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벚나무 꽃

지난 주말 조용필이 국립소록도병원에서에서 단독으로 위문공연 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언론매체마다 상찬하였습니다. 이 화사한 봄날 모처럼 상쾌한 소식입니다.
YTN은 ‘마음 나눈 조용필 콘서트, 소록도 울렸다!’고 했고,
한겨레신문 김효순 대기자는 1년 전 약속을 지킨 조용필을 보고 한 부문에서
대가를 이룬 사람은 역시 뭐가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답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가왕 조용필의 아름다운 약속 이행’이라는 제목으로 “약속을 지킨 조
씨가 한센인만 감동시킨 게 아니다. 그는 생색내는 것처럼 비칠 것 같아 이번 공연 소식을 언
론에도 알리지 말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우리로 하여금 세상의 그늘진 곳, 소외된 사람을 돌
아보는 자세를 다시 가다듬게 한다. 한 시대의 가왕(歌王)이기 이전에 사람을 향해 따뜻한 마
음을 베풀 줄 아는 조씨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감격했습니다.
1. 수양벚나무 꽃

2. 수양벚나무 꽃

3. 수양벚나무 꽃

4. 수양벚나무 꽃

그러고 보니 우리 오지산행의 선바위 님이 생각납니다.
함께 산행하면 온갖 궂은일을 자청하여 도맡다시피 하는 그이입니다.
앞장서 잡목 가시덤불 뚫기, 심설 러셀하기, 길 잃은 일행 찾으러가기, 무거운 배낭 짐 져주기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는 조용필의 오래된 광팬입니다. 조용필의 일거수일투족을 환히 꿰고 있습니다.
조용필이 어디에서 공연한다면 제백사 불원천리하고 찾아갑니다.
그가 조용필을 그토록 좋아하는 것은 조용필의 저런 모습을 진작 알아보았기 때문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가 소록도도 갔을까?
시인 한하운이 전라도 길을 피눈물 흘리며 간 소록도입니다.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 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다.”
5. 수양벚나무 꽃

6. 수양벚나무 꽃

7. 수양벚나무 꽃

8. 수양벚나무 꽃

9. 수양벚나무 꽃

10. 수양벚나무 꽃

소록도는 고흥군 녹동 앞에 있는 섬입니다. 한때 녹동은 서울에서 출발하는 버스의 정규노선
으로 거리가 가장 멀었습니다. 나는 어느 해 봄날 지인 따라 소록도를 갔습니다.
소록도가 무대인 이청준의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은 매우 사실적입니다.
그 천국을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아, 수양벚나무 꽃이었습니다. 한하운 시비(詩碑) 아래 하얀 꽃 줄줄이 꿴 주렴이 보였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꽃을 실로 꿴 줄 알았습니다. 처음 보는 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름답다기보다는 처연하였습니다.
넓디넓은 정원에 우리 말고 관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수양벚나무를 보면 그때의 소록도의 쓸쓸한 광경과 아린 감정이 되살아납니다.
11. 수양벚나무 꽃

12. 수양벚나무 꽃

14. 조팝나무 꽃

수양벚나무는 능수벚나무 또는 처진개벚나무라고 합니다.
신부의 면사(面紗)처럼 경건히 아름답습니다.
수양벚나무는 가을 단풍 든 모습도 참으로 화려합니다.
창경궁 후원에서 그 멋을 본 적이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에 수양벚나무 꽃이 활짝 피었다하여 찾았습니다.
과연 장관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저 꽃들이 다질 때까지 그 아래 자리 깔고 있고 싶습니다.
소록도 그 수양벚나무 꽃이 보고 싶어집니다.
15. 우리 동네 벚꽃 축제 끝난 후

16. 벚꽃

17. 벚꽃

18. 벚꽃

19. 벚꽃

첫댓글 야~~진짜 멋있다....
장관입니다~~~~~뭐라고 감사의 댓글을 달아야 할지??? 환상적입니다...
수양벚꽃도 있군요~~ 처음 보는 것같네요..정말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감상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