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궁합 봄 대표음식 도다리쑥국…다시물과 된장으로 맑은 국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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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도다리'로 즐길 수 있는 계절별미 도다리미역국(왼쪽)과 도다리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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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수확한 미역과도 잘 어울려
- 묵은지 싸먹는 회, 계절별미로 그만
도다리는 겨울철이 산란기다. 산란 이후 영양보충을 위해 먹이활동을 왕성하게 하면서 살이 다시 통통하게 차오르고 기름기도 돌기 시작한다. 왜 '봄 도다리'인지 이 대목에서 설명할 수 있다.
도다리가 제철을 맞았다. 횟집 등 식당 곳곳은 '봄 도다리 특선'을 내걸고 회로, 탕으로 도다리를 선보이고 있다. 도다리는 도다리쑥국으로 더욱 봄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봄에 가장 맛있다는 도다리에 봄나물인 쑥이 곁들여진 도다리쑥국은 봄에 꼭 맛봐야 할 계절별미가 됐다. 도다리쑥국은 통영의 대표 음식이기도 해 '원조' 음식을 맛보려고 일부러 통영까지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먼 통영까지 가지 않아도 도다리쑥국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부산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도다리쑥국은 집집이 조리법이 달라 같은 음식이라 해도 다른 맛이 난다. 어떤 집은 다시국물 외 별다른 재료를 넣지 않아 맑은 국물을 내고, 또 다른 집은 들깻가루 등을 섞어 탁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낸다. 주로 통영의 식당들은 맑은 국물의 도다리쑥국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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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회. |
부산 중구 중앙동 생선요리전문점 어촌(051-463-3660)은 통영식 맑은 국물의 도다리쑥국을 출시했다. 이곳은 봄 도다리 요리를 2~5월 내놓는데 시기별로 생선의 종류가 조금 다르다. 이평자 대표는 "도다리는 4월이 가장 맛있는 달이라 2, 3월은 일반 도다리 대신 이 시기에 맛있는 자연산 돌도다리(흔히 이시가리로 불리는 생선)로 국을 끓인다"고 말했다. 돌도다리로 만든 도다리쑥국은 다시마와 디포리(밴댕이)로 끓여낸 육수에 무와 도다리 한 마리, 쑥을 넣고 된장을 풀어 만든다. 된장을 조금 풀어 구수한 맛을 내면서도 맑은 국물을 유지한다. 두툼한 도다리살에 쑥을 가득 얹어 한 입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봄의 맛이 느껴진다. 노지 쑥은 매연과 공해에 노출될 수 있어 하우스에서 재배된 쑥만 식재료로 쓴다는 게 어촌 측의 설명이다.
도다리의 또 다른 메뉴인 도다리미역국 역시 요즘은 돌도다리를 쓴다. 미역은 12월 가장 많이 채취하는 해초다.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싱싱한 미역과 겨우내 살을 찌운 도다리는 봄 음식으로 궁합이 잘 맞다. 미역국에 잔잔한 기름기가 보이는데 참기름을 쓰지 않고 생선 원래의 기름으로 낸 것이다. 이 대표는 "생선이 좋지 않으면 참기름으로 기름기를 내는데, 우리 집은 매일 아침 충무시장에서 사오는 싱싱한 자연산 도다리를 쓰기 때문에 생선 고유의 기름만으로도 미역국을 고소하게 끓일 수 있다"며 "생선 미역국에는 참기름을 쓰지 말라고 하신 친정어머니의 말씀대로 생선과 미역만으로 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길쭉하게 썰려 나오는 이 집의 도다리회는 묵은지에 싸서 먹는 게 제맛이다. 다진 무와 고추냉이를 간장에 풀어 살짝 찍은 뒤 아삭한 묵은지에 돌돌 말아 먹으면 별미가 따로 없다. 차가운 옥돌접시에 담겨 나와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다. 어촌의 도다리미역국 가격은 1만3000원, 도다리쑥국은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