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폭침5주기]
비대칭 전력 북한 잠수함, 우리 해군이 잡을 수 있나
"천안함 즉각 보복했다면, 연평도 포격 시도 못했을 것"
2010년 3월 26일 밤 9시22분, 천안함이 피격당했다. 백령도 서남방 2.5㎞ 해상에서 경계작전을 수행하던 중 북한군의 어뢰에 맞아 폭발하면서 선체가 두 동강 난 채 침몰한 것이다. 두 동강 난 선체 가운데에 있던 연돌에서 선미까지의 절반은 곧바로 가라앉아버렸고, 함수에 남은 인원 58명만이 구조되었다. 무려 46명의 전사자가 발생했다. 천안함 폭침사건은 한국 영해 내에서 한국 군함이 적의 공격으로 피격당한 유례없는 사건이었다. 해군은 ‘기술군’이다. 값비싼 첨단장비를 많이 보유한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 해군은 분명 한국보다 열세다. 북한 해군의 수상함 전력은 160여척을 보유한 한국 군에 비하여 무려 4~5배에 가깝지만 대부분의 함정이 노후한 소형 함정이다. 현대적인 대함미사일조차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해군 전력은 일반적으로 그 나라가 가진 함정의 모든 톤수를 합한 것으로 비교할 수 있다. 북한 해군의 총 톤수는 6만톤인 데 반하여 한국 해군은 20만톤에 이른다. 함정의 규모로 상대가 될 수 없다. 이에 반하여 북한의 잠수함 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북한은 무려 70여척에 이르는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해군의 2~3배에 이르는 수치이다. 최근 미국의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북한이 세계 제1의 잠수함 보유국이라는 매우 충격적인 보도를 했다. 이 매체는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파워’의 자료를 근거로, 북한이 모두 78척의 잠수함 및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어 72척을 가진 미국을 앞서고 있다고 했다. 잠수함 보유 척수 기준으로는 북한이 세계 1위로 집계되었다고 보도했다. 결국 해군에서 북한이 대한민국에 우위를 점하는 무기 체계는 비대칭 무기인 잠수함뿐이다. 북한은 1963년부터 소련에서 잠수함을 도입했다. 한국 해군보다 30년을 앞섰다. 잠수함은 크게 500톤 이하의 잠수정과 그 이상의 잠수함으로 구분된다. 북한이 운용하는 잠수함에는 R(로미오)급과 W(위스키)급이 있다. 위스키급은 1960년부터 4척이 도입된 후 현재는 퇴역했을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최근 북한의 선전 영상에서 아직도 운용 중인 모습이 나왔다. 로미오급은 22척으로 추정되는데 중국제 로미오급인 033식(式)을 1973년부터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4척은 중국에서 직도입했고 나머지는 1976년부터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등지에서 생산했다. 로미오급은 전장 76m에 배수량 1800톤으로 북한의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크지만 너무 노후하여 위스키급과 함께 퇴역했으리라 예상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김정은이 로미오급에 직접 탑승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여전히 현역임이 입증되었다. 북한의 핵심 잠수 전력은 잠수정이다. 종류로는 상어급과 연어급이 있다. 상어급은 길이 35m에 325톤으로 1980년대 북한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건조한 모델이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상어급 잠수정이 한국 군에 의해 노획된 바 있다. 상어급은 꾸준히 계량돼 최근에는 길이 40m의 개량형이 목격되기도 했다. 상어급은 21인치 어뢰관 2문을 보유하여 수상함에 대한 공격도 가능하며, 제주도 남방까지 특수부대 침투조를 투입할 수도 있다. 북한은 40여척의 상어급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손원일급 잠수함 중 3번함인 안중근함. 2009년 12월 취역했다.
