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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출생보리심경(佛說出生菩提心經)
대수(大隋) 북인도 사나굴다(闍那堀多) 한역
송성수 번역
김두재 재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1)께서 왕사성(王舍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 에 큰 비구 대중 백천 명과 함께 계셨다. 또 무량(無量) 아승기의 말할 수 없이 많은 큰 보살들과도 함께 계셨으니, 이른바 시방에서 와서 모인 보살들이었다.
그때 왕사(王舍) 큰 성안에 한 바라문이 있었으니, 성씨는 대가섭(大迦葉)이었다. 그가 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염부제(閻浮提) 안에 큰 연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연꽃 잎사귀는 천 개나 되었는데, 거기서 나오는 광명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두루 비추었으며, 미묘하고 가장 뛰어난 7보로 이루어져 있었다.
연꽃 속에는 둥근 달이 보였고, 그 달 속에는 또 장부가 큰 광명을 놓아 일체를 두루 비치는 것이 보였으며, 이 4천하(四天下)에 사는 중생들로서 그 빛을 본 사람은 크게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한량없이 뛰었으며 모두가 쾌락을 느꼈다.
그때에 가섭 바라문은 잠을 깬 뒤에 꿈속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니 마음에 기쁘면서도 의심이 났다.
‘이것은 무슨 인연일까? 마침내 무슨 일이 있을 것인가?
전에는 없었던 형상이 나타났으며, 예전부터 여태까지 내가 꿈에서 보았던 것 같은 일이 있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곧 큰 기쁨이 생겨났으며, 전에는 없었던 일을 보았으므로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여기에 사문 구담(瞿曇)이 있다고 하는데, 내가 다른 사람에게 듣기로는 6년 동안 고행(苦行)을 하여 악마들을 항복받고 큰 보리(菩提)를 증득하였으며, 미묘한 법륜(法輪)을 굴려 모든 외도(外道)를 항복 받았고, 모든 지혜로운 이의 찬탄을 받는 대상이 되었으며, 총명하고 아주 교묘하여 모든 일의 모양을 잘 안다고 한다. 나는 지금 저 사문 구담에게 나아가서 이 꿈의 징조를 물어 보리라.’
그때 가섭 바라문은 이윽고 밤이 지난 뒤에 왕사성으로부터 가란타죽원에 나아가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그곳에 이르자마자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머물렀다. 한쪽으로 물러나 머물고는 꿈에 보았던 일에 대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때 바라문이 꿈에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갖추어 여쭈고 나니, 세존께서 가섭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선남자여, 훌륭한 법을 얻는 네 가지 좋은 꿈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잠자는 동안 꿈에 연꽃을 보거나, 혹은 일산을 보거나, 혹은 둥근 달을 보거나, 부처님의 형상을 보거나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것들을 보고 나면 스스로 경사롭고 행운이라고 여겨 나는 훌륭한 법을 만났다고 해야 한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이치를 펴시기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꿈속에서 연꽃을 보거나
또한 꿈속에서 일산을 보거나
혹은 꿈속에서 둥근 달을 보면
장차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만약 꿈속에서 부처님의 형상을 보되
모든 모습 구족한 장엄한 몸이면
이를 본 중생들은 기뻐해야 하리니
생각하는 즉시 반드시 조어(調御)하는 사람이 되리.
그때 가섭 바라문이 이 게송을 듣고 나서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느 것이 모든 중생들을 크게 유익하게 하는 것입니까?
만일 이런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보리(菩提)의 도를 구하겠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가섭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큰 이익이란 이른바 일체지(一切智)2)이니, 그것은 중생들을 유익하게 하는 것이다.”
그때 가섭 바라문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말씀하신 중생들을 유익하게 하는 그 일체지는 어떤 인연으로 얻을 수 있는 것입니까?”
그때 세존께서 가섭 바라문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큰 이익에 대해 설명하리니
바라문 가섭이여, 잘 들으라.
만일에 이익과 화합 있으면
마땅히 양족존(兩足尊)3)이 될 것이니라.
