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感想]반달(詠半月:영반월)/황진이 반달(詠半月:영반월)
황진이
誰斷崑山玉 (수단곤산옥) 누가 곤륜산 옥을 잘라
裁成織女梳 (재성직녀소) 직녀의 빗을 만들어 주었던고.
牽牛一去後 (견우이별후) 견우님 떠나신 뒤에
愁擲碧空虛 (수척벽공허) 시름하며 푸른 허공에 걸어 놓았네.
이 시는 大同詩選(대동시선)에 실려있다. 작자인 황진이는 기녀였지만 석학이었던 徐花潭(서화담)과 宋純(송순)등과 교류하면서, 시문학적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1.2句에서는 작자의 섬세한 시적감각이 돋보인다. 곤륜산의 둥근옥을 잘라 반달모양의 빗으로 만들었다고 표현한다. 빗은 바로 여인들의 전유물이자, 반달모양을 하고 있음에 착안한 것이다.
그 빗은 직녀의 빗이고 작자는 자신을 직녀라고 상정하고 있다. 서왕모가 살고 있는 곤륜산은 명산이자 옥이 많이 나기로 유명하기에 달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거기까지 펼치고 있다. 3.4句에서는 작자의 주관적 표현의지가 드러난다. 작자는 반달을 견우와 이별한 직녀가 하늘에 버린 상징물로 보고 있으며, 견우인 자신은 푸른 허공에 빗(달)을 던져두듯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한다. 즉 이별의 상징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詩에서 작자는 반달을 통하여, 자신의 허탈한 심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냄에 있어서 견우직녀의 고사를 인용하고, 곤륜산의 고사까지 당겨와서 달이 가지는 전설적 이미지에 자신의 감정을 부가하여 신선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황진이:조선의 시인 ·명기(名妓)로 일명, 진랑(眞娘). 기명(妓名) 명월(明月). 개성 출생. 중종 때 진사의 서녀(庶女)로 태어났으나, 사서삼경을 읽고 시(詩)· 서(書)·음률(音律)에 뛰어났으며, 출중한 용모로 더욱 유명하였다.
당시, 10년 동안 수도(修道)에 정진하여 생불(生佛)이라 불리던 천마산(天馬山) 지족암(知足庵)의 지족선사(知足禪師)를 유혹하여 파계(破戒)시켰고, 당대의 대학자 서경덕(徐敬德)을 유혹하려 하였으나, 실패한 뒤 사제관계(師弟關係)를 맺었고, 당대의 일류 명사들과 정을 나누고 벽계수(碧溪水)와 깊은 애정을 나누며, 난숙한 시작(詩作)을 통하여 독특한 애정관을 표현했다. 조선시조문학의 백미로 손꼽히는 시조 6수가 청구영언에 실려 전해온다. 서경덕 ·박연폭포와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로 불렸다. 작품으로는 만월대 회고시(滿月臺懷古詩),박연폭포시(朴淵瀑布詩),봉별소양곡시(奉別蘇陽谷詩)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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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생무상, 제행무상
나무는 뿌리로 돌아가기에 이른 뒤에야
꽃과 잎새가 헛된 영화임을 알 수 있고
사람은 관뚜껑을 덮기에 이른 뒤에야
자식과 재물이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알게 되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