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巖-金榮鎬]
篤初誠美하고 愼終宜令이라
처음을 돈독히 하면 진실로 아름답고, 끝까지 삼가면 마땅히 착하리라.
篤(도타울 독) 初(처음 초) 誠(정성 성) 美(아름다울 미)
愼(삼갈 신) 終(마칠 종) 宜(마땅 의) 令(하여금 령)
榮業所基요 籍甚無竟이라
영화로운 업은 터가 되는 바요, 명성이 심히 끝이 없느니라.
榮(영화 영) 業(업 업) 所(바 소) 基(터 기)
籍(깔 자) 甚(심할 심) 無(없을 무) 竟(마칠 경)
篤初誠美 愼終宜令(독초성미 신종의령)은
初志一貫(초지일관)과 有終之美(유종지미)를 말하고 있다.
독초성미(篤初誠美)는 시작의 중요성, 처음의 마음이 중요함을 나타내고 있
습니다. 모든 일은 시작이 아름다워야야 합니다. 독초(篤初)는 시작을 돈독히
한다는 뜻입니다. 시작부터 어긋나서는 안 되겠지요? 시작하기 전에 잘 숙고
해서 시작하면 자세를 바르게 하여 시작이나 끝이나 시종여일(始終如一)해야
합니다. 성미(誠美)는 '진실로 아름답다', '참으로 훌륭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시작을 돈독히 함은 진실로 아름답고 훌륭한 일이다'라는 뜻입니다.
신종의령(愼終宜令)은 위의 독초성미(篤初誠美)와 대를 이루고 있는 구절로
마무리를 신중히 함이 마땅히 아름답다는 말입니다. 무엇이든 마무리를 잘 해
야 빛이 납니다. 마무리를 훌륭하게 하면 칭송을 받지만 마무리를 용두사미격
으로 흐지부지하여 마치면 지탄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마무리는 중요
합니다. 일의 성패는 마무리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성현이나 뜻있는 분들의 한결같은 말씀은
유시유종(有始有終)해야 한다.
시종여일(始終如一)해야 한다고 힘주어 경계하신 것입니다.
그 처음을 돈독히 하고 그 마무리를 신중히 해 시작과 마무리가
여일(如一)해야 참으로 아름다운 것입니다.
영업소기(榮業所基)는 위대한 공업(功業)이 이루어진 데에는 그 만한 터전을 다
지고 구축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위대한 공업이든 영달과 사업이든 기초와
토대 없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적심무경(籍甚無竟). 적심(籍甚)은 '평판(評判)이 높다.
' '명성이 세상에 널리 퍼지다.'의 뜻으로 '명예나 평판이 자자(藉藉)하다는 뜻
입니다. 여기에서 자자 (藉藉)라는
말은 여러 사람 입에서 오르내리는 모양을 말합니다.
이 자자(藉藉)를 적적(籍籍)으로 쓰기도 하고 '자자'로 읽기도 합니다.
그리고 적심(籍甚)을 藉甚이라 쓰고 '적심'이라 읽기도 하고 '자심이'라 읽기도
하니 籍과 藉는 서로 통용됩니다.
아무튼 적심(籍甚)이란 명성이나 평판이 자자하다는 말입니다.
무경(無竟)은 '끝이 없다' '마침이 없다' '한이 없다'는 말입니다.
즉 무한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적심무경(籍甚無竟)은 명성이 널리 퍼져 끝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명성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절대 우연으로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 그
것은 다 연유가 있는 것이니, 위대한 공업은 터전을 구축하여 다진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명성을 얻게 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白鄕-曺性美]
景行維賢 克念作聖
景(볕 경) 行(다닐 행) 維(벼리 유) 賢(어질 현)
克(이길 극) 念(생각할 념) 作(지을 작) 聖(성인 성)
밝고 떳떳한 행동이 현인의 근본이고,사념을 뛰어넘는 것이 성인을 만든다
경행유현(景行維賢) 훌륭한 행위는 현인(賢人)이 되는 벼리,
경행(景行)이란 훌륭한 행위를 말합니다. 또는 대도(大道)를 행하는 것을
말 합니다. 즉 고상한 덕행(德行)을 말합니다.
유(維)는 큰 밧줄을 의미합니다. 밧줄은 붙들어 매는 데 쓰입니다.
여기서 유(維)는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밧줄을 의미하는데 이를 '벼리'라
합니다.
이 벼리를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합니다.
그래서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를 벼리라 합니다.
현(賢)은 어진 이를 말합니다. 현인(賢人)이란 재덕(才德)을 겸비하여 성인
(聖人)의 다음 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경행유현(景行維賢)은 훌륭한 행위를 하는 것이 현인의 벼리이니
훌륭한 행위를 하면 현인이 됨을 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維)를 이 차(此)
의 의미로 풀이 하여 "행동을 빛나게 하면 이것이 곧 현(賢)이다." 라고 풀이하
기도 합니다. 경행(景行)이란 말은 《시경(詩經)》「소아(小雅」에 나오는
말로
"높은 산을 우러르듯, 덕스러운 행동거지" (高山仰止 景行行止) 라는 곳에서
나옵니다.
