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사담은 글 마지막 부분에 적겠습니다.
이 아래에는, 바로 실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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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 문창 시험 바로 전 날, 너무 피곤해서 저녁 5시쯤 잠들었다가 새벽 1시쯤 깨고 말았습니다.
억지로 자려고 노력을 해도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하여.. 어차피 기대도 안하는 문창이기에 새벽내내 영화를 보다가 ^.^;;
아침에 아버지 차를 타고 출발을 했습니다.
집이 남양주고, 출근시간이라 차가 조금 막혔기에 차 안에서 1시간 30분정도 눈을 붙였습니다.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컨디션을 회복한 뒤, 고사장으로 입실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습작을 보고 있었습니다.
전 조용히 제 자리에 앉아
열심히 핸드폰 게임을.. 하다가 시험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제지를 받아들자
시제: <매일 건물 위에서 같은 시간에 노래가 들려왔다.> 를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짧은 글을 쓰시오.
단, 제목은 실재하는 노래로 할 것.
이런 시제가 나왔습니다.
작년, 재작년 시제를 확인하고 갔던지라 긴장을 조금 했었는데
생각보단 평이한 시제가 나왔습니다.
하여, 제가 가지고 있던 습작 중 <노래 제목>과 연관을 지을만 하고
희귀성있는 직업군을 가진 주인공을 토대로 구상을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실기에 쓴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리랑
매일 건물 위에서 같은 시간에 노래가 들려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빌딩 너머에서부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태양이 서쪽으로 조금 기울었다. 아마 2시 30분쯤 되었을 것이다.
10년간의 수문장 생활로 얻은 능력이다. 그래봤자, 이 생활도 오늘로 끝이지만.
곧 있으면 피리소리를 앞세운 취타대와 수문군들이 교대 의식을 하러 올 것이다.
수문장이라는 번지르르한 이름만 달고 있을 뿐, 정작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던
무능한 수문장의 마지막 교대 의식 치고는 초라하다.
무언가를 지키겠다는 것은 다른 하나에 둔감해 진다는 뜻이다.
서른 즈음의 나는 돈과 명예를 추구하던 삶을 침범 받고 싶지 않았다.
설령, 그로 인해 가족에게 둔감해 지더라도. 그 때문에 살을 맞대고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아내에게도 데면데면하였다.
아내는 항상 날 건조하게 보며 말하였고, 나 역시 기계적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그래서 이었을까?
집안 곳곳에 우리 가족을 쫓으려는 부적처럼, 빨간 차압 딱지가 붙던 날,
아내는 지갑과 카디건만을 챙긴 체 내 곁을 떠났다.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들도 남겨두고선.
나도 모르게 환도를 쥔 오른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 긴 시간을 보내면서,
정작 한 번도 칼집에서 꺼내 본적이 없는 칼이다.
비록, 가검 이지만 칼날이 많이 녹슬었을 것이다. 사업이 실패하고 방황하던 그 당시의 나처럼.
난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고, 무엇을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며 지키려 했기에 쓸모도 없는 이 검을 쥐고 있었던 것일까.
정작, 진심으로 지키려 했던 아들에겐 이 검처럼 무의미 했던 아비였으면서.
소중히 여기던 돈 과 명예, 그리고 아내마저 떠나고 내게 남은 건 빚더미와 어린 아들뿐이었다.
나락까지 떨어지자, 그제야 아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진심으로 지켜야 할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하지만 불행이란 놈은 내 목을 더욱 죄어왔다. 준이가 희귀병에 걸렸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날, 나는 벤치에서 담배 한 갑을 다 태웠다.
그렇게 하면 준이의 병도 내 모든 불행도 타버릴 것 같았다.
준이의 병에 차도는 없었지만, 담배를 다 태운 것은 효과가 있었다. 거래처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경복궁 수문장 자리가 비었는데 그 일이라도 해보겠냐면서. 내 상황에 무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당장 준이의 병원비를 벌기에도 급급하였다. 다음 날부터 난 낮에는 경복궁을 지키는 수문장으로,
밤에는 준이의 병실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의 삶을 살아갔다.
비가 오는 날엔 출근을 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준이의 옆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준이에겐 비가 오는 날이 달갑지 않았다.
준이의 병은, 몸속의 면역 체계가 다른 세포들을 병균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병이라고 하였다.
준이를 지켜야 할 것들이 정작 준이를 잡아먹고 있었다.
하여튼, 이 병은 왜인지 유독 비가 오는 날이면 심하게 활동을 하였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이의 옆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씨발! 수문장이고 나발이고! 내가 뭘 지켜야 하는 건데!”
비바람이 유독 심하게 몰아치던 밤이 지나고 해가 쨍쨍하게 빛나던 다음 날. 준이는 내 곁을 떠났다.
2년 만에, 모든 걸 빼앗겨 버렸다.
