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칭ㅡ수식관ㅡ교호호흡ㅡ정뇌호흡ㅡ위빠사나ㅡ사마타 순서로 진행하였다.
수식관을 할 때조차도 잡생각이나 어떤 심상이 끼어든다. 그럴 때면 숨을 잠시 참았다가 그것이 사라지면 다시 이어나간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니 1부터 10까지 세는 데에도 한참 걸렸다. 처음으로 되돌아오기를 몇 차례. 1~10까지를 한 세트라고 할 때, 두어 차례 정도 반복할 수 있었다.
교호호흡ㅡ보통 아침에는 마음이 차분한 편인데 오늘은 이상하게 그러질 못하여, 교호호흡을 진행. 오른쪽 콧구멍(교감신경ㅡ흥분) 보다는 왼쪽(부교감신경ㅡ이완) 위주로 진행하였다. 아무래도 교감신경이 항진된 나머지 몸이 이완되질 못해 마음이 이리 들뜬다는 생각에서.
정뇌호흡은 잘 안 하는 편이나 오늘은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 정뇌호흡을 하다가 어느 순간 어김없이 양팔에 한기가 들고 두 손이 저리는 감각을 경험함. 현기증이 남. 온몸이 수축되는 듯한 느낌을 알아차림.
이런 상태가 되자, 위빠사나(알아차림)에 들기에 좋은 몸이 되었다는 생각에 바로 알아차림으로 넘어갔다.
알아차림을 하는 도중, 왼쪽 눈가에 눈곱이 끼었는지 이물감이 들었다. 그순간 눈곱을 떼고 싶다는 '욕구'가 내 안에서 일었고, 욕구가 일자 동시에 짜증이 살짝 따라붙으며 호흡이 얕아지는 것을 느낌. 그것을 알아차리곤 다시 호흡으로 돌아와 조금 더 긴 날숨을 뱉어봄.
그러고선, 내 안에 이는 이 감정과 감각(욕구, 짜증)을 관찰해보았다. 호흡을 조금 의식적으로 길게 내뱉으며 그 감각을 주시하고 있노라니 그제야 그 감각과 조금 분리될 수 있었다. 그것을 작은 고무공 굴리듯이 조금 더 오래 만지작거려 보았고 관찰해보았다.
그러다가 다리 어느 부근에서 작은 경련이 이는 것을 느껴, 이번에는 신경을 그곳으로 옮겨 관찰함.
이런 식으로 나의 몸, 실루엣 선을 따라 한 바퀴 돌며 감각을 관찰함. 이상하게도(?) 내가 어떤 부위에 신경을 옮길 때마다 그 부위의 근육이 나를 의식한 것마냥 움찔거리며 경련을 일으켰는데, 그런 현상은 내게 마치.. 나의 정신과 육체가 서로 텔레파시를 하고 있는 듯한 요상한 느낌을 줌.
위빠사나에서 서서히 호흡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며 사마타, 집중명상으로 이동.
이동할 즈음엔 온몸이 이완되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한껏 쪼그라들어 있던 풍선이 서서히 부푸는 느낌.
아마도 전전 단계에서 정뇌호흡을 거쳤기에 이완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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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타 하기에 좋은 몸, 위빠사나 하기에 좋은 몸 등이 각각 따로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오늘은 그때그때 내 상태에 따라 알맞을 법한 호흡법을 택해 가져올 수 있어 좋았다. 그것이 내게는 '새로운 발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첫댓글 아난다님, 명살 수행 아주 좋은 수행 자세로 잘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