만약 전륜왕이 된다면
4천하를 마음대로 자재하리니
중생이 그러한 이 되고자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약 범천왕이 된다면
뭇 하늘에 있어서 자재하리니
중생이 그러한 이 되고자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욕계(欲界)와 색계(色界)며
무색계(無色界)와 천상 세계의 복
중생이 지으려고 하는 이는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들이
장사꾼의 주인이 되어
상주(商主)를 인도하는 이가 되려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약 어떤 중생이
커다란 광명이 되어
캄캄하고 어두운 것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여러 가지 뒤바뀐 것과
세 가지 세계[有]를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들이
온갖 개(蓋)ㆍ장(障)의 번뇌와
모든 나쁜 법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들이
무명(無明)을 없애려 하거나
탐애(貪愛)의 그물 끊으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존재와 애욕[愛]을 없애려 하거나
구(垢)4)와 무구(無垢)5)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잘난 체하는 아만을 없애려 하거나
색사(色使)의 아만을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최고라고 뽐냄을 여의려 하거나
질병ㆍ수명ㆍ아만을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늙음에 대한 아만을 없애려 하거나
무상과 상주(常住)의 만(慢)을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많이 안다[多聞]고 하는 만을 멸하려 하거나
지계(持戒)라는 만을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아란야의 만을 없애려 하거나
걸식 등 온갖 만을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지식에 대한 만을 멸하려 하거나
누더기 옷에 대한 만을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신통(神通)에 대한 만을 없애려 하거나
한 끼 음식 깨끗하다는 마음을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일체에 대한 만(慢)을 없애려 하거나
온갖 유위(有爲)의 만을 없애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마땅히 부처님을 공양하고
이전에 열반한 이 공양하려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마땅히 부처님을 공양하려 하거나
모든 여래를 공양하려고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법의 바퀴 굴리려고 하거나
세간에 전전하지 않으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없애야 할 것을 꼭 없애려 하거나
생각해야 할 것을 꼭 생각하려고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깨끗한 행을 행하려고 하거나
초ㆍ중ㆍ후에 최상(最上)을 바라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모든 정진 잡도리하여
모든 세계를 오고 가려고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모든 행의 고에 대해 설하고
중생들이 받는 고통 알려고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모든 법엔 나[我]라는 것 없다고
중생을 위하여 말하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법의 바퀴 굴리려 하거나
최상의 보리에 이르려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적정열반(寂靜涅槃)을 설하려 하거나
훌륭한 보리를 증득하려고 하면
반드시 보리의 마음 내어야 한다.
이와 같은 모든 공덕은
발심한 이가 얻을 수 있는 것
범지(梵志)여, 마땅히 듣고 나서는
보리의 높은 도를 실천해야 한다.
그때 가섭 바라문이 이 게송을 듣고 나서 곧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리의 마음을 낸 사람은 얼마나 많은 복덩어리를 거둘 수 있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가섭 바라문을 향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이 부처님 세계의 모든 중생들을
믿는 마음과 계율에 머물게 한
그와 같은 가장 뛰어난 복덩이로도
도의 마음엔 16분(分)의 1도 못 미치리라.
만일 이 부처님 세계의 모든 중생들을
믿는 마음과 법의 행에 머물게 한
그와 같은 가장 뛰어난 복덩이로도
도의 마음엔 16분의 1에도 못 미치리라.
항하의 모래 같은 많은 부처님 세계에
모조리 절을 짓고 복을 구하며
쌓은 탑이 수미산만 하더라도
도의 마음엔 16분의 1에도 못 미치리라.
항하의 모래 같은 많은 부처님 세계에
모두 다 7보로 널리 보시하는
그와 같은 최상의 복덩이라 해도
도의 마음엔 16분의 1에도 못 미치리라.
철위산만큼이나 높고 커다란
한량없는 여래 위한 탑 만들어
이와 같은 복 구하는 중생이라도
도의 마음엔 16분의 1에도 못 미치리라.
만약 모든 중생을 겁이 차도록
머리와 어깨뼈로 늘 이고 메고 다닌
그와 같은 훌륭한 복의 덩이라도
도의 마음엔 16분의 1에도 못 미치리라.
이와 같은 사람들 수승한 법 얻고
또한 보리 구하여 중생을 이롭게 한
그런 중생이 제일 훌륭한 사람이니
견줄 이도 없거늘 더 높은 이 있으랴.
그러므로 이 모든 법 듣게 되면
지혜로운 이는 법 즐기는 마음 늘 내어
그지없는 큰 복덩이를 얻을 것이며
빨리 위없는 도를 증득하리라.
그때 가섭 바라문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보리의 마음을 낸 이도 물러남이 있습니까?”
이때 부처님께서 가섭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보리의 마음을 낸 이는 해탈의 안에 있으면서 물러남이 없다. 다만 일의 구별에 따라 세 가지의 보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이른바 성문(聲聞)의 보리와 벽지불(辟支佛)의 보리와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가 그것이다.
큰 바라문이여, 어떤 것을 성문의 보리라고 하는가?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었으나 다른 사람을 가르쳐서 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보리에 머무르게 하지도 않으며,
또한 그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경전을 해설하지도 않고,
스스로 받아 지니지도 않으며, 또한 남을 위하여 그 이치를 자세히 설명해 주지도 않고,
또한 부가라(富伽羅)6)를 친근히 하기는 하나 받들어 섬기거나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양하지도 않으며,
오는 이와 오지 않는 이가 있어도 공경하지도 않고,
그들의 처소에 대하여 따라 기뻐하지도 않는 것이니,
이런 인연으로 마음의 해탈(解脫)을 얻은 것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을 바로 성문의 보리라고 한다.
또 어떤 것을 벽지불의 보리라고 하는가?
선남자나 선여인이 스스로 보리의 마음을 내기는 하였으나 남을 가르쳐서 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보리에 머무르게 하지도 않으며,
그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경전을 말해 주지도 않고, 스스로 받아 지니지도 않으며,
남을 위하여 자세히 설명하지도 않고,
이와 같은 부가라를 친근히 하지도 않으며,
받들어 섬기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공양하지도 않고,
오는 이와 오지 않는 이가 있어도 공경하지 않으며,
또한 따라 기뻐하지도 않는 것이니,
이런 인연으로 마음에 벽지의 보리를 증득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벽지불의 도라고 말하는 것이다.
