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동구는 2006년까지만 해도 매년 인구가 주는 곳이었다. 한때 30만 명이던 주민이 1990년대 중반 줄기 시작해 2006년엔 23만6000명이 됐다. 대전시 5개 구 가운데 가장 낙후된 곳이란 이미지까지 생겼다. 그런 동구에 3년 전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현재 주민은 2006년보다 1만여 명이 많은 24만6000명이다. 주변에서는 동구가 교육특구로 변신한 것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동기라고 설명한다. 특히 영어마을인 ‘국제화센터’가 있고 신청사가 들어설 예정인 가오동 일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보통이 아니다. 전국적인 미분양 사태가 나는 요즈음에도 이 지역에 건설할 신규 아파트들은 무리 없이 분양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장우(44·사진) 구청장에게 교육 중심 지역으로 탈바꿈한 비결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들어 봤다. 이 구청장은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최연소 지자체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짧은 기간 동안 구의 면모를 획기적으로 바꿨다고 해서 ‘탱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취임 후 인구가 계속해 늘고 있는데. “취임 3년 만에 1만 명이나 늘었다. 교육환경·문화시설 등 생활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취임 초 지역 발전을 위한 전략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청에 교육환경개선팀·재래시장육성팀·레저벨트팀 등 세 개의 전략사업팀을 만들었다. 특히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영어마을인 ‘국제화센터’를 개관했다. 타 지역 학부모들의 관심이 무척 높다. 또 가오동에 짓고 있는 신청사 주변으로 대형 복합영화관 등 문화·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는 것도 인구 증가의 원인이다.”
-국제화센터의 성과는. “현재 수강하는 초등학생만 1150명이고 대기자도 300명이나 될 정도다. 동구 주민들만 수강이 가능하기 때문에 타 지역 학부모들의 이주가 늘고 있다. 이런 성과 때문에 15개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앞으로 제2의 국제화센터를 동구 북부 지역에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다른 지역 영어마을은 실패한 사례가 많다. “우리는 다르다. 다른 지역 영어마을은 며칠간 묵으면서 영어 생활을 해 보는 체험형 공간이다. 이곳 국제화센터는 집에서 통학하면서 집중적으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학습형 공간이다. 월 8만원 정도의 저렴한 수강료로 일주일에 일반수업 3회와 체험수업 1회 등 4회를 진행한다. 원어민 교사가 체험수업을 100% 맡고 있다.”
-교육 문제에 집중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곳에 살던 많은 친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는데 대부분 교육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학부모들의 관심이 많은 영어 학습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교육특구로서 구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장점은. “평생학습 도시로 만들기 위한 계획이 진행 중이다. 1개 동에 1개 도서관을 갖출 예정인데 올해 이미 도서관 2개를 새로 열었다. 또 전국에 어린이 영어도서관 3개가 생기는데 그중 하나를 동구에 유치해 9월에 개관할 예정이다. 유아교육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2424 시스템’을 갖춘 구립 어린이 집도 열었다. 24개월 미만 아이들을 24시간 돌보는 보육시설이다. 젊은 맞벌이 부부가 마음 놓고 직장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관내 장학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는데. “지난해 8월 한 뜻있는 기업인이 4억5000만원을 기부해 ‘차세대 인재육성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1년도 채 안 돼 벌써 12억원이 모였다. 재단은 지난 4월 ‘중학생 학력신장 사업’을 시작했다. 교육 여건이 취약한 동구 지역 중학생 3학년생을 대상으로 각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성적 우수자와 학업 의욕이 높은 학생 60명을 선발해 고교 교사들이 이들에게 국·영·수 세 과목에 대한 특화 학습을 제공한다.”
-향후 계획은. “교육뿐 아니라 문화·생활체육 시설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대청호와 식장산 주변, 그리고 만인산을 연계한 다양한 체육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다. 10년 이내에 생활체육의 메카로 만들겠다. 교육과 생활체육이 어우러진 인구 35만 명의 명품 도시를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