|
상어급보다 더 작은 연어급은 길이 29m에 130톤으로 매우 작은 잠수정이다. 북한의 잠수함 건조기술이 모두 투입돼 만들어졌다.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10여척이 건조되어 실전 배치되었다. ‘가디르’급이란 이름으로 이란에 수출되어 2007년부터 운용되고 있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상어급처럼 21인치 어뢰를 발사하여 수상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 또한 적외선카메라 등의 야간 감시장비를 장착하여 야간의 기습공격 능력도 갖추고 있다. 특히 연어급은 높이가 4.8m에 불과해 서해와 같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서 운용하기 적절하다. 크기가 크기이니만큼 항속거리는 짧지만 NLL 인근까지라면 충분히 작전이 가능하다. 비대칭전력인 북한 잠수함의 존재는 우리에게 위협적이다. 특히 최신기술이 결합된 상어급 개량형이나 연어급 잠수정은 제일 큰 위협이다. 상어급·연어급 잠수정이 무서운 것은 이들이 운용하는 무장, 즉 어뢰 때문이다. 천안함 이전만 해도 우리 군은 북한이 유도 없이 직진만 하는 직주어뢰만을 운용하는 것으로 여겨 북한의 어뢰 전력을 다소 무시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북한은 소리를 쫓아가는 음향유도어뢰나 배가 일으키는 파도를 추적하는 항적유도어뢰 등을 보유하고 있었고, 실제 어뢰를 천안함에 명중시켰다. 한국의 오판에 대한 쓰디쓴 대가를 안긴 셈이다. 현대전에서는 어뢰만큼이나 무서운 존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대함미사일이다. 대부분의 잠수함 운용국에서는 이런 대함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다. 북한은 올해 설 연휴 동안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신형 고속정에서 러시아제 Kh-35 우란 계열의 현대적인 대함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해군력을 과시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이 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것은 북한이 최근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다. 즉 지상의 이동식 발사대가 아니라 수중의 잠수함에서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로미오급을 대체할 새로운 잠수함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다. 새 잠수함은 길이 67m, 폭 6.6m, 배수량 2000톤 이하의 크기로, ‘신포급’으로 불린다. 신포급은 현재로서는 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갖추기 어려워보이지만 북한은 이를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잠수함 전력은 한국 군함만 위협하지 않는다. 전시에 북한이 잠수함을 공세적으로 사용할 경우 국가 생존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위협이 잠수함을 사용한 해상봉쇄이다. 이미 1·2차 대전에 영국은 독일 유보트의 공격으로 해상교통로가 막히면서 식량, 에너지, 군수품 및 생필품 등 전략물자가 고갈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게다가 잠수함에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경우에는 수중에서 대한민국 영토를 위협할 수도 있게 된다.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은 현재 한국 군의 방어전략인 킬체인이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에서조차 벗어나 있다. 그렇다면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의 잠수함이 다시 한국을 공격할 경우 한국 해군는 이에 맞설 준비가 돼 있을까. 적의 잠수함을 보기 좋게 격침시켜 천안함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천안함 폭침 이후 한국 해군은 적 잠수함을 찾는 대잠작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사실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국가들도 독일 유보트에 시달린 끝에야 잠수함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대잠작전은 잠수함을 탐지하는 능력부터가 시작이다. 한국은 1980년대에 들어와서야 대잠훈련에 필요한 잠수함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대잠작전의 노하우를 쌓을 기회가 적었다. 잠수함을 잡는 방법은 자기탐지와 음파탐지의 2가지가 대표적이다. 자기탐지는 대잠초계항공기에 자기탐지장치를 장착하여 저공비행을 하면서 자장 변화를 통해 잠수함을 찾는 방법이다. 그러나 자기탐지는 잠수함의 바로 위를 지나지 않으면 탐지가 어렵고, 탐지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결국 음파탐지, 즉 소나를 이용한 탐지방법이 가장 일반적으로 잠수함을 잡는 방법이다. 