또 어떤 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하는가?
선남자나 선여인이 스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 또 남을 가르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며,
이미 저들로 하여금 거기에 머무르게 하고, 또 남을 위하여 이와 같은 경전을 말해 주어서 모두 받아 지니게 하며,
이와 같은 부가라 등을 친근히 하여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며,
그 밖에 또 오는 이와 오지 않는 이가 있더라도 또한 모두 공경하고 또한 따라서 기뻐하며,
이렇게 해탈하여 자기도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는 것이니,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하는 까닭에, 많은 사람들의 안락을 위하는 까닭에, 세간을 가엾이 여기고 모든 하늘ㆍ인간 등을 이롭게 하며 안락하게 하기 위한 까닭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하는가?
그 위에는 다시 더 구할만한 훌륭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때 세존은 이 뜻을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스스로 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나
남을 가르쳐 받아 지니게 하지 않고
자기 마음의 힘만을 인한 까닭에
나중에도 혼자만 반열반(般涅槃)에 드느니라.
제 몸의 이익만 위해 힘쓰고 애쓰지만
남을 가르쳐 받아서 지니도록 안 하네.
그런 까닭에 사문이라 이름하나니
불자로선 가장 훌륭한 스승이니라.
저들은 보리의 마음을 내어
교화하여 큰 기쁨을 내게 한다.
그런 까닭에 스스로 도를 얻나니
과보도 이와 같음을 알아야만 하느니라.
자신만 성취하고 남은 성취시키지 못하며
모든 신선 가운데 복밭이므로
연각이라고 말하는 것이니
바라문은 마땅히 알아야 하리.
제 자신도 보리의 마음 내었고
많은 중생 또다시 해탈케 하며
세상 위해 이익을 짓기 때문에
부처님이요 길잡이라 말하느니라.
스스로의 이익도 성취하고
다른 사람도 해탈케 하여
이것이다 저것이다 차별 없으니
그런 까닭에 부사의라 말하느니라.
그때에 가섭 바라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해탈과 해탈 사이에 차별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해탈과 해탈에 있어서는 차별이 없고,
도와 도에 있어서도 차별이 없으며,
승(乘)과 승에 있어서는 차별이 있다.
비유하면 큰 길에 코끼리가 끄는 수레를 타고 가는 이가 있고,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가는 이가 있으며,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가는 이가 있는 것과 같다.
그들은 차례차례 그 길을 가서 똑같이 하나의 성에 이르게 될 것이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와 같은 수레에 차별이 있겠느냐?”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대덕 세존이시여, 그러합니다. 저 모든 수레는 실로 차별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와 같다. 그와 같다. 바라문이여, 성문승ㆍ벽지불승ㆍ아뇩다라삼먁삼보리승은 차별이 있으나 도와 해탈만은 차별이 없다.
바라문이여, 비유하면 항하강 가에 세 종류의 인간이 있는데, 그들이 이 언덕에서 저 언덕에 이르는 것과 같다.
첫 번째 사람은 풀로 뗏목을 만들어 그것을 타고 건너가고,
두 번째 사람은 가죽 주머니나 가죽배를 만들어 그것을 타고 건너가며,
세 번째 사람은 큰 배를 만들어서 그 배를 타고 항하강으로 들어가는데, 그 배에는 백천 명을 싣고 간다.
저 세 번째 사람은 다시 맏아들에게 명하기를,
‘이와 같은 배를 놓아 두고 지키고 있다가 여러 중생들이 오면, 너는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네주어라’라고 하니,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까닭이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언덕이란 차별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느냐?”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다시 물었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탈것을 타는 것은 차별이 있느냐?”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저 탈것은 실로 차별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와 같다. 그와 같다.
바라문이여, 그러므로 성문승ㆍ벽지불승ㆍ아뇩다라삼먁삼보리승은 실로 차별이 있다.
바라문이여, 첫 번째 사람은 풀로 만든 뗏목을 의지하여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것이므로 한 사람만 타고 두 사람이 타고 갈 수 없는 것이니,
성문의 보리는 이와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 사람은 가죽 주머니나 가죽 배에 의지하여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것이니,
벽지불의 보리가 그와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라문이여, 세 번째 사람은 큰 배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것이니,
여래의 보리가 응당 그와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길과 해탈에는 두 가지가 없으나
모든 탈것에는 차별 있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이와 같이 비교해 헤아려서
최승(最勝)이며 최상승(最上乘)만을 취해야 하리.
모든 법과 가르침은 그와 같다고
정각께선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이니
모든 법 분간하여 고른 뒤에
훌륭한 이는 그와 같이 배워야 하리.
그때 가섭 바라문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어떻게 실천해야 하며, 어떤 생각에 머물러야 마하연(摩訶衍)7)에 이르게 됩니까?”
그때 부처님께서 가섭 바라문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이 이치를 자세히 들으라.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은 다음과 같은 생각대로 수행하면 마하연에 이를 것이다.
