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웹진 퍼슨웹, 종이책으로 세상과 다시 만나다
인터뷰 전문 웹진 <퍼슨웹>이 오프라인 종이책 <<눈맞춤을 쓰다-퍼슨웹 인터뷰 앤솔러지 1_ 2004>>를 발간했습니다. 2000년에 출범한 <퍼슨웹>은 상업주의와 유행에 휘둘리지 않는 자세와 내용 있는 컨텐츠로 온라인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새롭게 출발한 문화기획집단 <퍼슨웹>과 함께 특유의 깊이와 울림을 가진 인터뷰를 뽑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습니다. 기존의 웹Web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의 사진과 글들로 독자들에게 새롭게 다가 가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1년에 2번. 이 앤솔러지를 통해 보다 많은 독자들을 만나겠습니다. 퍼슨웹의 인터뷰를 통한 세상 읽기에 많은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가장 스타일리쉬(Stylish)한 것이 가장 진보적인 것이다.
≪눈맞춤을 쓰다 - 퍼슨웹 인터뷰 앤솔러지 1_2004≫은 먼저 “예술가로 산다는 것, 예술로 싸운다는 것!”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올드보이>ㆍ<JSA>의 박찬욱 감독, <살인의 추억>ㆍ<플란다스의 개>의 봉준호, 한국 영화사상 가장 완성도 높은 스타일의 영화를 만든 두 감독이 먼저 다른 매체에서 들려주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정치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그들은 진지한 작가적 태도와 개인적 경험이 스타일과 내용의 충실함을 동시에 이룬 힘임을 말해줍니다. 예술을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두 감독의 이야기는 좋은 영양제가 될 것입니다.
영화적 현실과 현실적인 영화, 상업적 성공과 작품성, 정치적 입장과 감독으로서의 위치 - 모순과 긴장 속에서 감독은 영화를 만듭니다. 영화감독도 일종의 경계인이라 할까요? 경계를 통과하는 박찬욱 감독 자신의 내공은 현실에 대한 분노와 세계에 대한 확고한 자기 입장입니다.
영화를 잘 만들고 못 만들고 보다는 감독이 가진 애티튜드(attitude)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계관이랄까요? 세상을 보는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 그것이 영화가 훌륭한지 아닌지 가늠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해요.
- 영화감독 박찬욱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봉준호 감독도 예술에 대한 자기 생각과 감독이 된 과정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린시절부터 지독한 ‘TV 키드’였던 봉준호는 늘 ‘카메라 뒤’가 궁금했기에 결국 영화감독이 됩니다. 그는 80년대 말의 학생운동을 경험했으면서도 ‘개인’과 ‘재미’에 대한 추구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살인의 추억>처럼 사회와 시대를 독특하게 조명하는 영화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난 결국 개인에게 관심이 많아서 개인들에게 미시적으로 접근하다보면 사회전체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접근 방법이 좋아요. 개인적인 구체성이 없는 영화는 싫어해요. 거대사극 같은 것도 마음에 안 들고. - 영화감독 봉준호
성자 같이 선하고 아름다운 보일러공 시인 이면우,
환경운동과 인권운동 등 ‘현장’이면 어디든 달려가 싸우는 예술 전사 최병수,
젊은 패기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는 만화가 박건웅
- 세 사람의 예술가는 ‘주류’로부터 비껴나 있으면서 독특하게 자기만의 세계를 이루어 지키고 싸워나가는 시인이자 화가들입니다. 이들 또한 가장 솔직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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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논픽션 - 우리 주변의 내 친구 이야기, ‘너 청춘 게 섰거라’
책의 큰 두 번째 꼭지는 보통의 인터뷰 글과는 형식이 많이 다른 글로 묶었습니다. 아주 단아한 단편소설처럼 문학적 향기가 높은 이 글들은 인터뷰 글쓰기가 어떻게 자유롭고 창조적인 스타일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양방향 글쓰기, 즉 글쓴이의 내면과 인터뷰 대상의 속내가 어우러져 빚은 참으로 독특한 논픽션입니다.
이 글들의 주제는 ‘청춘의 날들.’ 글에서 자기 삶을 스스로 돌아보고 그것을 옮겨 말하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20대들입(이었습)니다. 재수생 생활을 견디고 서울로 와서 대학생이 된 소현이, 가출해서 노동자가 되었다가 노점상이 된 운길이,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차별’을 견디며 어른이 되어가는 화교 청소년 옥상이가 그들입니다.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오늘날의 20대도 얼마나 성찰적이며 진지한지 이 글들은 보여줍니다. 이렇게 뛰어난 글솜씨로 20대가 자기네 삶을 성숙하고도 흥미롭게 보여주는 20대의 이야기는 결코 흔하지 않을 것입니다.
누가 물어보면 ‘재수생인데요......’, 그러면 어디든지 그냥 통과야.
이건 무슨 투명인간 같은거지. 학생들도 우리한테 관심없고, 전경들도 우리한테 관심 없고, 다들 자기하는 일에 바빠서. ‘재수생은 좀 비키라’는 분위기
- 재수생 소현이
“못하니까 포기했잖아요!”
갑자기 옥상이가 버럭 소리를 높여 화를 냈다. 인천에 사는 약3000여 명의 화교 중 의사는 단 2명뿐이다. 그래서 “하고 싶으면 하면 되잖아”라는 말은 정말 무책임하고 무감각한 말이었다. 저런말을 조언이랍시고 내뱉다니. 옥상이의 예민한 반응에 약간 당황했고 미안했다
- 화교 청년 옥상이
With 이미지프레스
이 책의 사진은 다큐멘터리 사진가 집단 <이미지프레스>(imagepress.net)의 사진가들(강제욱, 노순택, 이상엽, 임재천)들이 찍었습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사진가 네트워크를 실현하는 이미지프레스 (imagepress.net) 작가들의 작품은 인터뷰의 현장감과 깊이를 더해줍니다. 사람 냄새 묻어나는 작품들이 과감한 편집과 어우러져 볼만합니다.
히든트랙, 스페셜 인터뷰
책 속에는 퍼슨웹 애독자들을 위한 보너스 트랙이 감춰져있습니다. 인기를 끌었던 두 인터뷰 글을 특별히 편집하여 실었습니다. ‘엽기’로 소문난 두 젊은이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