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식품업체가 천연비타민을 앞세우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합성비타민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약국에서 비타민제를 권하는
약사님들에게 "그거 합성 비타민이잖아요"라는 대답으로 마음을 닫아버리는 고객들이
발생하고 있다.
정말 천연비타민이 합성비타민보다 몸에 좋을까??
시중에서 판매되는 비타민제는 전부 천연비타민을 함유한 천연원료비타민일 뿐이다.
다만 천연원료 비타민을 함유한 제품과 '비타민C' '아스코르빈산나트륨'으로만 구성된
합성비타민이 구분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천연 비타민이라고 주장되는 많은 제품들이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법적으로 '천연'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려면 내용물의
몇%는 천연이어야 하는데 그 기준(퍼센트)이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따라서 다른 나라
제품이 천연 성분이라고 표기되어 있어도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아닐 수 있다.
또한 실제는 아니지만 천연제품처럼 보이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들장미 열매 성분의
비타민C'라고 표기한 제품은 합성 비타민C에 들장미 열매 성분을 추가한 것인데, 언뜻보면
들장미 열매에서 비타민C를 추출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또한 천연비타민이 합성비타민보다 체내흡수율이 좋다는 것도
천연과일 등을 통해 섭취했을 경우를 말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같은 차이를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천연비타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은 한국야쿠르트 때문이다.
'야쿠르트’윌’쿠퍼스’슈퍼100’등으로 발효유 전문기업으로 유명한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천연원료로 만든 비타민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나무(NAMUH)는 지난 19일 천연원료만을 사용한
비타민 브랜드 ‘브이푸드(V'food)' 5종을 출시했다. 회사측은 이 브랜드가 합성비타민이
아닌 천연원료 비타민을 사용했고 설탕, 인공색소, 합성착색료, 합성감미료, 합성보존료 등을
넣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천연비타민이 합성비타민보다 체내 흡수율이 높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부분은 브이푸드의 TV광고다.
회사측은 고현정이 하늘에서 수많은 비타민 제품이 떨어지는 가운데 브이푸드를 선택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즉 브이푸드=처음 만나는 천연원료 비타민’이라는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 알약과 천연비타민은 다르다 "
문제는 이 광고에서 ‘브이푸드’를 제외한 나머지 비타민제품들은 땅바닥에 떨어지는데,
흡사‘브이푸드=천연비타민’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명기가 돼
있듯이 천연원료 비타민'은‘천연비타민’은 아니다.
이정준 한국야쿠르트 건강기능식품 연구팀장은 “기존 비타민 제품은 합성비타민과 과일이나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원료가 혼합된 반면, ‘브이푸드’는 오직 천연 원재료만을 사용했다”
고 소개했다. 그러나 유통 및 보관하기에 편리하도록 제형을 만들 때 합성원료가 일부 첨가됐기
때문에 "천연비타민으로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천연비타민’으로 검색하면 수많은 제품이 나온다.
하지만 사이트에 들어가면 멀티비타민, 츄어블비타민, 비타민/미네랄 등의 카테고리만 있을 뿐
천연비타민’이라고 직접적으로 제품을 소개하는 곳은 드물다.
천연비타민으로 유명한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미 정제 타입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천연비타민’으로 볼 수 없다. 제품에 ‘아세로라 추출물’ 등이 아닌 ‘비타민C'
'비타민B’ 등으로 표시된 것은 합성제가 포함된 비타민”이라고 설명했다.
" 천연 비타민 상대적으로 비싸 "
제조회사 입장에서는 합성비타민이 천연비타민보 다 가격이 저렴하고 순도가 높아
제품화하기 편리하다. 때문에 국내 시판중인 ‘천연비타민’도 알고보면 합성비타민과
천연원료 비타민이 혼합된 형태다. 원재료에 석류, 레몬, 아세로라, 굴, 추출물 등으로
표시됐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천연원료가 들어간 비타민 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1일 복용량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천연비타민으로 유명한 뉴트리라이트는 한국암웨이를 통해 국내에서 ‘더블엑스(372정)’를
약 7만9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더블엑스’의 경우 하루 6정씩 복용하고,
1달치가 3만9천원 정도다. 뉴스킨이 판매중인 파마넥스의 종합비타민미네랄 제품인
‘라이프팩’은 무려 1달치(60포)가 13만원대다. 반면 ‘브이푸드’는 하루 4정씩 복용하고,
28일치가 5만5천원이다.
반면 한국와이어스가 판매중인 ‘센트룸’ 등 합성비타민 제품은 2~3달치 기준으로
2만~3만원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할 때 천연원료 비타민이 더 비싸다.
주로 비타민C는 '비타민C' '아스코르빈산(나트륨)'으로 표시돼 있다.
한편 일부 업체는 천연비타민이 합성비타민보다 체내흡수율이 좋다고 홍보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착각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천연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했을 때 천연비타민의
흡수율이 좋다는 뜻이지, 천연원료 비타민 제품이 그렇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완화의학과 염창환 교수는 “천연원료를 사용했다고 해서
완제품을 ‘천연비타민’으로 부를 수 없다”며 “천연비타민으로 불리는 제품이 합성비타민보다
흡수율이 좋다고 하는데, 그 근거가 없어 학계에서 인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결과적으로 과일과 야채로 흡수되는 정말 '순수천연비타민'은 합성비타민에 비해 우수할 수
있으나 시중에 천연비타민으로 광고되는 제품은 마케팅의 일환이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참고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내 몸에 맞는 영양제는 따로 있다'(박용우 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