극념(克念)이란 '극기(克己)를 상념(常念)한다'는 뜻입니다.
작성(作聖)은 '성인(聖人)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극기를 상념하면 성인
이 된다는 뜻이 됩니다. 생각해 보면 성인이 어찌 가만히 되겠습니까? 자신을
이긴 자만이 성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성인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누구나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극기를 늘 상념하면 성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니 나의 게으름을 탓해야
할 것입니다.
극념작성(克念作聖)의 출처는 《서경(書經)》「주서(周書)」에 있습니다.
德建名立 形端表正 덕건명립 형단표정
큰 덕이 서게 되면 이름이 나게 되고 용모가 단정하면 표출됨이 바르니라.
德 덕 덕 建 세울 건 名 이름 명 立 설 립
形 형상 형 端 바를 단 表 겉 표 正 바를 정
덕건명립(德建名立) 큰 덕이 서게 되면 이름이 나게 되고
덕(德)이란 바른 도(道)를 행하여 얻는 공덕(功德)이란 뜻으로 공정하고
포용성이 있는 마음을 말함이니 인품(人品) 또는 품성(品性)을 말합니다.
건(建)은 '세우다'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덕건(德建)은 '덕이 선다'는 뜻입
니다. 덕이 선다는 것은 덕성(德性)을 갖추었다는 말이니 덕행(德行)을 갖추
었다는 말입니다. 명(名)은 사람과 사물의 이름을 뜻하기도 하지만 널리 알려
진 평판이나 소문을 말합니다. 입(立)은 '서다'라는 뜻입니다. 이 선다는 말 속
에는 나타난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명립(名立)이란 '이름이 선
다'는 뜻으로 '훌륭한 이름이 나게 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형단표정(形端表正) 용모가 단정하면 표출됨이 바르니라.
형(形)은 모양을 말하고 단(端)은 단직야(端直也)라 했으니 비뚤어지거나
굽지 않음을 말합니다. 즉, 반듯하다는 뜻입니다.
표(表)는 겉으로 드러남을 뜻하고 있습니다. 표출(表出)됨을 말합니다.
정(正)은 '바로잡다' '바르다'의 뜻입니다. 형단(形端)은 모양이 단정하다는
뜻이고, 표정(表正)은 겉으로 표출됨이 바르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형단표정(形端表正)은 용모가 단정하면 겉으로 표출됨이 바르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時延-朴乙星]
知過必改하고 得能莫忘이라.
(지과필개하고 득능막망이라.)
허물을 알았다면 반드시 고치고, 고칠 수 있게 되었다면 잊지 말아야 한다.
知(알 지) 過(허물 과) 必(반드시 필) 改(고칠 개)
得(얻을 득) 能(능할 능) 莫(말 막) 忘(잊을 망)
누구나 허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허물은 자기가 모르고 짓기도 하고
알고 짓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의 행동이 허물인지 아닌지도 모르며
행동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남들은 그것이 허물임을 금방 아는데 행위의
당사자인 본인만 인식하지 못하여 과오를 거듭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일일삼성(一日三省)이라 해서 자기 자신을 적어도 세 번은
살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득능막망(得能莫忘)에서 득(得)은 행취(行取)라 하여 '행하여 얻는 것이
있다'는 뜻이고, 능(能)은 '능하다', '능히', '재능'의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 능(能)은 자기가 잘하는 일, 즉 선능(善能)을 말합니다.
막(莫)은 무(無)와 같은 뜻으로 '없다'는 말입니다. 또한 '~하지 말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는 후자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망(忘)은 불식야(不識也)라 했으니
'알지 못하다', '잊다'의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罔談彼短하고 靡恃己長하라.
(망담피단하고 미시기장하라.)
남의 단점에 대하여 말하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너무 믿지 말라.
罔(없을 망) 談(말씀 담) 彼(저 피) 短(짧을 단)
靡(아닐 미) 恃(믿을 시) 己(몸 기) 長(길 장)
망담피단(罔談彼短)은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는 상대를 너그럽게 감싸주라는 배려심에서 나온 말입니다.
남의 단점을 약점이라 생각하고 공격하여 상처를 내는 행위는 해서는
안 됩니다. 남의 단점을 들추는 것은 오만하고 거만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내가 남의 단점을 말하면 남도 나의 단점을 또 다른 이에게
말 할 것은 자명합니다. 누군들 단점이 없으며 누군들 장점이 없겠습니까?
미시기장(靡恃己長)은 자신의 장점을 너무 믿지 말라는 말입니다.
미(靡)는 망(罔)처럼 무(無)의 뜻도 있고, 쓰러져 쏠리는 의미도 있지만,
여기서는 물(勿)의 뜻인 ~하지 말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시(恃)는 믿고 의지한다는 뜻입니다.
기(己)는 자기(自己)를 뜻하고, 장(長)은 길다, 장구(長久)하다는
의미와 단체의 우두머리를 뜻하기도 하고, 어른을 뜻하기도 하는 등 여러
뜻이 있지만 본절에서는 장점(長點)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미시기장은 자신의 장점을 믿고 오만하지 말라는 경구입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어 보았습니다.
선생님! 더운 날씨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