘못 알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알던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시위도중 경찰의 소총 개머리판에 맞아서 개울에 떨어져서 의식불명이 되어 있던 열사를 수레로 학교로 싣고 오는 것을 보고 죽은 줄로 알고 분노해서 전교생의 시위로 번졌다고 알고 있는 데 총에 맞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개머리판에 맞은 것 보다는 총에 맞은 것이 더 극적이겠지만 역사라는 것은 있는 그대로 기록해야지 가감을 한다면 기망에 다름 아닙니다. 돌아 나오며 잘가꾼 향나무와 인사를 나누고 복개가 끝나는 광무교로 가서 거창한 이름의 '백천폭포'를 찍어 보지만 지금은 바닷물을 끌어 들여 정화하는 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물을 흘려 보낼 때 보면 1 미터 남짓되는 보에서 떨어지는 물이 보입니다. ^^ 이 곳 부터는 하천이 그대로 보입니다. 바닷물로 정화를 한다고는 하지만 좀 그렇습니다. 상류쪽에서 깨끗한 물을 흘리지 않은 다음에야 정화될 것 같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짓고 있는 문현 금융단지 건물을 지나
썩은 다리라 불리는 무지개 다리 부근에서 중앙시장 건물 옥상에 있는 옥상마을로 향합니다. 이 옥상 마을은 오래전 TV에서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보통 옥상은 비어 있는 공간인 데 이 곳에는 200여 가구 정도로 마을을 이루고 있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곳입니다. 몇년전 철거를 했다는 말과 아직 남아 있다는 말이 있어 진위도 확인할 겸 다시 찾았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며 옛날 재래시장 건물을 찾아도 보이지를 않습니다. 주변분에게 여쭤보니 대부분 철거되고 일부만 남아 있다고 그럽니다. 좌측 낡은 건물이 청과물 조합 사무실이 있는 건물이고 이 옥상에 남은 10가구 정도의 집이 있습니다.
우측의 이 계단을 올라가면 여느 골목길과 다른 점이 없는 집들이 보입니다
. 길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집은 여느 골목집들과 같습니다 건너편에는 초고층의 아파트 ... 많이 이질적입니다.
우암 고가교 아래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문현 지하철역으로 향합니다.
회상
잠시 반짝이다 지나간 청춘처럼
언제나 길손처럼 세월을 떠돌지만 |
출처: 일상의 변두리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
첫댓글 회사근처인데 이런 곳도 있었다니....서면도 꽤 넓은 지역인가 봅니다^^
남연님따라 복개도로 걷기를 시도해 보고파 지네요 ㅎㅎ
우와.. 평소에. 자주 보는 곳들인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함께 걸어서본 기분입니다~ 오랫만에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옛날 생각 나네요^^
중학교시절 다니던길이라 생각이 절러 나네여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