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도가 사용하는 염주도, 가톨릭 교도가 사용하는 묵주도 원래 기도의 횟수를 세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그 원래의 역할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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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염주의 구슬 수는 108개가 원칙이다.
불교에서는 108번뇌라고 하여 우리들이 108가지의 번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부처를 한번 예배할 때마다, 또는 염불을 한번 욀 때마다 염주의 구슬을 하나씩 굴리는데, 그것을 108번 되풀이해서 108번뇌를 소멸시키는 것이다.
섣달 그믐날에 제야의 종을 치는 것도 같은 생각에서 이다.
그러나 108 염주는 꽤 크고 무거우므로 약식의 염주가 나오게 되었다.
약식으로는 54주, 36주, 27주, 18주처럼 108의 공약수로 되어있는 것이 많다.
그 밖에 42주, 21주, 14주 등과 같은 염주도 있다.
염주의 재료로는 나무열매, 금속, 수정 등 여러 가지가 쓰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보리수 열매나 수정이 잘 쓰이는 것 같다.
또 종파에 따라 염주의 모양이 다르다.
따라서 지니고 있는 염주로부터 그 사람의 종파를 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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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힌두교에서도 역시 염주가 쓰이고 있다. 오히려 불교의 염주는 힌두교에서 배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힌두교의 염주는 ‘자빠말라 (japamala)’라고 한다.
‘자빠’라는 것은 신의 이름을 부르고 신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말라’는 고리(輪)이다.
그러니까 ‘자빠말라’는 ‘염송(念誦)의 고리’이다.
그런데 로마인은 이 ‘자빠 japa'를 자빠- japa’로 잘못 들었다. ‘자빠’와 ‘자빠-’이니까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의미가 전혀 달라진다.
즉 ‘자빠-’는 산스끄리뜨어로 ‘장미(薔薇)’라는 뜻이다.
그래서 ‘자빠-말라’는 ‘장미의 고리’로 해석되어, 라틴어로 ‘로사리움 (rosarium)’, 포르투갈어로 ‘로사이오(rosario)', 영어로 '로사이 (rosary)'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문화의 전파에는 이러한 오해가 따라오는 것인가 보다.
게다가 이것이 오해인 줄 모르는 채, 로사리오(묵주)의 구슬은 장미나무를 재료로 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백과사전에 쓰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참 재미있는 일이다.
장미나무 종류를 재료로 쓴 로사리오는 거의 없다.
구슬의 재료는 나무, 유리, 수정 등이고, 사슬은 은으로 되어있다.
또 구슬의 수는 큰 구슬(大珠)이 6개, 작은 구슬(小珠)이 53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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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 김에 말해두지만, 이슬람교에서도 염주를 쓰는데 이는 아마 인도에서 배운 것이 아닌가 한다.
이슬람교의 염주의 구슬은 100개가 보통이고 약식은 33개로 되어있다.
구슬의 재료는 나무, 뼈, 뿔, 희귀석(稀貴石) 등이다.
각 종파의 염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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