바라문이여, 선남자와 선여인이 제 자신도 보리의 마음을 내고, 또한 다른 이를 가르쳐서 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며,
제 자신도 즐거이 수행하고 남에게도 권유하여 수행하게 하며 또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머무르게 하고 다시 그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수다라(修多羅)의 이치를 해석한다.
이와 같은 등의 부가라 사람들이 와서 친근히 하거나 받들어 받거나 일에 접하지 않으면, 4섭법(攝法)8)으로 그들을 거두어 취할 것이니,
4섭법이란 보시(布施)ㆍ애어(愛語)ㆍ이익(利益)ㆍ동사(同事)가 그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갖가지 크고 많은 온갖 물건들
아낌없이 그들에게 보시하나니
남들을 거두어들이기 위한
두려움이 없는 보살마하살
이끌어 접하는 도를 보이되
중생이 의지하여 오지 않으면
미묘하고 착한 말 여러 번 하여
마땅히 편안하게 위로할지니
자신과 남들의 안락 위하여
그들이 나는 곳은 좋은 곳이라
그러한 중생들은
밤낮으로 언제나 수순하라.
믿지 않으면 믿게 하고
파계하면 계율에 머물게 하며
탐내고 아끼던 물건 보시하게 하며
일체를 고요히 유익하게 하라.
남들 가르쳐서 보리 행하되
굳세게 언제나 정진하게 하고
이익 되는 일들은 같이 할지니
지혜로운 이 이 가르침대로 수행하라.
이와 같은 지혜로운 사람은
보살이요 인도하는 길잡이이니
지혜를 마땅히 행하는 이는
언제나 대승법을 즐거워하리.
용맹은 가장 훌륭한 것이니
지혜로운 이 마땅히 배워야 하며
그러한 훌륭한 법 지닌 까닭에
가장 수승한 저 언덕에 이르느니라.
그때 가섭 바라문은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덕이시여, 그런 행을 보여주소서.
보살이며 길잡이인 모든 이들이
하는 일인 그의 행을 마땅히 배워
양족존에 이를 수 있게 하소서.
저를 위해 그들이 하는 수행과
행과 행의 소의(所依)를 말씀하소서.
보리는 심오하고 넓고 크오니
가엾게 여기시어 말씀하소서.
그때 세존께서 가섭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참 좋은 말이로구나. 바라문이여, 보살들에게는 세 가지의 행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 행인가?
이른바 천행(天行)ㆍ범행(梵行)ㆍ성행(聖行)이 그것이다.
바라문이여, 그 가운데 어떤 것을 천행이라고 하는가?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몸으로 짓는 인자한 업(業)과 뜻으로 짓는 인자한 업과 입으로 짓는 인자한 업으로서 동방의 한량없이 많은 세계를 두루두루 인자한 행으로 가득히 채우고,
다시 남ㆍ서ㆍ북방과 네 간방과 위와 아래에 잘 들어가서 모두 몸으로 짓는 인자한 업과 뜻으로 짓는 인자한 업과 입으로 짓는 인자한 업으로써 두루두루 가득히 채우면,
이것을 천행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을 범행이라고 말하는가?
이른바 4무량(無量)9)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이니, 이것을 범행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을 성행이라고 말하는가?
이른바 3해탈문(解脫門)10)이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이니 이것을 성행이라고 한다.”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용맹하게 정진 수행하는
보살 길잡이께서
만약 천행을 갖춤이 있으면
이 사람은 보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네.
성행과 그리고 범행
이런 행이야말로 성인의 말씀이니
만일 이것을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흔들리지 않게 되리라.
그때 가섭 바라문이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심오한 보리를 좋아하여
지금 대도사(大導師)께 묻사옵니다.
이들은 장차 오는 세상에서
어떻게 모든 행 이루오리까?
뒷세상의 중생들을 위하여
저는 일부러 여쭙나이다.
부처님의 보리 안에서
저의 뜻은 분별없나니
저에게도 마음을 내게 하소서.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일이옵니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가섭 바라문에게 답하여 말씀하셨다.
이 수다라를 연설하여서
큰 보리를 내게 하리라.
범지여, 부처님의 보리야말로
일찍부터 분별이란 없는 것이니
이 수다라를 연설하여서
큰 보리를 내게 하리라.
일체의 모든 의심 끊게 할 수 있으니
중생들의 물음에 따라 대답하리라.
이 수다라를 연설하여서
큰 보리를 내게 하리라.
일체의 모든 의심 끊게 할 수 있으니
저 중생들의 바람에 맞출 것이다.
이 경전을 듣는 사람은
그는 저 미래 세상에
크고 많은 보시를 행할 수 있어
보시의 저 언덕에 이르게 되리라.
이 경전을 듣는 사람은
그는 저 미래 세상에
계율을 잘 지켜 결함이 없어
계율의 저 언덕에 이르게 되리라.
이 경전을 듣는 사람은
그는 저 미래 세상에
중생을 위해 인욕 행하여
인욕의 저 언덕에 이르게 되리라.
