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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불변의 안정성: 흙은 화학구조가 안정적이어서 햇빛에 색이 바래지 않고 거의 영구적으로 보존됩니다. 이는 물감과 달리 시간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 주제인 '기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다양한 표현 가능성: 흑백사진처럼 다양한 명도와 질감 표현이 가능합니다. 백색 흙만 해도 장석, 석영, 운모 가루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흡수와 편안함: 물감이 빛을 발산하는 것과 달리, 흙은 빛을 흡수합니다. 이로 인해 시각적 부담이 적고, 인간의 피부색과 유사한 황토색 계열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상징성: 흙은 만물의 근원이자 생명의 순환을 상징합니다. '인간은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처럼, 작가에게 흙은 오랜 시간의 지층을 내포하며 기억을 끄집어내는 매개체입니다.
다양한 명도와 채도, 색상, 방향, 속도를 가지는 황토색 계열의 형상이 중첩되어 만들어진 화면은
시간의 편린들이 떠 있는 공간이다.
김창래에게 흙이라는 물질은 지각과 기억의 매개로,
정도 상의 차이만을 가질 뿐이다.
그의 작품에서 구현된 기억의 층들은 단지 시간에 의해 흐릿해지는 습관적인 기억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과거와 미래는 매 순간 변화하는 현재의 감성과의 관계망으로 재 맥락화 된다.
화면 속에서 절편화 되어 있는 시간의 이미지는
즉발적으로 휘두르는 붓에 의해 부침하는 무의식의 자료들이다.
작품의 출발이 되었던 고대 벽화는 무의식에 내재된 고고학적 측면을 드러낸다.
그램 질로크는 유년의 도시를 고고학적으로 조명한 발터 벤야민에 대한 연구서에서,
고고학자의 과제는 과거 생활의 증거와 무의식에 깊숙이 박혀 있는 충격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억하고픈 개인의 유년시절은 어떤 문화의 여명기를 발굴하는 작업과 동렬에 놓일 수 있다.
작품이란 개인적인 것과 역사적인 것이 만나는 장이 되기 때문이다.
그램 질로크에 의하면,
이러한 고고학적 발굴이라는 은유에서 미로(발굴 계획, 같은 장소로의 지속적인 귀환),
의식적 회상(주위 깊은 탐침, 결실 없는 조사),
무의지적 기억(기대하지 않은 발굴)은 모순된 계기들이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이다.
구상적인 형태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김창래의 화면에서는
화면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거나 위로 떠오르는 식의 표현을 통해 원근감이 형성된다.
잠재적인 것이 현재적인 것이 되고,
현재적인 것은 잠재적인 것이 된다.
현재성과 잠재성은 명확히 구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서로 뒤섞인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기억의 개념을 연구한 데이비드 노만로도윅은
[질 드뢰즈의 시간기계]에서 무엇이 현행적 이미지이고
무엇이 그 반영인지는 종종 분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분별불가능성을 가시화하는 것은 비(非)연대기적 시간의 끊임없는 균열과 쪼개짐이다.
이런 방식으로 시간 이미지의 여러 면은 분별 불가능성의 형상을 조직하는 네가지 축,
즉 현행태와 잠재태, 실재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 투명한 것과 불투명한 것,
배아와 환경으로 결정화한다. 물질과 기억은 상호침투하며 기억의 층위를 확장해 간다.
김창래는 흙을 유기적이고 자연스러운 매체로 간주하며 즐겨 사용하고,
그것은 그림에 적합한 재료로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를 거듭하였지만
표현방식 자체는 유기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
작가는 흙이라는 재료를 통해 '기억'을 역동적으로 재해석합니다.
고고학적 실천: 작가는 기억을 무의식에 내재된 고고학적 측면에서 접근합니다. 과거의 기억을 발굴하는 행위는 개인의 유년 시절을 조명하는 동시에, 망각된 역사를 현재로 되살리는 행위와 같습니다.
결정체적 이미지: 김창래의 작품은 대상의 형상을 묘사하지 않고 **'순수 묘사'**를 지향합니다. 이는 유기적(대상을 그대로 묘사) 방식과 달리, 대상을 탈구성하고 새롭게 창조하는 **'결정체적 묘사'**에 해당합니다. 그의 작품에서 기억은 선형적인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며, 현재와 잠재태가 뒤섞이는 비연대기적 시간의 층위를 보여줍니다.
시간의 중첩: 다양한 명도와 색상의 황토색 계열 흙을 겹겹이 쌓아 올려 만들어진 화면은 '시간의 편린들이 떠 있는 공간'을 나타냅니다. 이는 기억이 단지 흐릿해지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시각화한 것입니다.
그의 작품은 명확한 참조대상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노만 로도윅은 같은 책에서 유기적 체제에서 사유함과 결정체적 체제에서 사유함을 대조한다.
전자의 경우는 자기 동일적인 존재를 지향하는 것이며,
부인과 반복을 통해 개념들을 발견하는 것이다. 반면 후자의 경우 사유함은
지속적으로 열리는 생성 내에서 차이와 비동일성을 통해 개념들을 창조하는 것이다.
유기적 묘사는 대상의 독립성을 상정한다.
즉 영화화 이전의 공간은 카메라에 의한 묘사보다
앞서 존재하는 실재를 대표한다고 전제된다.
그러나 시간 이미지는 비유기적 이미지, 즉 결정체적 이미지를 지향한다.
사물의 표상을 벗어나 순수묘사를 지향하는 현대예술은
이러한 결정체적 이미지와 관련된다.
순수묘사는 이미지를 사물에 부착하는 지칭의 고리를 느슨하게 한다.
결정체적 묘사는 감정적, 우발적이다.
그것은 대상을 대신해 지속적으로 그것을 지워나가는 한편,
대상을 새로이 창조하고 마찬가지로 적절한 또 다른 묘사로 대체되며,
이는 앞서 묘사를 변경하거나 심지어는 그와 모순될 수 있다.
결정체적 묘사에서 이미지는 대상을 통해 유기적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탈구성되고 다양화된 대상을 구성하는 묘사 자체가 된다.
김창래의 작품은 흙이라는 원초적 물질을 통해 개인의 기억과 역사를 연결하며, 전통적인 구상화의 틀을 벗어나 기억의 본질을 탐구하는 독특한 예술 세계를 보여줍니다.
김창래(金彰來, Kim, Changrae)
* 개인전 18회(91" 백송화랑, 93" 인데코 화랑, 98" 서경화랑 등)
* 대한민국 미술대전 및 m.b.c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 강릉 원주대, 강원대, 경상대, 울산대, 전남대학교 강사 역임
* 강원 미술대전, 경기 미술대전, 신사임당 미술대전, 하남미술대전 등
여러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역임
* 한, 인도 현대 미술 교류전(2025 두미말 아트 센터 외 국제전 50여 회 출품
* 대한민국 ㅣ술인 비상전(2024" 한국 미술관 외 800여회 국내전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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