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풍경
빗소리를 들으며 일어났습니다.
오전에 비오지 않으면 선암사가 있는 조계산 산행하기로 했는데,
비 때문에 못가게 되니 아쉬웠습니다.
태백산 문학관도 월요일이라 휴관한다 합니다.
선암사도, 태백산맥 문학관도 못보고 떠난다니 더욱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오후엔 여수 베타니아에 간다니 기대되었습니다.
#오전공부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전공부 했습니다.
오늘은 사례관리 공부노트 '강점'부분을 공부했습니다.
10시즈음 비가 그쳤습니다.
김세진 선생님께서 일찍 공부 마치고, 산행을 가자 하셨습니다.
산행 후엔 목욕탕도 가자 했습니다.
조계산은 멀어 가지 못하고,
낙안읍성 뒤로 보이던 금전산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자연스레 여수행은 내일로 미뤄졌습니다.
#산행
오전공부 마치고 산행을 위해 빠르게 밥을 먹고
금전산으로 향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대비해 동료들 모두 가방을 맸고, 승철이와 준화, 나는 가방에 공용짐을 더했습니다.
가방이 무거워서인지, 산이 가팔라 그런지 조금만 가도 힘에 부칩니다.
힘을 내려 노래 불러도 숨이 막혀 끝까지 부르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재 하나를 넘어, 내리막이 이어지니 좀 수월합니다.
걸을만 해지고, 노래 부르기도 좋아 여러 노래를 이어 부르며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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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간 능선을 따라 걷다가 안개에 가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길이 나타났습니다.
김세진 선생님께서 그곳에서 정상까지는 거리를 유지해 혼자 걷자고 제안하셨습니다.
혼자 걸으며 생각도 하고,
빗소리, 새소리 들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하셨습니다.
전 마지막에 출발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끝에 가겠다 하니 준화도 마지막에 가고싶다 합니다.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자 했는데
준화가 양보해줬습니다.
준화 덕에 마지막 차례로 산을 올랐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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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행하니
빗소리, 새소리, 발소리 외엔 들리지 않으니
꼭! 무릉도원에 혼자 올라 온 듯하고, 신선이 된 듯 합니다.
등에 진 짐도,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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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천천히 자연을 만끽하며 걷다 비를 만났습니다.
가만히 서서 하늘을 보며가만히 비를 맞았습니다.
어구으 때리 빗방울,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
사람도 자연의 일부임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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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천천히 산행을 하다보니 동료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립니다.
드디어 정상!
제가 산행을 느긋하게 즐기는 동안,
강미는 30분을 정상에서 기다렸다 합니다.
미안하다 말하니 괜찮다고 말하는 강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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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할 땐 함께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며 동굴도 발견하고, 구름이 걷혀 전망도 좋았습니다.
꽃잎이 부모님이 계신 낙안읍성도 보이고,
우리가 갈 낙안온천도 보입니다.
빨리 내려가 목욕탕에 가고픈 맘에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온천
금전산에서 내려오니 바로 앞에 낙안온천이 있습니다.
19시에 만나기로 하고 남탕, 여탕으로 향했습니다.
탕에 들어가니 따뜻하니 피로가 풀리는 것 같습니다.
씻으며
김세진 선생님, 승철, 준화, 저까지 4명이 한 줄로 앉아 서로의 등을 밀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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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이 끝나고,
여자 동료들을 기다리며 참외를 깍았습니다.
조금 있으니 여자 동료들도 나와 함께 참외 나눠먹었습니다.
꽃잎이와 규림이가 참외 잘 깍는다며 칭찬도 해줬습니다.
큰 재주도 아닌데 칭찬해주니 고맙습니다.
목욕하고 나오니 모두 몰라보게 깔끔해졌다며 칭찬도 해주고, 사진도 남겼습니다.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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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꽃잎이네 가는 길,
지은이와 구슬팀 비전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지은이 비전을 듣고, 지은이 비전에 대해 조언도 해줬습니다.
제 이야기 잘 들어 준 지은이가 고맙습니다.
#저녁식사
저녁은 선화누나가 준비해줬습니다.
몸도 안좋았을텐데 동료들을 위해 저녁 준비해준 선화누나 고맙습니다.
저녁공부는 오전에 다 끝내지 못한 강점과 관계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공부하며 함께 토론해보지 못한 가연이에게 짝을 신청했는데 가연이가 흥쾌히 받아줬습니다.
감사합니다.
늦은밤까지 책 읽고 토론하며 구슬팀의 7월 7일은 지나갔습니다.
첫댓글 안개 속에 홀로 남은 시간
정상~!
상쾌한 온천ㅎㅎ
씻고 참외로 배고픔을 달랬어요.
비구름이 산 정상을 지나가나 봅니다.
안개 속 펼쳐진 신비로운 분위기에 넋을 잃고 걷습니다.
선생님께서 '따로 걸어보자.' 제안하셨고, 동료들은 한명씩 안개 속으로 자취를 감춥니다.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뒤에 성욱이형을 남겨두고 안개 속으로 몸을 내던졌습니다.
산 속에서, 세상에서 저는 존재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 나뭇잎에 빗방울 툭툭 떨어지는 소리, 바람 넘어가는 소리, 아득한 곳에서 지져귀는 새들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산 속에서, 세상에는 저만 존재하는 듯 했습니다. 거친 숨소리, 흙과 돌에 쓸리는 발자국소리, 순간을 기억하기 위한 카메라 셔터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혼자 걷는 그 길이 외롭거나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그건 아마도 이 산 어딘가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걷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것입니다.
남은 인생도 이와 같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득 세상에서 나의 존재가 미약하다고 느낄 때, 혹은 나 혼자 뿐이라는 생각이 들 때 오늘의 산행을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지만, 각자의 삶터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갈 동료들. 동료들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지금 가는 이 길이 외롭거나 두렵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