이 경전을 듣는 사람은
그는 저 미래 세상에
중생을 위해 정진 행하여
정진의 저 언덕에 이르게 되리라.
이 경전을 듣는 사람은
그는 저 미래 세상에
언제나 여러 가지 선정에 들어
선정의 저 언덕에 이르게 되리라.
이 경전을 듣는 사람은
그는 저 미래 세상에
중생 위해 훌륭한 지혜 구하여
지혜의 저 언덕에 이르게 되리라.
이미 일찍 공양을 지어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는 사람
이 경전 설함을 듣게 되면
뒷세상에 그 손에 이르게 되리.
비구가 난야(蘭若)11)에 살면서
부처님의 보리 바라고
이 경전 설함을 듣게 되면
뒷세상에 맨 먼저 얻게 되리라.
과거 수억 부처님께서
이미 이 경전 지니었으니
일체의 보살을 이롭게 하고
의욕(意欲)을 내게 하기 위함이니라.
만일 어떤 바라문이
불보리(佛菩提)를 좋아하여
그는 그때 믿음을 내었으므로
이 경전 그의 손에 이르게 되리.
나는 그 중생을 보면
그가 행한 일 모조리 알며
또한 그의 명자(名字)도 아나니
나는 모든 것 걸림 없이 환히 보노라.
온갖 것 자세히 갖추어 말하면
오는 세상 사람들 미혹 생겨서
모든 허물 일으킬까 염려되기에
그 때문에 일부분만 말했느니라.
그때 가섭 바라문이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덕이여 이것을 잘 가지어
넓고 큰 뜻 내게 하시면
이 세상의 대장부를
머지않아 저는 이룰 것입니다.
과거와 미래 세상에
도사께서 말씀하신 것
저 좋은 이익을 내기 위하여
그러므로 보리에 머무르셨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바라문에게 대답하셨다.
저들은 이 지혜에 머물렀으니
누구를 위하여 말했겠느냐.
그들의 심행(心行)을 벌써 알거니
나는 이제 그들에게 수기하리라.
이 경을 듣게 되는 이가
지금 현재 내 앞에 있네.
저들은 미래 세상에서
이 경전 그의 앞에 나타나리라.
만일 모든 여인들이
훌륭한 이 경전을 베껴 쓰면
이 경은 그의 손에 있을 것이며
큰 보리의 마음 낼 수 있으리.
나는 과거에 이미 말했거니와
비구가 아란야에 즐겨 살면서
그 손으로 이 경전을 얻으면
후세에 그의 앞에 나타나리라.
비구가 이 경전 설함을 듣고
슬퍼하면서 비 오듯 눈물 흘리며
나는 전생에 무슨 업 지었는고 하면
이 세상에서 그 이익을 얻게 되리라.
나는 이와 같은 경에 대해서
여태까지 생각을 잘하지 못했으나
나는 이미 수기를 얻었으니
어떤 업으로 이런 과보 얻은 것일까?
나는 옛날에 바라문으로
비구를 의지하여 살았었는데
그때 그 비구 방일하기에
이 수다라의 이치를 말해 주었네.
범지는 이 경을 듣고 나서는
밥 때가 이르러 걸식할 적에
눈물을 흘리면서 걸어 나가니
이때 마음속에 서원하였네.
나는 이제 이 수다라에 대하여
이치와 문자로 옮겨 써 놓아
뒷세상에 증명이 되게 할 것이며
또다시 옹호하여 보호하리라.
그는 그런 착한 업의 과보 때문에
다음 그 다음 마지막 세상에서
이 수다라를 얻어서
그의 손에 받아서 지녔느니라.
그때 어떤 비구 있었는데
슬피 울어 눈물이 눈에 가득 고였지.
그때에 제 잘못을 참회하였기에
그 뒤에 이 경법을 얻었느니라.
과거의 모든 업장 다 사라지면
그때 어떤 형상 나타나리니
깊이깊이 잠자는 꿈속에서
이 수다라 얻게 되리라.
생사의 바다에 계속 헤매며
서로 속이고 매우 두려워하다가
아미타불 원력에 따라
이와 같은 과보를 얻게 되었네.
계율을 깨뜨린 모든 비구는
남에게 업신여김 받게 되나니
이와 같이 많고 큰 모든 허물과
생사에 헤매는 큰 두려움
이와 같이 수많은 모든 나쁜 일
이 경전을 들음으로 말미암아서
마땅히 맨 마지막에 이를 것이며
뒤에는 언제나 밝게 빛나리.
그때 가섭 바라문이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 큰 수다라는
큰 도의 마음 내게 하나니
저와 미래의 중생들을 위하여
분별하시어 말씀해 주옵소서.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가섭 종성(種姓)의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의 모든 음성과
그리고 내가 말한 것
이는 바로 넓고 큰 경전이니
그러므로 너는 반드시 알아야 하리.
이 큰 경전을 연설하나니
이것은 아함(阿含)이라 할 것이요
또 비밀장(秘密藏)이라 할 것이니
성문이 닦고 배워야 할 것이니라.
