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동인의 <인형 조종술>이 반영된 작품에 대해서 기술하시오.
: 인형 조종술은 김동인이 만든 창작 방법으로, 위대한 예술가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인형 놀리듯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에서 유래된 개념이다. ‘인형조종술’은 김동인의 작품 중 하나인 <감자>에서도 드러난다. 복녀는 도덕적 성품을 가지고 있었으나 어떤 게으른 건달과 결혼을 한 후는 그 남편과 함께 점점 타락하기 시작한다. 소설에서 그 타락의 과정을 세 단계로 보여준다. 첫째 단계는 송충이잡이 인부로 복녀가 나가서 감독에 정조를 파는 것, 둘째 단계는 중국인 감자밭에서 감자를 훔치다가 잡혀 매음을 하게 되는 것, 셋째 단계는 중국인 왕서방을 죽이려 하다가 오히려 죽음을 당하는 것. 이렇게, ‘감자’는 처음 상당한 도덕적 상태에 있던 복녀가 환경에 따라 점점 타락하며 밑바닥 인생에 떨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그 과정을 그림에 있어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인생, 즉 복녀의 인생을 자유자재로 인형 놀리는 사람이 인형 놀리듯 자기 손바닥 위에 놓고 놀린다.
2. 김동인의 <창조>에 대한 문학사적 의의에 대해 기술하시오.
: 『창조』의 발간은 이전, 대한제국기의 각종 학회지, 『소년』, 그리고 한일합방 이후 『청춘』과 『학지광』 그리고 『신문계』, 『반도시론』에서 주로 행해진 계몽과 논설 중심의 담론, 그 속에서 계몽으로 편향되었던 문학사가 새롭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이다. 이는 문학 작품이 특정한 주장이나 사고를 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문학 활동의 궁극적 목적이 될 수 있는 문학에 대한 근대의식의 결과이다. 또한 이는 문학이 종합지에서 곁들여지는 분야로 발표되던 시와 소설이, 자신의 독자적 발표 영역을 확보하게 된 의미 있는 사건이기도 했다. 사회사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동인지 혹은 문학 전문지의 출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여기에 바탕을 둔 이른바 ‘문단’의 형성은 문화의 전문화 각 분과 내부의 자율성에 입각해 작동되는 근대화의 한 징후인 것이다.
3. 김동인의 대표적인 작품을 문예사조별로 정리하시오.
: 김동인의 <감자>는 문예 사조의 관점에서 자연주의 소설로 분류된다. 자연주의 소설의 주된 특징은 흔히'환경 결정론'으로 대변된다. 환경 결정론이란, 인물이 처한 환경이 인물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견해를 말한다. '복녀'가 가난과 물질주의라는 환경적 요인에 물들어 감으로써 비극적 결말에 이르는 것은 환경 결정론의 관점과 밀접히 연관된다. 이러한 관점으로 <감자>는 자연주의 소설로 분류되고, 유미주의 소설로 분류되는 소설에는 <광염 소나타>와 <광화사>가 대표적이다. <배따라기>도 같은 계열에 들어가지만 약간 성격을 달리한다. 두 작품 모두 예술 세계를 소재로 한 것으로 하나는 음악가, 하나는 화가의 삶을 다루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 추구한 음악의 세계는 광기(狂氣)라고 하는 예술적 정열에 있다. 김동인이 추구한 미(美)는 조화와 선(善)과는 거리가 먼, 일상성에서 크게 벗어난 일탈 치미와 관련이 있다. 과히 악마주의적이라 할 만큼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보여 주는데, 김동인이 규정한 미는, 반이성주의(反理性主義), 반규범(反規範), 반도덕적인 성격을 지닌 것으로 방탕과 파괴, 음습함, 기괴함 따위의 부조화된 광기의 속성을 지닌다. 실제로 김동인은 한때 유미주의에 취해 생활 자체를 유미주의적으로 실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