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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하려면 기계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부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칼과 도마입니다. 정직한 재료도 물론이거니와 손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여 가게 상호마저 김씨도마라고 지었으니 조미료보다는 천연재료를 이용해 손 맛으로 만드는 요리를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추천하고 싶은 건 도마국수. 국수의 종류는 3가지로 닭국물이 육수로 쓰이는 도마곰국수, 멸치국물의 도마국수, 그리고 비빔국수인 도마비빔국수로 모두 괜찮은 듯 싶습니다. 이 밖에 돔베고기(상어고기), 궁중떡볶음과 문어회가 대표메뉴가 있는데 이 중 상어의 생고기를 열흘 정도 숙성하여 발효 된상태에서 껍질이나 고기를 양념에 찍어 드시거나 이를 찌고, 굽고, 튀기며 상어고기를 삭힌 홍어와 같이 코를 뻥~ 뚫어 주도록 만드는 독특한 맛을 볼 수 있도록 만든 돔베고기가 인상적이나 가격의 부담이 느껴져 아쉽기도 합니다.
3호선 경복궁역 6번 출구로 나와 현대적선빌딩 옆 종교교회 쪽으로 직진, 교회 옆 광화문시대 오피스텔 지하1층에 위치.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던 2007년 12월 31일. 강 추위에 사람이 얼마 없을 듯 싶었으나 그렇잖아도 비좁은 김씨도마의 실내는 후끈했지요.
김씨도마는 오후 10시에 마감을 합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 편한 분위기이긴 하나 너무 따닥따닥 붙어 있어 움직임이 다소 불편스럽고 롱다리 분들은 그 불편함을 고통스레 호소 하실수도. 우선 다섯명의 일행이 주문 한 것은 도마肉魚(수육과 문어: 30,000원)와 궁중떡볶음(6,000원), 그리고 진천산 막걸리(10,000원).
수육은 부드럽고 연한 맛에 김치에 싸 드시면 아주 좋습니다.
문어숙회는 연하고 쫄깃하여 살살 녹습니다. 아주 약간의 달달한 맛이 나는 막걸리가 이 들 맛을 더 돋보이게 만듭니다.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 막걸리는 대접으로 먹어야 맛이 더 나죠.
궁중떡볶음(6,000원)은 처음 접할 땐 심심한 듯 느껴졌으나 곧 적절히 베어 있는 약간의 짭잘함이 느껴지고 떡 맛도 근사합니다.
김씨도마에서 맛 볼수 있는 독특한 메뉴는 바로 돔베기인데, 상어의 토막고기를 가르킵니다. 생각 밖으로 해안지방 보다는 경북 내륙지방에서 삭힌 상어고기를 더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전부터 주요 제사음식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열악한 물류사정 때문이라 합니다. 경북 해안지방에서 내륙지방까지 해산물을 실어 나르려면 꼬박 이틀이 걸려 제사상에나 올릴수 있었던 어물은 말리거나 소금에 절인 것뿐. 개중에 상어는 쉽게 상하지 않아 해안과 내륙을 오가는 상인들에게 덕분에 꽤 인기 있던 품목이 되었죠. 상어가 쉽게 상하지 않는 이유는, 상어는 배설물을 피부로 배출하는데 오줌에 들어있는 요소가 암모니아 발효를 일으켜 상하지 않도록 해주기 때문이랍니다. (정보 출처: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의 글 "푹 삭힌쌉살한 맛...홍어도 울겠네")
돔베고기를 맛 보고자 주문하려 했던 메뉴는 도마돔베기(45,000원). 여기엔 발효된 상태의 돔베기의 고기, 껍질, 전, 구이, 튀김등의 여섯 가지 모듬요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도마전유어(소고기,돔베,호박: 30,000원)를 그것으로 착각 주문해 나오니 나오고 나서야 알았죠.