이곳에서 말하는 것과
다른데서 도를 얻는 것
이는 모든 경전의 어머니이니
범지여,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그때의 모든 비구는
내가 멸도(滅度)한 뒤에
잡아함(雜阿含)과 장아함(長阿含)이라 하며
중아함(中阿含)이라 이름하리라.
그때 또 하나의 아함 있으니
증일(增一)이라 이름하리라.
다시 말하는 여러 가지 경전들
그 경장은 성문의 말이니라.
또 장차 비니(毘尼:律)라 할 것이요
또 아비담(阿毘曇:論)이라 하리니
혹 저 세 가지 법장에 있어서
여러 가지 비구라는 이름을 얻으리라.
8만 4천 법 무더기를
내가 이미 연설했네.
온갖 것이 이로부터 나오나니
그 이름 최승경(最勝經)이라.
여기에서 성문법 말하고
독각법도 설하였으니
모든 지혜의 근본이 되는
부사의(不思議)한 경전이니라.
세간의 모든 존재들
이 삼계엔 아직 나타난 게 없네.
모든 복의 근본이 되며
이로 말미암아 보리심 내네.
보시와 지계 등의 공덕
인욕과 정진의 행과
선정과 수승한 공덕을
이 경 안에 잘 말했다.
지혜의 수승한 공덕과
해탈과 인(忍)과 적멸
저 일체를 다 보여
이 경 안에 잘 말했다.
고(苦)와 집(集) 그리고 도(道)
적멸까지 여기에 드러냈네.
이 모든 법 모두 다 불법이니
이 경에서 말한 것이니라.
모든 고(苦)와 무상(無常) 설하고
나[我] 없는 법 또한 설했네.
적정(寂靜)과 열반(涅槃)을 설한 것이
이 수다라 안에 모두 있다네.
이곳에선 성문으로서
머물러야 할 인연법 설했고
대승들은 이 경전에서
일체법(一切法)을 거두어 받았네.
모든 법 너무도 넓고 커
보리심(菩提心)이 그 안에 있네.
이것은 최승(最勝)의 경전으로서
널리 수다라(修多羅)를 설했네.
현세에서 부처님 뵙고
그를 위하여 설법하였네.
그때 앞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경전 때문이니라.
삼계의 모든 중생들
이 경전 조금만 들어도
좋아하는 마음 내리니
불법을 구하기 때문이니라.
그때 가섭 바라문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참으로 보기 드믄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지혜 없는 중생들이 이와 같은 위없고 가없는 법을 듣거나 더 나아가 지혜 없는 중생들이 이와 같은 가없고 위없는 수다라를 듣고도 이 법 안에서 견고한 즐거움과 욕망이 생기지 않는다면,
대덕 세존이시여, 이런 사람은 무슨 인연으로 이와 같은 미묘한 법이 있음에도 그 중생은 헛되이 지나치고 마는 것입니까?”
그때 부처님께서 그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에 구치(俱致)12)의범어(梵語) 구치는 수(隋)나라 숫자로 천만(千萬)을 말한다. 여러 마(魔)의 궁전이 있고, 그 낱낱의 악마마다 구치 수의 악마 권속들이 있어서 그 모든 악마들이 빙 둘러싸고서 언제나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이 경을 없애고자 하여 가지가지 인연을 만들어 낸다.
이런 인연으로 인하여 있는 곳을 따라 모든 장애가 된다. 왜냐하면 삼천대천세계에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이 모조리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수다라를 듣고 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면, 바라문이여, 이런 인연 때문에 구치 수의 모든 악마들로 하여금 애써 방편을 구하여 이 경을 없애고자 노력하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바라문이여, 이 수다라야말로 일체 모든 법의 종성(種性)의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치가 있기 때문에 구치의 악마들이 애써 방편을 찾아내서 이 경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이어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이 수다라의 이름은 악마들의 모임을 깨뜨리는 것[破魔衆會]이라 하니, 그대들은 이 경을 받아 지녀서 읽고 외우면, 곧 저 악마 하늘들의 모임을 깨뜨릴 수 있을 것이다.
바라문이여, 비유하면 해가 이미 둥그렇게 떠올랐을 때엔 일체의 어둡고 캄캄한 것을 다 없앨 수 있는 것처럼, 그와 같고 그와 같다.
바라문이여, 악마들의 모임을 깨뜨리는 수다라를 설할 때에 일체의 모든 악마가 숨어 없어지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으니, 어떤 것을 악마들의 모임을 깨뜨리는 수다라라고 이름하느냐?”
그때 세존께서 곧 다라니를 말씀하셨다.