희미하게 피리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요 뒤에서부터 좀 급하게 써서 문장들이 잘 기억이 안나요.. 내용을 추려서 쓸게요)
‘나’는 피리소리를 들으며 어제 저녁, 이제 키 크고, 잘생기고 젊은 용역 알바들을 써야 해서
잘릴 거라는 전화를 받았던 걸 생각합니다.
그리고 점점 피리 소리가 가까워지고 교대를 하러 오는 수문군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들을 보며 자신도 수천 번의 시가행진을 했었고, 왜 아직까지도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을 합니다.
나는 경복궁의 이름 뜻을 생각하며 자신의 삶과 연관을 지어봅니다.
교대를 하러 수문장과 수문군, 취타대가 옵니다. 지나가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신기한 눈으로 ‘나’를 봅니다.
교대의식의 마지막은 내 허리춤에 있는 수장 패를 넘겨주면 됩니다.
나는 수장 패를 만지작거릴 뿐 넘겨주지 않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교대를 하러온 수문장에게
“무언가를 지킨다는 건 다른 것에 소홀해지는 법일세.” 라는 말을 합니다.
예상 밖의 행동에 교대자는 당황하고 피리 소리는 앞쪽에서부터 멈춥니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래도, 죽을 때 까지 무엇 하나 지켜봐야 하지 않겠는가.” 라고 말합니다.
취타대는 실수가 아닌 척 하려 다시 피리를 연주하고,
수장 패를 넘겨주며 나의 마지막 교대의식은 끝납니다.
나는 이곳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밀양에 있는 아들의 무덤 옆에 움막을 짓고 아들의 무덤을 지키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남은 삶을 속죄를 하는데 쓰겠다고 말하며 끝납니다.
이상이 제가 실기장에서 쓴 글입니다.
참고로
추계예대 문창과는 구상지를 따로 주지 않을 뿐더러, 답안지 교체도 불가능 합니다.
수험표나 문제지에 완벽하게 구상을 하시고 실수없이 답안지로 옮기시는게 좋습니다.
추계예대 문창의 시험 시간은 2시간입니다.
학교 위치는 아현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제 걸음으로 10분정도 걸렸고
마을버스가 다닙니다.
내년에 시험 볼 분들은 시간 잘 맞춰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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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제 서울예대 면접을 마지막으로 시험이 끝난 상태였습니다.
하여, 어제 밤엔 친구들과 열심히 과음을 하고..
새벽에 첫차를 타고 집에 온뒤 뻗어있었습니다.
눈을 뜨니 3시쯤 ?고, 추계예대 합격자 확인을 하란 문자가 3~4통정도 와있었습니다.
전 평소에 <투박한 놈, 문창 쓰면 망하는 놈, 설정으로 먹고사는 놈..> 등(와 지금 생각하니 눈물이..ㅜㅜ)
같은 평가를 받았었기에, 진심으로 1%의 기대도 없이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폰으로 확인을 하였습니다.
폰의 조그만 액정에 파란색 글씨로 합격 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란 글자가 보였습니다.
잠에 취해있던 저는, 어? 말이 안되는데? 라며 허둥지둥 컴퓨터를 켜고, 다시 한번 확인을 했습니다.
아, 분명 합격이였습니다
순간,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훈장님과 폴 팀장님 및 친구 몇명에게 전화를 돌렸습니다.
다들, 자기 일 처럼 너무 기뻐하셨습니다.
여기까지만도 좋았는데.. 등록금 고지서를 확인하는데 뭔가 숫자가 너무 컸습니다.
다시 확인을 하니 등록금이 아니라 장학금: 150만원 이였습니다.
합격도 믿기지 않는데, 반액 장학금이라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혹시 착오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어 입학처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름과 수험번호, 주민번호를 말하자
확인을 하시더니 착오 없고.,장학금은 전부 나가는게 아니라 성적 우수자에게만 지급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선, 반액 지원이니 차석 이라고 축하한다고 하셨습니다.
또 한번 소리를 질렀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합격이란 글자를 봤습니다.
고3때도 그나마 성적에 맞춰 쓴 전문대도 예비 합격으로 갔었는데..
합격에 더불어 차석.
친구가 장난으로, "너 그럼 처음으로 글 써서 150만원 번거네." 란 말을 하는데 정말 울컥했습니다.
작년 6월에 자퇴를 하고 찾아온 상상촌.
6개월이란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말도 안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건
온전히 훈장님과 폴 팀장님, 그리고 운영진 분들의 수고 덕분입니다.
전 그저 열심히 따라갔을 뿐입니다.
저 혼자선 절대로 얻을 수 없던 결과입니다.
항상 글을 넘어, 제 인생에 많은 조언을 해주신 아버지같은 통달 훈장님.
정말 친 형 처럼 잘못을 할때마다 똑바로 잡아주시던 폴 팀장님.
두 분께 정말 큰 빚을 졌습니다. 어떤 말을 해도 보답을 못할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래부터 비뚤어게 보냈던 학창 시절과
대학 자퇴까지 겹쳐 꼬일대로 꼬여있던 저였는데..
