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杜牧)의 시, 제오강정(題烏江亭)
勝敗兵家事不期 승패병가사불기 승패는 병가로서도 기약할 수 없으니 包羞忍恥是男兒 포수인치시남아 수치를 감싸고 견디는 것이 사내인 것을 江東子弟多才俊 강동자제다재준 강동의 자제 중에는 준재가 많으니 捲土重來未可知 권토중래미가지 흙먼지 일으키며 다시 왔을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권토중래(捲土重來) :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온다는 뜻.
한번 실패한 사람이 다시 분기하여 세력을 되찾는다는 말.
한왕 유방과 해하(垓下)에서 펼친, 운명을 건 한판 승부에서 패한 항우.
오강(烏江)으로 도망가 정장(亭長)으로부터 "강동으로 돌아가 재기하라"는 권유를 받는다.
그러나 항우는 "8년 전 강동의 8천여 자제와 함께 떠난 내가, 지금 혼자 무슨 면목으로 강을
건너 강동으로 돌아가 부형을 대할 것인가?"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항우가 죽은 지 1천여년.
일세의 풍운아, 단순하고 격한 성격의 항우, 힘은 산을 뽑고 의기는 세상을 덮는 장사 항우,
사면초가(四面楚歌)속에서 애인 우미인(虞美人)과 헤어질 때 보여 준 인간적인 매력도 있는
항우를 생각하며, 두목(杜牧)은 오강의 객사(客舍)에서 이 시를 읊었다.
강동의 부형에 대한 부끄러움을 참으면 강동은 준재가 많은 곳이므로 권토중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텐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31세의 젊은 나이로 자결한 항우를
애석히 여기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