타 냐타 아누몯다나 보디삼마타 파나다 볻다 우볻다 다다라볻
多上緻他一 阿㝹菩大那上二 菩提三摩陀 波那多三 伏哆四 紆伏哆五 怛怛羅伏
다 니긍 가마 바라바 다라바 다허 다늉 가마가마나 비
哆六 尼興蜎蠅反伽魔七 波羅破八 多羅破九 哆噓十 哆隆洛中反伽磨伽魔那十一 毘
리마 마상마 히 리바가마 비달라마 다락스마 아라미라
唎磨十二 磨素磨十三 系上聲履婆伽磨十四 毘達囉魔十五 大囉麴磨十六 阿邏彌邏
이가사라나유
十七 伊迦叉邏那喩十八
“바라문이여, 이 다라니는 바로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불세존이 이 악마들의 모임을 깨뜨리는 수다라로서 똑같이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이 악마들의 모임을 깨뜨리는 수다라를 설할 때에는 일체 악마들의 궁전이 모조리 진동하여 크게 동요하고 크게 흔들려 모든 악마들은 저마다 그 본 자리에서 거꾸로 엎어지거나 떨어져서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안 되는 일을 지으며, 언제나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일을 만들어 내어 이익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 때문에 실제로 이와 같은 두려운 과보를 얻는 것이다.
불세존과 같은 이는 언제나 일체 중생들과 함께 즐기시기 때문에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를 실천하시니, 그런 까닭에 저 모든 파순(波旬)13) 등에게 모두 두려움을 내도록 하신다.
바라문이여,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이 보리를 내는 수다라를 널리 전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있는 곳에는 아무 장애가 없을 것이다.
만일 모든 하늘ㆍ용ㆍ야차(夜叉)거나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이거나, 악마와 악마의 아들이거나 악마의 권속이거나, 물ㆍ불ㆍ칼ㆍ몽둥이거나, 나쁜 짓을 하는 이거나, 온갖 모진 짐승들이 위협을 가하거나, 몸이 괴롭고 또는 뜻이 괴로운 처지에 있더라도 이 경을 받으면 그렇게 될 이치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저 선남자나 선여인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그들을 유익하게 하는 일을 지어 안락하게 해주기 때문이며,
언제나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가엾이 여기는 생각을 짓기 때문이며,
모든 하늘 사람들이 보호해 주기 때문이며, 저들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이 인자한 행을 실천하는 힘 때문이니,
당연히 이와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라문이여, 저 선남자나 선여인은 몸으로 나쁜 행을 짓지 않고, 뜻으로 나쁜 행을 짓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모든 괴로운 일이 그 몸이나 그 마음을 핍박하지 못하는 것이다.
바라문이여, 이런 인연 때문에 일체의 고통을 없앨 수 있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악마는 애써서 이 경전을
무너뜨려 없애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전을
부처님께선 그대 위해 연설하노라.
악마들은 모두 헷갈리고 어지러워
모여 앉아서도 벌벌 떨면서
서로 보며 말 한 마디 할 수 없나니
이것은 나쁜 짓의 과보 때문이니라.
중생을 두렵게 하기 위하여
언제나 나쁜 맘 품고 있기에
거꾸로 넘어지고 아래로 떨어지니
그 때문에 이런 현보(現報)를 받는다.
대자와 대비로 화합하는 이
기쁜 마음 지니어 말씀 있거니
차별 없는 평등으로 설법할 때엔
악한 마음 모조리 흩어지느니라.
또한 모든 악마왕을 항복 받고
악마 군중 모조리 흩어버리니
야차와 그 밖의 모든 귀신들
저절로 모두 떨어지고 마느니라.
저 힘은 칼과 몽둥이로 해칠 수 없고
물과 불로도 태우거나 빠뜨리지 못하며
말이나 주문의 저주나 독으로도
그 사람은 해치지 못하느니라.
그들의 몸과 맘에 핍박하는 일
일찍이 그런 일 있을 수 없네.
언제나 마땅히 서원지어서
몸과 입을 이와 같이 머무를 지니
나쁜 길 닫아서 막아 버리고
일체의 어려운 일 멀리 여의며
모든 악마 모조리 꺾어 없앤 것
이 경전 연설하신 때문이니라.
일체 법에 훌륭한 지혜 있는 이
만일에 저 언덕에 건너가려고 하면
모름지기 이 경전을 듣고
들은 뒤엔 곧바로 배워야 하리.
만일에 이 경전을 잘 배우는
두려운 마음 없는 모든 보살은
최상의 보리를 깨닫게 되며
바로 보리 구절을 향해 가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에 가섭 바라문과 큰 모임의 모든 대중들, 그리고 건달바ㆍ하늘ㆍ인간ㆍ아수라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실천하였다.
1)
범어. bhagavat. 제불통호(諸佛通號)의 하나. 박가범(薄伽梵)이라고도 쓰며, 세존(世尊)ㆍ중우(衆祐)ㆍ파정지(破淨地)라 번역. 『대지도론』 제3권에는 네 가지 뜻을 들어 설명하였다. ① 바가(婆伽)는 덕을 말하고, 바(婆)는 유(有)를 말한 것으로 이는 덕이 있다는 뜻. ② 바가는 분별, 바는 교(巧)라 이름하니, 이는 공교하게 모든 법의 총상(總相)과 별상(別相)을 잘 분별한다는 뜻. ③ 바가는 명성(名聲), 바는 유(有)를 말한 것으로, 명성을 얻은 것이 부처님과 같은 이가 없다는 뜻. ④ 바가는 파(破), 바는 능(能)이란 말로 능히 음(婬)ㆍ노(怒)ㆍ치(癡)를 없애 버렸다는 뜻. 보통 바가범의 6의(義)라고 하니, 『불지론』 제1권에 있다. ① 자재(自在). ② 치성(熾盛). ③ 단엄(端嚴). ④ 명칭(名稱). ⑤ 길상(吉祥). ⑥ 존귀(尊貴)이다.