그런데 “소나로 잠수함을 잡는 건 80%가 경험”이라는 말이 있다. 잠수함의 소리가 어떤 것인지 실제 들어본 음탐사(음파를 탐지하는 부사관)여야 잠수함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중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소리가 발생해 서로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에 음탐사가 들어도 판단이 쉽지 않다. 잠수함 소리가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기존에 잠수함 소리를 많이 들어본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중 환경은 잠수함의 입장에선 천국이다. 해양지형이나 조류, 수온 등 여러 가지 조건에서 잠수함 탐지가 대단히 어렵다. 예를 들어 평상시 잠수함을 감시하는 패시브 소나(수동음탐기)로 서해상에서 잠수함을 탐지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수심에 따라 수온·밀도·염도가 달라 음파굴절률이 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해의 거친 지형과 급류로 인해 너무도 잡음이 많이 섞여 평범한 장비로는 잠수함 탐지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해군은 고성능 소나와 대잠헬기를 운용할 수 있는 차기호위함(FFX) 사업을 추진해 왔다. 사실 천안함 폭침 이전의 한국 해군 주력함은 잠수함 공격에 취약했다. 천안함과 동급인 포항급 초계함(1220톤)이나 이보다 더 큰 울산급 호위함(2300톤)의 경우 1970~1980년대 북한의 해상도발을 막기 위해 설계돼 강력한 함포와 자동화된 화력통제장비로 북한군의 포함이나 고속정을 확실히 두들길 수 있지만, 적의 대함미사일이나 잠수함의 어뢰공격에는 취약했다. 해군이 추진 중인 FFX 사업은 이들 주력함을 교체하고, 적 잠수함을 찾고 잡는 본격적인 대잠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차기호위함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FFX 사업은 2002년 작전요구 성능이 확정되었으나 2008년이 되어서야 겨우 설계가 완료되었다. 하지만 예산의 부족 등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가 천안함이 기습을 당하고 난 이후인 2010년 9월 28일이 되어서야 건조 계약이 체결되었다. 초도함, 즉 처음 만들어진 차기호위함인 인천함은 2013년 1월 17일 취역했다. 현재 인천급 차기호위함은 1차분 6척의 건조가 추진돼 현재 3번함 전북함까지 취역한 상태이다. 6척 이상의 2차분 건조도 추진되어 2017년부터 실전배치될 전망이다. 그러나 인천급 차기호위함이 본격적으로 배치될 때까지는 천안함과 동급인 포항급 19척이 여전히 바다를 지킬 수밖에 없다. 대잠작전을 위해서 또 하나 필요한 것은 항공기이다. 해군이 운용하는 대잠항공기는 해상작전기와 대잠헬기 2가지가 있다. 우선 해상작전기로는 현재 P-3C 대잠초계기가 사용되고 있다. 태평양전쟁에서 세계 최대의 해전을 벌여본 일본은 잠수함의 무서움을 진작에 알고 있다. 그래서 P-3C 대잠초계기를 무려 102대나 사들였다. 하지만 우리가 보유한 P-3C는 겨우 16기에 불과하다. 3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의 상황을 생각하면 최소한 32대가량이 필요하지만 추가확보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구축함이나 신형 호위함에 탑재하는 대잠헬기의 경우도 안타까운 상황이다. 한국 군의 주력 대잠헬기는 영국제 수퍼링스 헬리콥터로, 천안함 폭침사건 직후인 4월 15일과 17일 각각 한 대씩 추락한 바 있다. 허위 정비, 즉 교체해야 할 부품을 작동하게끔만 만들어 놓고 교체한 것처럼 속인 것이 추락의 이유였다. 수퍼링스는 유럽에서 인기 높은 대잠헬기이지만 소형급에 해당하므로 탑재 무장과 장비, 체공시간에 한계가 있다. 2013년 수퍼링스의 후계기종으로 AW159 와일드캣 8대가 선정되었지만, 이 역시 소형급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북한의 잠수함에 맞서는 대잠작전을 위해 수중조기경보망을 설치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은 냉전 시절 소련의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하여 대서양과 태평양에 음향탐지장비를 설치한 바 있다. 바로 SOSUS(Sound Surveillance System)가 그것이다. 1961년부터 가동이 시작된 SOSUS는 소련의 신형 잠수함들을 탐지하였고 미군 잠수함의 사고 위치를 찾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냉전 이후 소련의 전략 원자력잠수함에 대한 위협이 줄어들자 시스템이 폐기된 바 있다.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전력을 개발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미 국방연구소 DARPA는 잠수함을 추적하는 무인선박 ACTUV(Anti-Submarine Warfare Continuous Trail Unmanned Vessel)을 개발 중이다. 현재 널리 퍼져 있는 무인항공기 기술이나 무인 수중탐사기 기술 등을 활용한다면 촘촘한 잠수함 방어망을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2월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20 기계화보병사단 전투장비 기동훈련에서 K-1, K-2 전차와 장갑차 등이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
