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외길 연기 인생… 연극배우 오현경 별세
이태훈 기자 입력 2024.03.02. 04:44 조선일보
70년 연기 외길을 걸어온 연극배우 오현경(88)씨가 1일 오전 9시 11분 별세했다. 오씨는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6개월 넘게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부터 6년여 방송된 드라마 ‘TV 손자병법’의 만년 과장 이장수 역할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그는 천생 연극배우였다. 서울고 3학년 때인 1955년 전국 고교생 연극 경연대회에 유치진의 작품 ‘사육신’으로 처음 무대에 데뷔했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한 것도 연극을 하기 위해서였다.
TV에선 가볍고 친근했지만, 연극 무대에선 늘 묵직했다. 극단 실험극장 창립 동인으로, ‘피가로의 결혼’ ‘맹진사댁 경사’ ‘봄날’ ‘3월의 눈’ 등 수많은 작품을 했다. 한 음절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울림있는 목소리, 그 배역을 사는 듯 깊이있는 연기로 늘 무대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배우였다.
1994년 식도암, 2007년 위암 수술을 받는 등 끊이지 않는 병마(病魔)도 그의 연기 투혼은 막지 못했다. 말년에도 ‘햄릿’ ‘레미제라블’ 등의 작품에 주·조연 단역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연극계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발성과 화술의 대가로, 2001년 사재를 털어 배우 재교육 연구소 ‘송백당’을 세워 배우들을 가르쳤다. 생전의 그는 “연극배우는 청중이 300명이든 500명이든 똑같이 듣도록 발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연극상(1966), KBS연기대상(1992), 서울시문화상(2011)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1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됐고,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아내 윤소정 배우와 2017년 사별했다. 유족은 딸 오지혜 배우와 아들 오세호씨. 빈소는 연세대 신촌장례식장 12호실, 발인은 5일 오전 5시 20분, 장지는 천안공원묘원. (02)2227-7591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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