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곡 선생과 저승 도서관]
글. 정혜원
그림. 김태현
(개암나무)
위대한 책벌레 6번.
억만 번을 읽고 또 읽은 끈기의 독서가 백곡 김득신이야기랍니다.
표지를 보니 도서관처럼 책이 아주 많네요.
딸도 책을 참 많이 좋아해서 도서관에서도 집에서도 책읽느라 다른걸 못하는데~
딸아이도 어릴적 부터 책벌레라고 불렸지요.
주인공 김득신도 책벌레중 최고의 책벌레래요.
주인공은 어떤 책을 읽었기에 억만번을 읽고 또 읽었을까요..상상하기 어렵네요.
우리는 한번 읽거나, 아니면 두 세번 정도 더 읽을까 말까 한데 말이죠..
김득신은 지혜가 부족하고 재주가 몹시 노둔했는데도 외워 읽기를 매우 부지런히 했다고 합니다.
사마천의 <사기> 중에 <백이전>같은 것은 1억1만 3천 번을 읽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평생 매일같이 읽은 글이라 하인도 아는걸
김득신은 하인말을 듣고 그제야 그 글이 <백이전>임을 알았다고 하니 얼마나 노둔하면 그렇게 많이 읽었는데도 기억이 안날까..
하지만, 만년에는 능히 시로 세상에 이름이 났다고 합니다.
머리는 나빴지만 끊임없이 책을 읽으며 노력한 끝에 김득신은 59살 나이에 과거에 급제해 벼슬살이하며 바쁘게 살면서도
책 읽고 시 쓰는 데 힘을 쏟아 효종 임금과 많은 학자들로부터 뛰어난 시인으로 인정받았다고 해요.
요즘은 다독보다는 정독을 하라고 하던데~
읽은 책을 읽고 또 읽는 김득신의 아버지는 둔함에도 공부를 포기하지 않는 아들을 오히려 대견하다고 칭찬해주며,
공부의 목적은 과거 급제가 아니라 진정한 인격을 쌓는 데에 있으니 죽을 때까지 꾸준히 책을 읽으라고 가르치셨다고 합니다.
아~ 제가 배워야 할 부분이네요.. ㅡㅡ;;
그런 아버지의 믿음과 격려 덕분에 아이는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조선시대 최고의 책벌레로 이름을 떨쳤답니다.
책 읽기가 어찌나 좋은지 숙제 먼저하라고 호통을 쳐도 몰래몰래 보는 딸아이.
놀이도 뒤로하고 책 읽기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내아이를 보며 김득신의 노력과 그의 아버지의 가르침이 확 와닿았습니다.
지독한 책벌레였던 김득신의 여러가지 당황스런 일화들을 보면서 의아해하기도 하고,
끈기 있게 노력하면서 대기만성을 이룬 김득신이야기를 보며 느끼는 바가 참 많습니다.
딸은 이 책에서 염라대왕이 대왕답지 않게 쩔쩔매는 모습이 웃겼고,
감동적인 부분도 있고, 또 약간 으스스한 기분도 들었다고 합니다.
죽어 혼령이 된 백곡선생과 열살에 혼령이 된 몽돌이는 저승사자와 함께 염라대왕 앞으로 갑니다.
자신의 죄를 보는 저승거울 앞에서 어릴적부터 죽기전까지의 모든 일이 보이는데,
죄를 측정하는 저승저울이 왔다갔다 하며 측정을 하지 못합니다.
태어나자마자 가난으로 버려져 각설이패 대장 아내의 손에 길러지다 마마에 걸려 죽은 몽돌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둘의 죄를 가늠할 수 없는데다가 도망치려했던 몽돌이의 죄를 대신해 받겠다는 백곡선생은 선한 일로 죄가 사면되지만
몽돌이와 함께 저승도서관에서 책이 싫을때까지 읽는 벌을 받고,
몽돌이는 백곡선생과 함께 제일 싫어하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벌을 받게 되어요.
책이라면 끔찍하게 싫어하던 몽돌이가 저승 도서관에서 책을 좋아하게 되어 이승에 박도령으로 태어나 스무살에 장원 급제하여 백성들이 따르고 임금이 믿고 아끼는 신하가 되었지요.
아무리 기다려도 책 읽기를 싫어하기는 커녕 더욱 열심히 읽어서 화가난 염라대왕이 백곡선생을 백이전 책으로 만들어 버렸지만,
박 도령이 잠시도 손에서 내려놓지 않았던 백이전이 바로 백곡선생입니다.
김득신은 어린 나이에 천연두에 걸려 머리가 나빠졌고, 주변에서 저런 바보가 다 있냐며 혀를 찼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김득신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두둔했어요.
"나는 저 아이가 노둔한 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르오.
대기만성이라는 말도 있지 않소?"
김득신은 아버지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글공부를 했고, 아버지의 격려에 힘입어 더욱더 열심히 공부했어요.
한 편의 글을 그렇게 되풀이하여 읽기란 쉬운일이 아니죠.
타고난 성실함과 끈질긴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예요.
김득신은 책도 열심히 읽었지만, 삶의 자세도 반듯했어요.
그는 빨리 이루려고 조바심치는 우리들에게 끈기와 노력으로 이룬 삶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가를 몸소 보여 주었습니다.
김득신의 아버지인 김치는 최고의 시인이었고, 김득신의 글재주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듯 해요.
김득신도 최고의 시인이 되었는데, 그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격려와 믿음때문인 것 같아요.
이승과 저승. 그리고 혼령과 저승사자, 염라대왕, 저승거울 까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세계를 읽고 있느라니 책이 술술 읽혀집니다.
백곡선생 김득신 시인이 제일 좋아하는 책읽기 모습의 표지는 바로 저승도서관이었네요.
몽돌이와 저 뒤쪽에는 저승 도서관을 지키는 책 도깨비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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