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성격은 한 개인이 가지는
1. 대인관계 및 생활 전반에 걸쳐
2.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3. 그 사람만의 특이함을 보여주는
4. 전반적인 특성
입니다.
이걸 전제로 오늘 이야기를 전개해 봅시다.
그 사람의 성격은 언제 볼 수 있느냐?
어떤 사람이 직장에서 엄청나게 깔끔을 떨고 완벽주의적으로 일을 해낸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이 사람은 깔끔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일까요?
성격의 정의에는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직장에 위기가 닥쳐왔습니다.
갑자기 야근이 팍 늘어나면서 상당히 힘들어졌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갑자기 엄청나게 더러워지더니 일도 대충하고 넘기기 시작합니다.
그럼 깔끔 떨고 완벽주의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성격일까요, 대충대충 하는 것이 성격일까요?
헷갈리죠?
결론을 내려드리자면, '위기 또는 문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그 사람의 진정한 성격입니다.
물론 그 위기는 목숨이 왔다갔다하거나 정말 인류 누구나 견딜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는 전제입니다.
'적당히'라는 말이 참 어렵습니다만, 여하튼 적당히 힘들 때 그 사람의 성격이 나타납니다.
왜냐면 우리는 본인의 성격을 숨기도록 교육받고 훈련을 하거든요.
이런 것으로 우리는 평소에는 본인의 성격을 통제합니다.
성질 같아서는 화를 내고 싶어도 참죠.
냉정하게 자신의 이익과 손해를 따져서 감정을 처리하고 실리를 취합니다.
그런데 이런 통제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이제 성격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죠.
본인이 여유롭게 받아낼 수 있는 업무의 한계를 아주 살짝 넘어갔을 때 나타나는 문제 해결 방식과 대인관계 형태가 본인의 성격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위기를 같이 겪어봐야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는 것이겠죠.
이런 이유 때문에 성격이 아주 잘 드러나는 곳이 군대입니다.
저는 4주 훈련만 받았습니다만... 환경이 그래요.
보통 본인의 체력적 한계를 약간씩은 넘어가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성격을 표출해도 무조건 받아줘야만 하는 아랫사람이 있는 상황이죠.
그래서 군대에서 상병~병장 정도일 때 유격훈련에 참여해서 자신이 어떻게 했었더라?를 떠올리면 자신이 어떤 성격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술을 마시면 그 사람 본성격을 알 수 있다.' 이 말은 맞는 말일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그 사람의 주량을 넘지 않는 정도 - 그러니까 필름 안 나가고 알딸딸~해서 약간 헤롱헤롱 한 정도 - 에서 하는 행동은 성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정도로 취해 있을 때에는 이전에 훈련해서 감추던 성격이 드러나는 정도지요.
그런데 이게 그 주량을 넘어서서 독성을 보이는 정도 - 그러니까 필름 나가고 술이 사람을 마시는 상태 - 이면 이건 급성 섬망 상태입니다.
이 때는 성격이 아니고 그냥 독에 중독된 동물일 뿐이죠.
섬망이 오면 어떤 사람이든 이상해집니다. 이건 성격이 아니에요.
완전 맛탱이가 가서 구토하면서 진상짓을 하는 상태를 보고, 그 사람의 본성이 진상이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물론 자기가 술을 더 마시면 진상짓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술이 적당히 들어가서 본성 상태가 되었을 때 자신의 기분 좋음을 자제하지 못하는 성격이 드러나면서 더 마셔버려서 진상짓을 반복한다면 그건 자제력이 떨어지는 성격이겠죠.
그리고 성격이 주로 드러나는 영역은 대인관계 영역입니다.
대인관계는 수시로 문제상황이 벌어지고, 반응을 즉각 해야 하며, 감정을 건드리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교육과 훈련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죠.
그래서 그 사람이 힘들 때 주변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 패턴을 보면, 그게 거의 틀리지 않는 성격입니다.
만약 결혼을 생각한다면, 꼭 이런 위기를 한번은 같이 겪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여행을 가보라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긴 여행에서는 거의 대부분 체력적 한계가 오면서 성격이 나오기 시작하거든요.
그러면 맨날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는 진상들은 뭐냐구요?
'교육'과 '훈련'이 부족한 분이죠.
첫댓글 추가로 성격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는 것이 주요합니다.
맡은일에 몰두해서 사람들을 채찍질하고 상당히 성격이 급해지며 절차도 넘어갈 것 같이 굴고 알 것 같은데 모르면 짜증이 확나는 스타일이 내 성격이라니.. 평상시엔 fm에 가깝지만 그렇게 몰아세우지는 않는다고 자평(?)했는데 흠터레스팅하네요.
써 있는 말씀을 그냥 읽어도 본인을 엄청 몰아세우시는 것 같습니다만 ㅋㅋㅋ
갑자기 뻘 질문이긴 한데 -_-;
통상적이진 않은 경우겠지만, 헤리성정체감장애와 같은 경우는 어떨까요..?
예를 들어 해당 분야에서 엄청 유명한(...) 우리 빌리 밀리건 아저씨 같은 경우엔 심지어 말투와 억양까지 차이가 있었다고 하는데..
성격을 뉴런과 시넵스간의 연결 구조로 환원할 수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하다보니 갑자기 궁금하길래 뻘 질문을 해 봤습니다 ㅎㅎ..
혹시 괜찮으시다면 관련 entry point나 paper 추천도 좀 부탁드릴게요..ㅋ
사실 해리장애는 뭐랄까... 없어져가는 질병?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유병률도 너무 적고, 신기하게 문명화 될수록 해리장애는 없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원래는 성격과 가치관, 자기관념등이 덜 발달된 아이들이 심하게 학대당하거나 하면 생기는 것이라서, 문명화되면 지식의 양 같은 것이 늘어서 성격 구조 등이 더 단단해져서 없어지는 것이다라는 의견도 있더군요.
오히려 언론에서는 없어지고 주변에서 잘 안보이는 특이한 모습이니까 다뤄줘서 유명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볼만한 자료는... 흠 교과서 정도 제외하고는 모르겠군요. 찾아보면 올려보겠습니다 ㅎㅎ
@아빠나무 그렇군요. 사실 해리장애는 하나의 수단이고..
직업이 직업인지라.. 형법적인 측면에서 자기책임주의라는게 말이 되나.. 라는 생각이 때론 들어서요.
가만히 보다보면 선천적 범죄자(....) 분들이 좀 보이거든요. ㅎ....
이 분야에 관한 도서들도 추천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ㅋ;;;
@젤리곰 오늘 관련된 글을 가볍게 써 봤습니다 ㅎ 법정신의학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서 형사법 관련 부분이 해당하는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끊임 없이 자신을 경계해야 한다!
좋은 말씀입니다!
이걸 자각하다보니 어떻게든 위기상황 자체를 안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랬죠. 덕분에 모두의 축복 속에서 전역할 수 있었으니 나름 이성이 승리했다고 봐도 될지(...)
다만 때때로 나 자신은 대체 가면을 몇 겹이나 쓰고 있을까 싶어서 씁쓸하더라고요.
몇 년을 군대에 있으셨는데 통제 가능한 위기만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 통제하기 매우 어려운 위기도 안간힘으로 해결했다면, 그 안감힘 자체가 적절한 성격의 일부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가면은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아도 금방금방 벗겨집니다 ㅎㅎ
친구가 닭다리2개다 먹을때 성격나옴
그건 부부 사이에도 성격 나올 일이죠 ㅋㅋ
중대한 위기 상황이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