도마전유어는 호박과 삭히지 않은 돔베고기, 그리고 쇠고기를 전으로 만든 것. 돔베로 만든 전은 명태전을 생각나게 하는데 퍽퍽한 살 때문에 오히려 얇게하여 전을 만드는 것이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제 입이 짧아 그런지 그다지 독특함은 못 느끼겠습니다.
돔베고기를 제대로 맛 보고자 주문하려면 도마돔베기를 주문 하셔야 합니다. 쥔장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니 25,000원에 도마돔베기를 맛만 보도록 절반 메뉴로 만들어 주십니다.
6가지 요리가 들어있는 도마돔베기는 삭히지 않은 돔베기로 만든 2 가지의 튀김과 구이, 그리고 삭힌 돔베기로 만든 껍질(등과 배)과 살코기찜, 전으로 만든 4가지의 요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쉬운 건 돔배 껍질로 만든 돔배묵을 맛보지 못했다는 것. 각 부위 설명 들어가요
삭히지 않은 살코기를 참기름을 발라 그릴에 구운 것. 퍽퍽한 맛에 심심한 맛이어서 진간장이나 고추장에 찍어 먹습니다. 길거리 포차의 튀김을 연상케 하는 이쑤시개 달린 살코기의 튀김. 이 두가지는 삭힌 맛을 싫어하시는 분들께 괜찮을 듯. 배껍질 등껍질. 등과 배 모두 삭힌 돔배껍질로 촉촉하고 비교적 단단하나 적당히 짭잘한 맛이 나며 코끝이 찡한 느낌은 별로 나지 않는 편. 전으로 만든 삭힌 돔배기. 강한 짭잘함이 느껴지고 약간의 코끝 찡함이 느껴지죠. 이것만 드시기엔 다소 힘들 듯. 막걸리가 필요합니다. 삭힌 돔배고기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자 한다면 이 살코기를 드셔볼 것. 돔배고기의 진수를 느끼실 수 있을 듯. 아마도 맛을 즐기기 보단 삭힌 고기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겐 약한 것을 준비해 두시는 듯. 입맛에 맞게 잘 삭힌 돔배고기를 찾으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한쪽 벽을 보니 국수를 맛있게 먹는 법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물론 이 정도로도 만족스럽지만 마무리 도마국수입니다.
멸치국물로 만든 국수의 맛은 밀가루의 향과 맛이 느껴진다 싶을 정도로 심심한 맛입니다. 하지만 쓰여 있는대로 담백하게 먹다가~
위 사진의 꾸미를 넣고 양념장과 집고추를 넣어 식성에 맞게 간을 맞춰 먹습니다. 면을 다 드신 후에 아직도 양이 안 차신다면 면사리와 공기밥이 서비스이니 주문하세요. 식사시간 이 국수를 드시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담백한 이 국수의 매력과 푸짐한 인심 때문인 듯. 공기밥을 말아 드실 땐 양념장을 약간 넣고 비벼 드신다면 아주 훌륭하겠습니다.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는 김씨도마의 요리들은 독특하고 믿을만하나 다만 가격의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삭힌 음식에 익숙치 않으나 홍어와 같은 흔치 않은 삭힌 돔배고기를 접하고자 하는 분들께 권해보고 싶구요, 식사를 위해 국수를 찾으시는 분들께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연예인 류시원씨의 이모님이 하시는 집이라고도 하네요.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 ~ 오후 10시 (토요일은 점심시간까지. 공휴일,일요일 휴무)
대장금을 보고 감동한 몽골의 마두금 연주가가 직접 연주,
자료제공: 55회동문-권태윤 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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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동에서 제사지낼 때
빠져서는 안될 음식 돔배기 고기
상어 돔배기.
어렸을 때는 별로 맛을 못 느꼈는데
나이들어서 먹어보는 돔 배기 고기는
그 어떤 고기보다 맛 있었습니다.
한번 찾아가 봐야 겠군요
음식이 좀 비싼듯 하지만 어느 선창가 뒷골목에 온 듯한 분위기네요,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