두분 덕에 정말 많은걸 배웠습니다.
앞으로 정말, 상상촌에서 보낸 시간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더불어 저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었던.. 상상반 분들께 늦게나마 사과드립니다 ㅜㅜ
죄송합니다.. 앞으론 착하게 살게요..
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실지 안 보실진 모르겠지만..
앞으로 들어올 상상촌 2기분들.
어떤 잔머리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최선을 다하세요.
힘들다고 징징 댈 시간도 부족합니다.
제 주제에 이런말을 하는것도 웃기긴 한데
좋은 글을 쓰는 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죽어라 붙들고 늘어지는 끈기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이론 수업을 받는다고 글이 성장하는게 아닙니다.
노력, 그저 노력 하세요.
전, 심지어 12월까지 문창st 글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문장력이 너무 부족하고, 글이 투박하였기에
극작과 st의 판타지 설정 글만 수두룩 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니까 이렇게 보답을 받네요.
열심히 하시면 다 됩니다!!
(전 이런거 쓰면서 정말 눈물 같은거 안 날줄 알았는데..
자퇴 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의 일을 생각하니 울컥하네요. 여튼.. 이제 수기는 이정도로 줄이겠습니다.)
문득 어제 너의 전화가 생각나는구나 나 붙었어! 해냈어! 울것 같아, 그러고 나는 한참 멍하니 이따가 와 소리를 질렀지. 너무 좋고 믿기지 않아서 밤새 글쓰고 수업듣고 일하고 또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내 방에서 밤새 또 글을 쓰고 출근하던 너를 잊을수 없구나 너를 보면서 역시 노력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어 문득 장난스레 했던 말들이 생각나는 구나 상세는 아현 지부장, 노갈량은 안산 지부장! 상노몬은 이제 당분간 해체구나 발전적 해체! 아직 이걸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만 줄여야겠다. 아참 샴프는 언제 채워줄거니?ㅋㅋㅋ 다시 한 번 축하한다
너하고 나 사이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통화하면서 잠깐의 정적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역삼의 니 방을 내방처럼 들락거리고 잠을 자도 구박하지 않던 너.
진짜, 제대로 말은 못 했어도 속으론 진심으로 고마워 했다.(알잖아. 내가 워낙 투박한거 ㅋㅋㅋㅋ)
내딴엔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했던 일들을 남들은 노력이라고 치켜세워주니 고맙고 부끄럽다..
쌍노몬이 해체될지 이어질진 며칠 더 두고보자 ㅋㅋ
니 말처럼, 이제 겨우 시작이니까 서로 자만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자.
Ps:샴푸는.. 개놈아. 몰라. 배째.
문창 차석의 위엄이란. 저러케써야 차석되는군요. '상세'한 입시글, 진심어린 조언 고맙습니다, 잘봤어요.
아이고 축하드린다는 말을 빼먹었네요; 차석과 합격 듈댜 축하드립니다
축하 감사합니다 ^^ 위엄은요.. 정말 진짜 운이 좋았던거 같습니다 ㅜㅜ
물병님도 앞으로 퐈이팅요
내 어린 마음으로 힘들다고 징징거릴 때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한 자라도 쓰고 생각하라고 다그쳐주던 형. 쌤과 폴 형을 제외하고 누군가에게 혼나면서도 기쁠 수도 있구나 생각했던 형. 약해빠져서 아프면 아프다, 힘들면 힘들다 징징거리는 나랑은 다르게 남들한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서 혼자 꿋꿋하게 버티는 우리 형.
형이 혼자 버티고 노력하고 일어선 시간이 모여서 이런 결과를 이뤄낸거라고 생각하고 믿어요. 고맙고 자랑스럽고 형제 없는 나한테는 진짜 형 같고..기운 북돋아 주는 초사이언! 정말 축하해요. 뭔가 더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데 진심이 아닌 말들이 나올 것 같아 그만 줄일게요. 게이가 아닌 동생으로써 사랑함돠
내가 하는 말 비뚤게 안 듣고 곱게 들어준 너한테 오히려 더 고맙다.
그냥 스스로가 절박했기에,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한건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나도 외동이라 니가 진짜 동생같고 챙겨주고 싶다 ㅋㅋ
너도 계속 열심히 하자~
Ps: 사랑한단 말은 빼
조..좋..좋..사랑함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멋져요!! 차석!!! 서울예대 1차까지 붙으시다니 ㄷㄷㄷ오 완전 멋있어요! 축하드려요!!
축하 감사합니다 ^^ 켈리님도 곧 축하 받으실거에요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덧글을 달지 않았는데 이젠 진짜 축하할수 있어요. 진짜 축하해요! 오빠가 많이 노력했다는건 저도 알고있어요ㅋㅋ내년엔 서울예대 선후배사이로 만날수있게 저도 노력할게요ㅋㅋ
고마워.. 너무 기운빠져 있지 말고..
꼭 열심히 해서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