2)
범어 sarvajña. 살바야(薩婆若)라 음역하며, 줄여서는 살운(薩雲ㆍ薩云)이라고도 한다. 불과(佛果)에서 일체법을 증득하는 지혜. 살바야해(薩婆若海)라 함은 이 지혜의 넓은 것을 바다에 비유한 것이다.
3)
지혜와 복덕을 갖춘 이를 이르는 말이다.
4)
범어 mala. 마라(摩羅)라 음역. 번뇌의 다른 이름. 깨끗한 성품을 더럽히므로 구라 한다.
5)
범어 amala-vijñāna. 아마라식(阿摩羅識)ㆍ아말라(阿末羅)ㆍ암마라(菴摩羅)라고 음역하며, 무구(無垢)ㆍ백정(白淨)ㆍ청정(淸淨)이라 번역한다. 중국의 번역가 중에서 신역가는 우주현상을 설명하는 데 8식을 들어 제8식 아뢰야로써 미계(迷界)ㆍ오계(悟界)를 전개하는 근본이라 하므로, 제8식의 밖에 따로 제9식을 인정하지 않고 정계(淨界)의 제8식을 아마라식이라 함에 대하여, 구역가에서는 이것을 따로 세워 제9식이라 하며 아마라식이라 한다.
6)
범어 pudgala. 보특가라(補特迦羅)라고도 한다. 생사윤회를 거듭하면서 여러 취(趣)를 거듭하여 왕래하는 것을 가리킨다. 부특가라(富特伽羅)ㆍ복가라(福伽羅)ㆍ보가라(補伽羅)ㆍ부가라(富伽羅)ㆍ불가라(弗伽羅)ㆍ부특가야(富特伽耶)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인(人)ㆍ중생(衆生)ㆍ삭취취(數取趣)라 한다.
7)
마하연나(摩訶衍那)의 준말. 대승(大乘)이라 번역. 성문ㆍ연각의 2승 교법을 소승이라 함에 대해서 보살의 교법을 대승이라 한다.
8)
고통 세계의 중생을 구제하려는 보살이 중생들을 불도에 이끌어 들이기 위한 네 가지 방법. ① 보시섭(布施攝):상대편이 좋아하는 재물이나 법을 보시하여 친절한 정의(情誼)를 감동케 하여 이끌어 들임. ② 애어섭(愛語攝):부드럽고 온화한 말을 하여 친해서 이끌어 들임. ③ 이행섭(利行攝):동작ㆍ언어ㆍ의념(意念)에 선행(善行)으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여 이끌어 들임. ④ 동사섭(同事攝):상대편의 근성(根性)을 따라 변신(變身)하여 친하며, 행동을 같이하여 이끌어 들임.
9)
불보살이 무량한 중생에게 괴로움의 미혹을 없애주고 즐거움을 주기 위하여 가지는 것이다. ① 자(慈):남에게 기쁨을 주는 우애의 마음, ② 비(悲):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고 고통을 제거해 주려는 마음, ③ 희(喜):남이 낙을 얻는 것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마음, ④ 사(捨):고ㆍ 낙ㆍ 희ㆍ 비를 초월하여 평안한 마음의 네 가지 덕의 마음을 말하며, 4무량심을 닦으면 대범천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10)
또는 3공문(空門)ㆍ3삼매(三昧)라고도 한다. 즉 해탈을 얻는 세 가지 방법을 말한다. ① 공해탈문(空解脫門):일체 만유가 다 공(空)하다고 관함. ② 무상해탈문(無相解脫門):상대적 차별한 모양이 없다고 관함. ③ 무작해탈문(無作解脫門):무원해탈문(無願解脫門)이라고도 하며, 일체 것을 구할 것이 없다고 관함을 말함.
11)
아란야(阿蘭若)의 준말. 공한처(空閑處)를 말한다. 한가롭고 고요하여 비구의 수행에 적당한 곳.
12)
koṭi 또는 koṭī. 구지(拘胝)ㆍ구지(俱胝)ㆍ구치(拘致)ㆍ구리(拘梨)라 하기도 하며, 억(億)이라고 번역한다. 인도에서 쓰던 수량(數量)의 단위인데, 혹은 1천만이라고도 한다.
13)
Pāpiyas, Pāpiman. 파비야(波卑夜)ㆍ파비연(波俾掾)ㆍ파비(播裨)라고 음역하기도 한다. 살자(殺者)ㆍ악자(惡者). 욕계 제6천의 임금인 마왕의 이름. 항상 악한 뜻을 품고, 나쁜 법을 만들어 수도(修道)하는 사람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의 혜명(慧命)을 끊는다고 한다. 혜림(慧琳)은 순(旬)은 현(眴)의 잘못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