하지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처럼 잠수함을 잡는 가장 좋은 무기 체계는 역시 잠수함이다. 실제로 냉전 시절 미 해군의 원자력잠수함은 소련의 전략 원자력잠수함을 1 대 1로 마크하는 역할을 수행했었다. 십수발의 잠수함발사 핵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적 잠수함을 막지 못한다면 자국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기 때문에 미국은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첨단 잠수함을 운용해 왔다. 특히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특성상 수개월씩 적의 잠수함 기동로에 매복하면서 추적할 수 있었다. 잠수함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인 대잠작전을 펼칠 수 있는 무기다. 잠수함이 적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서는 적 잠수함과의 거리가 2~3㎞ 정도로 가까워야 한다. 적의 잠수함 기지 코앞까지 다가가 대기하면서, 적 잠수함의 고유한 소리주파수인 음문을 파악하고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격침시킬 수도 있다. 물론 잠항 기간이 2주에 불과한 우리 잠수함으로는 수개월간의 매복작전 등 냉전시대 미국과 같은 잠수함 운용이 어렵다. 작전지역에 투입되고 퇴출하는 기간을 감안한다면 실제 한국 잠수함이 수중 감시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은 불과 열흘 남짓이다. 때문에 잠수함 대수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도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 현재 실전배치된 잠수함은 장보고급(1200톤) 9척과 손원일급(1800톤) 4척뿐이다. 건조 중인 손원일급이 모두 완성된다고 하더라도 장보고급과 합쳐 18척에 불과하다. 2020년대에는 3000톤급 잠수함을 획득할 예정이라지만 그때가 되면 장보고급은 퇴역한다. 즉 앞으로도 상당 기간 한국의 잠수함 전력은 18척 규모로 한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물론 한국의 잠수함은 북한의 ‘고물’ 잠수함과 비교하면 ‘첨단’이다. 신형 손원일급 잠수함은 심지어는 토마호크급의 국산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 언제든 평양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이다. 사거리가 500㎞이니 심지어는 목포 앞바다에서 발사해도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 한국 해군은 2015년 2월 1일 잠수함 사령부를 창설했다. 별 하나가 지휘하던 전단에서 별 둘이 지휘하는 함대로 격상된 것이다. 해군에는 이전까지 1·2·3 함대사령부만 있었다. 잠수함의 대수가 10대가 넘으면서 잠수함 작전·교육훈련·정비·군수지원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전력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과 맞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군 수뇌부의 의지이다. 우리 영해로 넘어와서 우리의 천안함을 폭침시킨 적 잠수함을 찾아내 격침시키는 등 즉각적인 보복 공격을 했다면 북한은 그 이후 연평도 포격은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리 한국이 북한보다 좋은 장비를 갖추고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해도, 사용하지 못하는 힘은 힘이 아니다. 한국이 그런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적이 생각하는 순간, 한국은 늘 두들겨 맞는 처지에 그칠 수밖에 없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
Songs From a Secret Garden |
|
시크릿 가든: Songs From a Secret Garden
Secret Garden 1995–present
No.1 - Nocturne |
|
Album Title: Songs From a Secret Garden - Secret Garden
Studio/Live Studio Mono/Stereo Stereo Audio CD (April 16, 1996) Label: Polygram Records / PHILIPS (P) 1995 PolyGram A/S Norway (C) 1996 Philips Classics Marketed in the UK by Philips Classics
|
|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UP↑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